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몸은 그 사람의 활동량에 반응한다. 운동을 많이 하면 우리 몸은 기초대사에 소비되는 에너지를 줄인다. 지금도 수렵채취로 살아가는 사람을 보면 분명하게 알 수 있다. 탄자니아 북부에 사는 수렵채집인 하드자족은 여자는 하루 평균 약 8㎞, 남자는 14㎞를 움직이는 생활을 한다. 그런데 이들의 에너지소비량은 운동을 그렇게 하지 않는 미국이나 유럽 사람의 하루 에너지소비량은 비슷하다. 미국 듀크 대학 진화인류학과 교수 허먼 폰처(Herman Pontzer)는 이것을 운동의 역설(exercise paradox)이라고 불렀다. 인간의 몸은 활동이나 운동을 많이 하면 기초대사 에너지 소비를 줄여 에너지소비량을 일정하게 유지한다. 사람의 에너지 사용은 기초대사와 활동을 통한 에너지 소모량의 합이다. 운동하면 처음에는 살이 빠지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몸의 ‘저항’이 강해지는 것은 기초대사가 줄기 때문이다. 에너지 소모가 많아지면 몸은 다른데 쓸 에너지를 줄인다.
이를 설명하는 것이 에너지 제한 모델(constrained model)이다. 신체가 하루에 쓸 수 있는 총 에너지양에는 일정한 제한이 있다. 운동량이 급격히 늘어나면 몸은 ‘위기 상황’으로 인식한다. 칼로리가 과도하게 소모되면 다른 활동을 줄인다. 이를 에너지 보상(energy compensation)이라 한다. 면역 활동, 세포 복구, 소화 등에 쓰일 에너지를 줄인다. 에너지 ‘보상' 비율은 평균 28%이다. 동물 실험에서는 최대 100%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상 작용은 덜 먹고 운동을 하면 더욱 커진다. 강도 높은 다이어트를 계속 하면 체중 감량이 점점 어려워진다. 달리기 같은 유산소 운동은 에너지 보상 작용이 강하게 나타나지만, 근력 운동은 그 정도가 덜하다. 체중 감량에 근력 운동이 필요함을 말해준다.
https://www.cell.com/current-biology/fulltext/S0960-9822(26)00064-3
운동을 중단하면 요요가 오고 금방 원래대로 돌아온다. 운동으로 살을 빼고 계속하여 유지하기가 힘든 것은 바로 이러한 ‘요요’ 때문이다. 운동하면 살이 빠지지만 결국 요요가 와서 효과가 없다. 평소 운동하지 않는 400여 명의 과체중인 여성을 일주일에 각각 72분, 136분, 194분씩 운동하게 한 후, 6개월 동안 평소대로 생활하게 했더니 이들 간에는 별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운동하다가 중단하면 살이 더 찐다. 10만 명 이상의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를 보면 운동하다가 중단한 사람은 처음부터 운동하지 않았던 사람들보다 훨씬 체중이 불었다. 게다가 조깅을 하다가 쉰 사람은 운동을 아예 시작하지 않은 사람보다 매주 2km 정도를 더 뛰어야 원래 체중으로 돌아왔다. 다이어트를 위해서만 운동하다가 그만두면 안 하느니보다 못한 것이다. 그렇다고 운동을 안 하면 ‘건강하게’ 체중을 줄일 수 없다. 여기서 간단한 진실이 나온다. 다이어트를 위한 운동은 하지 말라. 체중을 뺀 후 운동을 그만두면 훨씬 살이 더 찐다. 자신의 건강을 위한 자신이 좋아하는 운동을 하라. 그래야 평생 할 수 있다. 그리고 평생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