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는 은하와 태양계는 시간과 함께 순환하는 시스템이다. 해가 뜨고 해가 지고, 달이 찼다가 기우는 반복되는 주기를 가지고 있다. 지구상에 사는 생명이나 인간도 이러한 주기를 따르는 생체 시계를 가지고 있다. 생명뿐만 아니라 인간도 진화를 하면서 환경에 적응한 결과일 것이다.
한 때 생체 시계가 뇌에서만 작동한다고 생각했지만 생체 시계는 모든 신체기관에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인간은 밤이 되면 자고 아침이 되면 깨는 수면의 생체 리듬에 따라 해가 떠 있는 낮에는 규칙적으로 밥을 먹고 일하고 때로는 운동을 한다.
생체 리듬은 수십억 년 동안의 진화를 거치면서 인간뿐만 아니라 생명계에 저장되어 있다. 식물은 새벽에 광합성을 준비하는 것부터 개화시기를 조절하는 것까지 생체 시계가 조율한다. 식물도 종달새족과 올빼미족으로 나눌 수 있는 생체 시계의 변이를 지니고 있다. 이를 결정하는 것은 DNA 코드 중 단 하나의 염기쌍 변화이다. 애기 장대라는 식물의 경우 종달새족 식물과 올빼미족 식물 간에는 최대 10시간 이상의 차이가 있다. 이런 차이는 식물의 지리적 위치와 유전자가 모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간도 종달새족과 올빼미족이 있다. 아침 형은 초저녁에 깊은 잠을 자고, 저녁 형은 새벽부터 아침까지 깊은 잠을 잔다. 아침 형은 오전에 집중력이 가장 좋고, 저녁 형은 오후부터 집중력이 좋다. 인간에게서 아침 형 인간과 저녁 형 인간이 공존하는 것은 진화론적인 이유가 있다. 현재 아프리카에서 구석기 시대의 생활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수면형태가 그 이유를 말해준다. 이들은 구석기시대처럼 사냥하고 열매를 따 먹으며 생활하며 전기불도 없는 생활을 하니 모두 같은 시간대에 일찍 잠들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았다. 취침 시간이 제각각이었다. 즉 밤사이 부족 중에 누군가는 교대로 깨어 있었다. 불침번 역할을 하는 셈이다. 부족이 외부공격에 살아남을 진화적인 유리함 때문이었을 것이다. 즉 구석기시대에는 아침 형이든 저녁 형이든 모두 필요했다는 이야기다.
현대 사회에서도 종달새족과 올빼미족은 모두 필요하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사람이 평균적으로 IQ가 높은 편이다. 그렇다고 큰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니고 개인마마 차이는 크다. 낮에는 주로 생계를 위하여 일하고 밤에는 창조적인 일을 하며 진화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하지만 창조적인 일을 오전에 하는 사람도 많아 확실하지 않다. 보통 저녁 형이 창의성, 추리능력과 문제해결능력이 좋다. 그래서 작가, 예술가, 프로그래머 등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한 직업에 많이 있다. 하지만 학업성적은 아침 형이 더 좋다. 사람마다 다른 특질은 사람마다 다른 선호 과목, 사람마다 다른 교육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또한 종달새와 올빼미가 협업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이러한 다양성이 인간 사회와 문명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