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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우한연구소 논란: 코로나19 기원은 불명확


2019년 12월 30일 중국 우한 시 보건위원회는 시 의료기관에 긴급 공지를 하달했다. 우한시의 화난 수산물시장에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폐렴 사례가 보고되었다는 내용이었다. 2020년 2월 3일에는 우한 바이러스연구소의 연구원들이 작성한 보고서가 발표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기원은 박쥐라는 연구 결과였다. 그 후 중국의 과학자들은 코로나19가 박쥐에서 발원해 중간 숙주인 천산갑을 거쳐 인간에게 전염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러나 2021년 6월 24일 중국에서 코로나19의 첫 사례가 발생한 시기는 2019년 10월 초에서 11월 중순 사이며, 가장 유력한 기원일은 11월 17일이라는 연구가 발표됐다. 이번 연구는 코로나19가 중국 이외의 국가에 언제 최초로 확산되었을지도 분석했다. 그에 의하면 2020년 1월 3일 일본에서 중국 외 지역의 첫 사례가 발생했으며, 2020년 1월 12일에는 스페인에서 유럽의 첫 사례, 그리고 2020년 1월 16일에는 미국에서 북미의 첫 사례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코로나19가 최초로 발병한 시점은 여전히 불명확하다. 공식적으로 확인된 첫 사례는 2019년 12월 초로 알려져 있지만, 증거가 쌓일수록 첫 발병일이 훨씬 더 일찍 일어났을 수도 있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 결과 역시 코로나19가 공식적으로 알려진 것보다 더 빨리 발생했으며, 더 빠르게 확산하였다는 설을 뒷받침한다.


세계적으로 저명한 과학자 18명도 2021년 5월 14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서 “실험실에서 바이러스가 사고로 유출됐거나 동물원성 감염증이 퍼졌다는 주장 모두 여전히 검증되지 않았다.”며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기원을 원점에서부터 다시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자연 기원을 지지하기에는 증거가 너무 부족하기 때문에 실험실 유출 가능성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21명의 과학자들로 구성된 국제연구팀이 코로나 19의 중국 우한 바이러스연구소 실험실 유출설을 반박하는 연구를 발표했다. 이들 중 4명은 2020년 코로나19가 실험실에서 인위적으로 유출됐을 가능성을 일축한 <네이처 메디신> 논문에도 참여했다. 이 리뷰 논문은 오픈 액세스 사이트에 공개됐으며 아직 과학 저널에 발표되지는 않았다. 최근 연구를 검토한 바이러스학 전문가로 구성된 이 과학자 그룹은 동물에서 인간으로 자연적인 전파가 이뤄졌다는 증거가 더 많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사이에 놀라울 정도로 유사한 점이 있으며 두 바이러스 모두 늦은 가을 중국에서 발생했으며 도시의 동물 시장 근처에서 처음으로 알려진 사례가 발생했다. 코로나바이러스와 유사한 바이러스가 아시아 전역에 분포하고 있다는 사실을 토대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기원도 중국 우한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코로나 19가 실험에서 유출했을 수도 있다는 서한에 참여했던 과학자도 이 연구에 참여했다. 실험실 유출 가능성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에서 자연 전파 가능성이 높다는 쪽으로 견해가 바뀐 것이다. 그는 더 많은 증거가 쌓이면서 견해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연적으로 발생했다는 가설에 반대하지는 않지만 한쪽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선택적으로 데이터를 제시했다는 비판도 있다.


코로나19의 바이러스는 박쥐나 천산갑의 세포보다는 인간 세포를 감염시키는 데 가장 적합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이 바이러스의 기원에 대한 미스터리가 깊어지고 있다. 과학자들은 박쥐, 천산갑, 고양이, 개, 소, 양, 돼지, 말 등 12가지 동물 종의 게놈 데이터를 사용해 각 종에 대한 주요 ACE2 단백질 수용체의 컴퓨터 모델을 만들었다. ACE2는 코로나19를 일으키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인체 세포에 감염될 때 인식해 결합하는 단백질이다. 그 결과 박쥐와 천산갑을 포함한 어떤 동물 종보다 인간의 세포에서 바이러스가 더 단단하게 ACE2에 묶여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것은 이 바이러스가 박쥐에서 인간으로 직접 전달되지 않았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만약 이 바이러스가 자연적인 근원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중간 숙주의 동물 종을 통해서만 인간에게 올 수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코로나19의 바이러스는 박쥐보다 천산갑의 ACE2에 상대적으로 강하게 결합되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간을 제외하고 12종의 동물 중에서 가장 높은 스파이크 결합 에너지를 보였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 일부 과학자들은 천산갑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오해로 인한 것이다. 그들이 기술한 천산갑 코로나바이러스는 SARS-CoV-2와 유전적 유사성이 90% 이하여서 그 조상일 수 없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박쥐로부터 아직 발견되지 않은 중간 숙주 동물을 통해 인간에게 전염되었을 수도 있다. 바이러스 실험실에서 우연히 방출되었을 수도 있다. 따라서 이를 정확히 판단하기 위해서는 증거를 기반으로 한 철저한 과학적 조사가 필요하다. 코로나19는 어떻게 그리고 어디서 적응해 이처럼 효과적인 인간 병원체가 되었는지는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스페인독감도 여전히 최초발생지를 확정하지 못한 마당에 함부로 예단하는 것은 무리이다.  특히 미국 트럼프나 바이든 대통령 같은 정치적인 주장을 액면그대로 듣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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