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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1만 년경 1만 개 언어와 한국어의 기원


전 세계적으로 신석기시대는 중동과 같은 서남아시아에서는 기원전 10000년경, 아프리카에서는 기원전 15000년 전경에 시작되었다. 신석기 혁명이 일어나기 전 언어의 숫자는 부족의 숫자와 거의 같을지 모른다. 부족별로 모여 살면서 다들 다른 말을 썼다.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 근거가 있다. 18세기 후반 영국이 오스트레일리아를 식민지로 만들기 전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에는 500개의 토착인 부족이 떠돌아다니며 살고 있었다. 신석기 시대 이전의 생활방식을 영위하던 이 부족들의 구성원은 평균 500명이었다. 이 부족들은 저마다 독자적인 언어를 가지고 있었다. 언어학자들에 의하면 1천만 명 내외였던 기원전 1만 년경에는 인간이 사용하는 언어가 약 1만2천개나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언어들은 점점 유사점이 생기고 어족이 생기면서 널리 퍼져나갔다. 유럽에서 동아시아에 이르는 한국어, 일본어, 투르크어, 몽골어, 퉁구스어 등 알타이어(트랜스유라시아) 어족 언어의 경우 중앙아시아 유목민들이 전 세계로 이주하면서 퍼졌다고 알려졌지만 그 기원과 확산 과정이 불명확해 학계에서 논쟁의 대상이었다. ‘유목민 가설’에 의하면 기원전 1000~기원전 2000년 동부 초원지대에서 발원한 유목민이 이주하면서 트랜스유라시아어가 퍼졌다. 트랜스유라시아 어족은 서쪽의 투르크어에서 중앙아시아의 몽골어와 시베리아의 퉁구스어, 동아시아의 한국어, 일본어로 구성된다. 2021년 기원전 7천 년경 신석기시대 중국 동북부 요하에서 기장농사를 짓던 농경민으로부터 기원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들은 신석기 초기부터 동북아 지역을 가로질러 이동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 ‘농경민 가설’에 따르면 트랜스유라시아 조상 언어는 북쪽과 서쪽으로는 시베리아와 중앙아시아 초원지대로 확산됐고, 동쪽으로는 한국과 일본에까지 이르렀다. 트랜스유라시아어의 전파는 목축이 아닌 농업의 확산에 따른 결과이라는 것이다. 한편 우리나라 욕지도에서 나온 고대인의 DNA 분석에 의하면 신석기시대 한국인 조상의 유전자가 일본 토착민인 조몬 인과 95% 일치한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1-04108-8


기원전 4000년 무렵 지구상에 살았던 3000만 명의 사람들은 여전히 21세기 초의 두 배에 이르는 1만여 종의 언어를 사용했다. 그것은 3000명당 하나의 언어로 의사소통을 한 것이다. 당시 인류의 조상이 살았던 세계의 지방성과 협소함을 이보다 더 극명하게 보여주는 증거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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