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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근수 Nov 18. 2021

코로나 바이러스의 인본주의와 자본주의


백신개발엔 들어간 공적자금은 국민의 세금으로부터 나왔다. 코로나19 백신개발에 들어간 자금은 대부분 정부와 비영리기관에서 나왔다. 전 세계 국가들은 백신개발에 약 10조 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했고, 비영리단체들은 약 2조 원이 넘게 지원했다. 기업이 자체적으로 투자한 자금은 4조 원에 미치지 않는다. 모더나는 미국 정부로부터 약 7조 원, 화이자와 바이오앤체크는 독일 정부로부터 약 3조 원을 지원받았다.

https://www.bbc.com/news/business-55170756


백신은 여러 가지 이유로 큰돈이 되지 않는 것으로 인식되었다. 첫째, 백신개발에는 최소 3~5년이 필요하다. 둘째, 백신개발의 성공여부는 지나치게 불투명하고 성공비율이 낮다. 셋째, 백신은 대부분 가난한 나라에서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이들 나라는 백신의 높은 가격을 감당하지 못한다. 브라질 등에서 유행했던 지카 바이러스 백신을 연구하고 개발했던 회사들은 손실이 났다. 한 번의 백신 접종으로 전염병으로부터 인류를 구한다는 인본주의적인 기대를 한다. 그러나 거대제약사의 자본주의적 속성과는 애초부터 공존이 불가능한 관념이다. 제약사는 평생 면역력을 갖게 되는 백신개발 사업에 뛰어들지 않는다. 거대제약사들 중에서 백신으로 큰 수익을 내는 회사는 매년 맞아야 하는 독감백신을 생산하는 회사뿐이다. 당연히 거대제약사가 선호하는 코로나19 관련 연구개발 사업은 백신이 아니라 치료제일 수밖에 없다. 2021년 이스라엘과 미국 정부는 부스터샷 접종을 승인했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는 이런 결정이 나오자마자 추가접종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현재 백신이 정말 필요한 곳은 가난한 나라들이다. 무능하고 반인본주의적인 정부의 정책적 의사결정이 탐욕적인 거대제약사의 이익추구와 만났을 때 벌어지는 일이다. 개발과정에서 나타난 인본주의와 기업이익 추구라는 자본주의의 갈등은 거대제약사는 이익을 최대화하려고 시도하고 저 소득 국가는 백신수급경쟁에서 완전히 밀려난 상태로 확연해졌다. 화이자와 모더나는 백신 가격을 인상하고 있지만, 이들이 각국과 맺은 계약은 비밀서약 때문에 공개조차 되지 않는다. 경제협력개발국기구(OECD)는 2021년 5월 코로나19 백신이 전 세계에 신속하게 골고루 분배된다면 2022년 세계 경제 성장률은 5~6%까지 오르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3%로 낮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 세계의 경제성장을 위해서라도 백신이 저소득국가에 공급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백신을 선진국에만 공급하는 상황은 비인간적이고 반경제적이며,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하는 실수라는 뜻이다. 백신과 과학기술은 자연과학뿐 아니라 인문학과 사회과학은 물론 정치와 경제 그리고 사회의 총체적 맥락에서 논의되어야 한다.

https://www.dongascience.com/news.php?idx=50299



다행히도 장기적인 효능이 있는 백신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코로나 예방 효과가 빠르고 효능이 수십 년 지속될 것으로 기대되는 차세대 코로나 백신이 인체 대상 임상시험이 실시되었다. 영국 바이오기업(Emergex Vaccines)이 임상시험의 주체이다. 성공하기를 기원한다.

https://emergexvaccines.com/emergex-announces-approval-to-initiate-phase-i-clinical-trial-of-its-next-generation-covid-19-vaccine-candi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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