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도 안하고 먹고 싶은 것을 마음껏 먹고 살면서도 날씬하고 건강한 사람이 있다. 그것은 선천적인 유전자의 특징 때문일 것임은 자연스런 추정이다. 실제로 그런 유전자가 2020년 발견되었다. 2000년부터 에스토니아에 거주하는 20~44세 4만 7102명을 비교 분석한 결과, 마른 사람에게서만 나타나는 유전자(Anaplastic Lymphoma Kinase, AKL)를 확인했다. 쥐와 파리 등을 대상으로 고열량의 음식을 먹게 하였더니 정상 쥐는 비만이 됐지만 이 유전자를 제거한 쥐는 마른 상태를 유지했다. 또 체질량지수(BMI)가 18 미만인 깡마른 사람은 이 유전자가 변이 됐거나 비활성화 돼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러한 유전자 특징을 가진 사람은 전체 조사 대상 중 1%에 불과했다. 우리 주변에도 그런 사람들이 종종 있다. 이 유전자의 활동을 정지시킬 수 있다면 비만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다.
2021년에도 날씬한 몸매는 타고난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특정 유전자(GPR75)에 변이가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평균 5㎏ 이상 가볍고 비만이 생길 확률도 절반 이상 적었다. 비만 확률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이 유전자를 불 활성화시키는 변이를 보유한 사람들의 경우, 이 유전자가 작동하는 유전자를 보유한 사람보다 평균적으로 체중이 5.4㎏이나 가볍고, 비만 위험도는 54% 더 낮았다. 이러한 유전자를 보유한 사람은 3000명 중 1명꼴로 매우 적다(0.03%). 쥐 실험을 통해 이 유전자의 불활성화가 강력한 비만 억제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을 확인하여 향후 비만 치료에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비만을 가져오는 유전자는 이미 알려졌다. 특정 유전자(MC4R)의 변이를 가진 사람은 성인이 됐을 때 변이가 없는 사람보다 평균 15㎏ 살이 더 찐다. 이 유전자 변이를 가진 사람은 340명 중에 한 명꼴로, 높은 편이다.
https://science.sciencemag.org/content/373/6550/eabf86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