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과 야외활동이 왜 필요한지는 진화의 역사에서 찾아볼 수 있다. 수백만 년 전부터 인간의 조상은 두 발로 걷고 뛰기 시작했다. 약 1만 년 전에 농업과 목축이 시작되기 전까지 인간은 사냥과 채집으로 먹고 살았다. 동물로서 살았다는 의미이다. 사냥과 채집을 하려면 공간 감각이 필요하다. 이는 뇌의 해마와 전두엽 피질에서 담당한다. 먹을 것을 찾아내고, 사냥터와 채집할 장소도 기억해야 했다. 수렵과 채집은 혼자하기보다는 공동으로 하여야 하므로 의사소통도 필요하다. 이러한 기능은 주로 뇌의 전전두엽 피질(Prefrontal Cortex)에서 담당한다. 이러한 활동은 지능과 ‘함께’ ‘공진화’했을 것이다. 따라서 운동과 뇌의 기능은 서로 상관관계가 있다.
이는 동물실험으로 구체적으로 밝혀졌다. 2020년 연구를 보자. 생쥐를 운동시키면 간에서 특정한 효소(GPLD1)가 많이 만들어진다. 이 효소는 노화로 인한 인지기능의 저하를 줄여준다. 하지만 이 효소는 뇌로 들어가지 않으므로 왜 그런지는 밝혀지지 않았었다.
2026년 밝혀졌다. 나이가 들수록 혈액-뇌 장벽(blood-brain barrier)을 형성하는 세포표면에 특정한 단백질(tissue-nonspecific alkaline phosphatase)이 축적된다. 이는 장벽을 약화하고 이물질의 투과성을 높인다. 운동을 하면 이 장벽이 강화되어 혈액 속 유해물질이 뇌로 들어오는 것을 차단한다. 운동을 하면 간에서 생성된 효소(GPLD1)가 혈류를 타고 뇌를 둘러싼 혈관으로 이동해 이 단백질을 잘라내 제거한다. 이로 인해 장벽이 회복되고 염증이 감소한다. 실제로 생쥐를 유전적으로 조작해 혈액-뇌 장벽에서 이 단백질을 생성시키면 노령 생쥐와 유사한 인지기능 저하를 보인다. 인간 나이 70세에 해당하는 2년 된 생쥐에게서 유전공학적으로 이 단백질 수치를 줄였더니 혈액-뇌 장벽의 누수가 감소하고 뇌 염증이 줄었으며, 기억력도 향상됐다. 동물 실험 결과이다. 하지만 인간에게도 유사하게 나타날 것으로 추정된다. 운동하면 뇌 기능이 좋아진다는 것은 널리 연구되고 밝혀졌다.
https://www.cell.com/cell/fulltext/S0092-8674(26)00111-X
운동을 많이 해서 심폐기능이 좋은 사람은 뇌에서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회백 질이 더 크다. 뇌 전체 부피도 심폐기능이 좋아질수록 늘어났다. 뇌가 큰 사람이 운동을 많이 할 가능성도 있지만 그보다는 운동으로 심폐기능이 좋아져서 뇌가 커졌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놀라운 점은 운동 효과가 뇌에서 운동기능을 맡은 부위보다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곳에 나타났다는 점이다. 특히 운동으로 인한 뇌 성장 효과는 노년에도 나타나므로 운동이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노화나 치매로 손상된 뇌가 운동으로 회복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걷는 것만으로 기억력과 창의성까지 향상시킬 수 있다. 운동이 자녀의 지적능력에 좋다고 강조한다고 학부모가 받아들일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는다. 실제로도 그렇다. 입시학원에서 주장하면 실천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돈이 안 되니 그런 말은 하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