과학자들은 동물계 계통도의 가장 아래에 해면동물을 뒀다. 근육과 신경계 등 해면동물에 없는 복잡한 특징이 후대에 진화했을 것이라는 ‘자연스러운’ 분석이다. 해면동물(sponges)은 근육이나 신경세포 등이 없는 단순한 형태로 가장 처음 등장한 동물 분류군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2008년 최초의 동물군은 해면동물이 아닌 빗 해파리라는 결론이 나오며 과학자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빗 해파리로 불리는 유즐동물(ctenophores)이 최초의 동물 자리를 놓고 경쟁하기 시작하였다. 최초의 동물을 놓고 20년 가까이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확실하게 밝혀진다면 더 이상한 일이다. 수억 년 전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어떻게 안다는 말인가.
빗 해파리는 신경계가 있어 산호와 같은 자포동물로 간주돼왔다. 그러나 자포동물이 공유하는 유전자를 갖고 있지 않음이 밝혀져서 최초의 동물 후보로 부상한 것이다. 빗 해파리는 유전자 집단 31개 중 7개에서 단세포 생물에는 있지만 해면과 다른 동물에는 없는 것을 갖고 있었다. 빗 해파리가 더 오래된 유전자를 가졌다는 얘기다. 최초의 동물이 이미 신경계와 근육을 갖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2026년「네이처」는 최초의 동물을 놓고 이어지는 논쟁을 소개했다. 2008년부터 2024년까지 빗 해파리 지지 논문은 11편, 해면동물 지지 논문은 10편으로 팽팽하다. 2025년「사이언스」에 발표된 해면동물 지지 연구는 데이터 오류가 발견돼 곧 철회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최초의 동물을 규명하는 화석 증거는 매우 드물고 해석도 어렵다. 빗 해파리는 신경과 근육, 내장 등이 존재하는 복잡한 동물이다. 최초의 동물에 존재했던 특징이 이후 소실됐다는 설명이 필요하다. 이후 수십 편의 논문이 쏟아져 나오면서 과학자들은 빗 해파리파와 해면동물파로 나뉘었다. 최초 동물을 판단하려면 첫 동물 군이 분화한 뒤 다음 동물 군이 갈라지기 전 특정 시간대에 나타난 유전적 변이 흔적을 추적해야 한다. 선행 연구에 따르면 이 시간 간격은 500만년도 채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빗 해파리와 해면동물 종 중 유전체 해독이 완료된 종은 극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에 데이터를 더 쌓아야한다는 시각도 있다.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26-00238-z
빗 해파리라고도 이름에 해파리가 있지만 정작 해파리와는 다른 종으로 유즐동물(有櫛動物, comb jelly)이다. 바다에 사는 무척추동물로 100~150종이 알려져 있다. 몸 전체에 빗 모양의 띠가 있는 빗 해파리는 띠에서 빛이 나온다. 빗 해파리뿐만 아니라 몇몇 다른 해파리 종류들도 빛을 내는데, 몸에 빛을 내는 특별한 단백질이 들어있다. 빛을 내어 먹이를 유인하거나 방어목적으로 또는 소통하거나 짝을 유혹한다. 빛을 내는 생물은 세균에서부터 어류까지 널리 분포한다. 가장 잘 알려진 것은 반딧불이다. 대부분의 발광생물은 바다에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