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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근수 Jan 21. 2022

반려견의 복제로 보는 인간 복제

1996년 영국에서 복제양 돌리가 태어났다. 원숭이 실험을 통해 영장류에서 복제가 가능하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2018년 중국 과학자들이 세계 최초로 원숭이를 복제했다. 복제인간은 유전자가 모두 동일한 사람이다. DNA 염기서열이 일치하면 기본적으로 외모가 비슷하다. 일란성 쌍둥이가 구분할 수 없이 닮은 이유 또한 DNA 염기서열이 거의 같기 때문이다.


유전자가 같은 복제 인간을 만드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이론적으로는 복제하려는 사람 피부세포를 떼어낸 뒤 이를 핵을 제거한 난자와 융합시킨다. 이렇게 만든 수정란을 자궁에 착상시킨 뒤 열 달이 지나서 태어난다면 피부 세포를 제공한 사람과 유전자가 일치한 복제 인간이 태어나게 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어렵다. 핵 치환 방법을 이용해 수정란을 만들고 이를 분화시키는 기술이 상당히 까다롭다. 포유류에서 영장류 그리고 인간으로 갈수록 핵 치환이 잘 되지 않는다. 성공 확률 또한 극도로 낮아진다. 태아처럼 막 태어난 세포는 핵 치환법을 이용해 복제가 수월하지만 다 자란 성인 세포를 이용하면 잘 되던 과정도 갑자기 막혀버린다. 아직 과학자들은 그 이유를 명확하게 알고 있지 않다.


2014년 차병원이 30대와 70대 남성의 피부세포를 핵을 제거한 난자와 결합시켜 수정란을 만든 뒤 이를 배아로 분화시켜 줄기세포를 얻는 데 성공했다. 이론대로라면 이 수정란을 자궁에 착상시켜 10개월 후 복제인간이 태어나지만 정말 착상하여 자궁에서 잘 자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못한다. 


러시아의 ‘크리오러스(KrioRus)’는 미국의 ‘알코르생명연장재단’과 함께 가장 규모가 큰 인체 냉동 보관 기업이다. 2018년 ‘크리오아시아(KrioAsia)’하 한국에 설립되었다. 이 회사에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반려 동물 체세포 보관서비스와 강아지 복제 사업도 한다. 반려 동물을 자식처럼 애지중지 키우는 사람들에게 희소식이다. 키우던 반려 동물이 죽으면 상실감(Pet Loss Syndrome)이 크다. “저는 루이가 없는 세상을 살 자신이 없습니다. 루이가 떠난 날, 너무나 아프고 숨도 제대로 쉬어지지 않고, 무섭고 두렵고 싫었습니다.” 반려 동물이 떠난 슬픔을 표현한 말이다. 2021년에 세 사람이 반려견의 복제를 했다. “루이를 다시 만나게 되다니! 복제는 기적이며 축복입니다!”라고 기뻐했다. 그 기쁨은 말할 것도 없지만 유전자와 겉모습만 같은 복제 동물이다. 


이런 일이 인간에게도 일어날지는 아직은 모른다. 죽은 사람을 냉동 보관했다가 미래의 과학기술로 살아난다면 기적 같은 일이다. 자신과 유전자가 똑 같은 인간이 복제되어 살아간다면 그것도 기적이다. 지금을 사는 인간에게는 가슴이 철렁할 일이겠지만 미래에는 어떠한 윤리가 생길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과거에는 상상조차 못했던 ‘인공’ 임신이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은 일이 되었다.


물론 황당한 일도 생긴다. 자신의 부모와 똑같이 ‘아이’가 태어나 살아간다면 인류역사상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인간관계가 생긴다. 시간에 따라 출생한 순서로 친족관계가 형성되지 않으니 말이다. 하긴 천당에 가면 젊어서 돌아가신 부모와 100살까지 산 자식이 ‘만난다면’ 그것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이다. 물론 이것은 기독교의 교리와는 맞지 않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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