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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근수 Dec 03. 2021

슈퍼 항체 발견! 코로나는 종식된다!?


바이러스가 언제 처음 나타났는지를 알아내기는 어렵다. 뼈가 없어 화석 증거를 남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이러스의 유전물질을 분석하여 그 기원을 추정한다. 바이러스의 기원에 대해 ‘바이러스우선가설’(Virus-first Hypothesis), ‘축소가설’(Reduction Hypothesis), ‘탈출가설’(Escape Hypothesis) 같은 다양한 가설이 제기되었다. 모두 바이러스를 생물과 무생물의 중간으로 본다. 바이러스우선가설은 바이러스를 무생물에서 생물로 진화하는 과정의 중간 단계로, 축소가설은 초기 생명체 형성 과정에서 만들어진 세포의 일부가 퇴화된 형태로, 탈출가설은 세포가 완벽히 진화한 뒤 그 내부 기관 중 일부가 떨어져 나온 것으로 본다.


바이러스는 10억 분의 1미터의 나노 단위 크기로 세균의 10분의 1에서 100분의 1 크기 밖에 되지 않아 전자현미경으로만 관찰할 수 있다. 바이러스는 혼자서는 살 수 없다. 숙주세포에 들어가지 못한 바이러스는 그저 핵산과 단백질로 구성된 유기물질일 뿐이며, 오로지 숙주 속에서만 생존이 가능하다. 그래서 바이러스는 숙주세포의 ‘자물쇠’를 열 수 있는 단백질을 가지도록 진화했다. 그런 ‘열쇠’ 단백질을 가진 바이러스만이 자연선택으로 살아남아 번식해왔다. 변이는 바이러스의 생존수단이자 본질이다. 따라서 코로나19는 끊임없이 변이를 일으킬 것이다. 새로운 변이가 나났다고 놀랄 일도 아니다. 대부분 독성이 약해지는 방향으로 변이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바이러스는 숙주 표면에 존재하는 특정한 수용 체와 결합하는 물질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바이러스는 모든 생명체에서 발견된다. 바이러스의 종류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종의 수를 더한 것보다 많다고 추정한다.


1900년경에 바이러스가 전염병의 원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후 인류는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해왔다. 하지만 바이러스는 이미 수억 년간 지구에 존재했고, 심지어 우리 몸속에서도 살고 있다. 사람의 장 속에 사는 미생물은 대략 1㎏의 무게를 갖는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바이러스 중 많은 것들이 과거에는 인간을 죽이는 병원균이었을 것이다. 이 중 일부는 변이 끝에 약화되어 인간에게 질병을 가져오지만 일부는 인간의 몸 안에서 공존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코로나19는 토착화된 질병으로 남을 것이 예측되지만 장기적으로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다. 


인체 내 미생물과 바이러스에 관한 여러 연구는 우리 몸이 거대한 생명 복합체임을 드러낸다. 과학계에서는 우리 몸과 바이러스는 어떠한 관계인지, 또 다른 동거자인 세균(박테리아)과 박테리아는 어떤 관계일까에 대한 여러 추론이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밝혀진 바로는 일부 바이러스들은 인간 아기의 정상적인 면역체계 발달을 돕고, 뚜렷한 증상 없이 약한 염증을 일으켜서 평상시에 면역계를 자극하고 활성화하도록 도와 다른 질병을 억제하는 구실을 하고 있다. 기나긴 진화의 과정에서 인간의 DNA 안에 바이러스는 분명히 자신의 발자국을 남겼을 것으로도 예상된다. 바이러스는 인간 봄에 내재화 되어 또는 인간 몸의 일부를 구성하는 정도까지 진화되었다.


결국은 우리 몸은 수많은 생명들이 함께 살아가는 복합체이며 바이러스도 수도 없이 우리 몸속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다. 물론 그것이 우리 몸과 공존하면서 살아하기도 하지만 질병을 일으키기도 한다. 코로나19가 그것이다. 게다가 바이러스는 변이를 많이 일으키며 인간이 만든 백신도 무용하게 만든다. 바이러스는 근절이 불가능하면 풍토병으로 남는다. 매년 새로운 백신을 개발해야 하고 일부 사람들은 죽을 수밖에 없다. 코로나19뿐만 아니라 독감 등 다양한 질병으로 매년 수많은 사람들이 죽는다. 제약회사는 새로운 변이에 대비하여 백신을 만들지만 완전할 수가 없다. 지금도 바이러스에 의한 차가운 자연선택의 강은 도도히 흘러가고 있다. 그러한 일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것은 진화가 불완전하게 이루어졌기 때문이며 진화가 인간만을 위하여 진행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변이는 바이러스의 생존 전략이자 지금까지 바이러스가 살아온 무기이다. 바이러스는 변이로 살아남았고 변이는 바이러스와 함께 한다. 중화항체는 바이러스의 세포 침입을 차단한다. 모든 종류의 코로나 바이러스에 작용이 가능한 중화항체를 슈퍼항체라고 부른다. 2021년 강력한 슈퍼항체가 발견되었다. 이미 알려진 코로나 바이러스는 물론 그 변이는 물론 다른 유형의 코로나 바이러스에도 강력한 효과가 있다. 미래에 출현할 바이러스와 변이까지 예방할 수 있다. 

https://www.science.org/doi/10.1126/scitranslmed.abj7125


이제 남은 일은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다. 그러나 슈퍼항체로 백신을 개발하는 경우 바이러스는 그것을 뛰어넘는 변이를 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만일 그 변이가 슈퍼변이가 된다면 오히려 인간을 파멸로 몰아넣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든다. 여기에 생태적인 관점, 생명다양성의 관점이 나온다. 인간은 결코 자연에서 나 홀로 살 수가 없다. 코로나19도 인간과 바이러스가 공존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지만 인류에게 미래가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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