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근수 Jul 16. 2021

인간의 식습관의 의지 자유로울까

유전자의 다양성과 다양한 식습관



인간은 다른 동물과는 달리 어떤 식생활에도 적응할 수 있어 채식주의부터 육식주의까지 다양한 식생활을 할 수 있다. 그 배경에는 인간 유전자의 다양성이 있다. 인간의 유전자들은 수백만 년 전부터 지금까지 인류의 진화 역사 곳곳에서 돌연변이와 함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왔다. 식생활은 유전자와 문화가 어우러져서 함께 변화해온 결과이다.



탄수화물 섭취 유전자


인간이 고기 못지않게 좋아하는 음식은 전분이다. 밥이나 떡, 국수와 빵, 감자와 고구마 같은 전분은 ‘탄수화물 중독’이라는 표현이 있을 만큼 중독성이 있다. 그런데 전분을 많이 먹으려면 유전자의 도움이 필요하다. 전분을 소화시키는 일은 전분 가수분해 효소인 아밀레이스(아밀라아제, amylase)가 담당한다. 동물은 아밀레이스를 췌장에서 분비하지만 인간은 침샘에서도 나온다. 침샘에서 나오는 아밀라제스는 전분과 섞이면서 단맛을 낸다. 씹을수록 단맛이 나게 되고 그 맛에 중독되고는 탄수화물 중독이 나타난다. 아시아처럼 전분을 많이 섭취하는 지역에는 아밀레이스를 만드는 유전자(AMY)를 여러 개 가진 사람이 많다. 전분은 아밀레이스를 거쳐 단당류로 분해되어 혈당을 높인다.



육식 유전자


인간이 육식과 채식 같은 다양한 식생활이 가능한 배경에는 유전자가 있다. 인류가 상당한 양의 고기를 먹을 수 있었던 것은 200만 년 전에 호모속이 등장한 다음일 것으로 보인다. 당시에 등장한 호모 에렉투스나 호모 에르가스터의 머리와 몸집이 이전의 오스트랄로피테쿠스에 비해 상당히 크기 때문이다. 두뇌의 용량은 호모사피엔스에 이르기까지  계속 커졌다. 머리와 몸이 커지려면 단백질과 지방질 같은 영양분이 필요하다. 식물만으로 큰 몸집을 유지하려면 엄청난 양을 먹어야 하며 초기 인류가 두뇌 크기를 크게 유지하려면 하루 종일 식물만 먹어도 모자를 수 있으며 당시에는 아프리카의 건조화로 식물도 충분하지 않았다. 동물성 지방과 단백질은 소화시키기도 힘들어 간에 무리가 간다. 인간은 아포지방단백질을 이용해서 혈관에 있는 동물성 지방단백질을 치운다. 특히 아포지방단백질 E 중에서도 엡실론 4 형태(Apo E epsilon 4)가 그렇다. 이러한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가 호모 종에 나타난 시기는 약 150만 년 전 호모 에렉투스가 살던 시기이다. 육식은 네안데르탈인이 빙하기를 견뎌내게 하였다. 네안데르탈인은 동물을 사냥하여 먹어 현대인의 두 배 이상 열량을 섭취했다. 



식생활의 심리환경적인 요인


음식에 대한 선호는 사람마다 다르다. 상당부분 유전자의 영향이 강할 것이다. 부모의 음식선호는 부모가 가진 유전자에 의한 영향이 클 것이다. 아이들은 부모로부터 받은 유전자와 자신이 자란 가정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아동이나 청소년들의 식습관 형성은 가정에서 많은 영향을 받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의 편식은 부모보다는 친구들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고 한다. 아이들은 음식을 선택할 때 친구들의 결정을 따르는 경우가 많다. 식습관도 ‘친구 따라 강남 가는’ 경향이 강하다는 말이다. 초등학교 5~6학년생 약 500명을 대상으로 평소 식습관과 친구들의 선호 음식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다. 그 후 급식에서 아이들은 친구들이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음식을 선택하거나 옆 친구들의 음식과 같은 것을 선택하는 경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집에서 주로 먹는 음식이나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과는 다른 선택을 하는 경우도 많았다.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을 좋아하고 편식이 심한 아이 옆에 건강한 음식을 즐겨먹는 친구를 짝으로 만들었을 때 건강한 음식을 선택하는 경향성이 강했다. 아동과 청소년들은 의사결정을 할 때 친구들의 의견을 따라가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집에서의 식습관도 중요하지만 친구들의 식습관도 중요한 것이다. 그렇다고 식습관이 좋은 아이를 친구로 하라고 말할 수도 없으니 어려운 일이다.

https://srcd.onlinelibrary.wiley.com/doi/10.1111/cdev.13631?af=R



그러나 식습관은 어렵지만 자신의 의지로도 바꿀 수는 있다. 특히 잘못된 식습관으로 질병에 걸린 경우가 그렇다. 과도한 육식으로 당뇨병이 온 경우 채식위주로 바꾸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육식을 아주 싫어하고 평생 먹지 않는 사람도 있다. 인간의 식생활도 유전자와 환경의 영향이 섞여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코로나19 우한연구소 논란: 코로나19 기원은 불명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