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과 야외 활동이 인간에게 왜 필요하게 되었는지는 당연히 진화의 역사에서 찾아볼 수 있다. 수백만 년 전부터 인간의 조상은 두 발로 걷고 뛰기 시작했다. 약 1만 년 전에 농업과 목축이 시작되기 전까지 인간은 사냥과 채집으로 먹고 살았다. 사냥과 채집을 하려면 공간 감각이 필요했는데, 이는 뇌의 해마와 전두엽 피질에서 담당한다. 먹을 것을 찾아내고, 사냥터와 채집할 장소도 기억해야 했다. 수렵과 채집은 혼자하기보다는 공동으로 하여야 하므로 의사소통도 필요했다. 이러한 기능은 주로 뇌의 전전두엽 피질(Prefrontal Cortex)에서 담당한다. 이러한 활동 즉 운동은 지능과 ‘함께’ ‘공진화’했을 것이다. 따라서 운동과 뇌의 기능은 서로 상관관계가 있을 것임이 분명하다.
운동을 할 때는 힘들지만 기분이 상쾌해지고 머리도 맑아지고 건강도 좋아지는 것을 느낀다. 인간이 움직이는 생물 즉 ‘동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잘 뛰고 체력이 좋은 개체가 살아남으면서 진화를 이루었을 테니 그 후손인 우리 인간에게도 운동은 본질적인 특성이다. 또한, 운동능력과 인지 능력은 어느 정도 관련성도 있었을 것이다. 일본 쓰쿠바대학 연구진에 의하면, 조깅을 단 10분만 운동해도 머리가 좋아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단 한 명의 ‘학술’ 노벨상이 나오지 않았지만 쓰쿠바대학은 3명의 노벨상 수상자가 나온 대학이다. 솔직하게 말하면 입시에만 관심 있고 교육내용과 교육의 질에는 관심이 없는 사회풍조에서 노벨상이 나오면 기적일지도 모른다. 중·고등학교에서 교양교육을 강화시키면 즉각 학부모의 반발로 이어질 것이다. 대학에 들어가는 것만이 중요한 사회이다.
운동이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아직은 완전하게 규명하지 못했지만 기존 연구 결과를 종합해 볼 때, 운동이 인지기능과 학습능력에 유익하다는 점은 명확하다. 인간뿐만 아니라 동물도 마찬가지이다.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운동을 하면 뉴런이 생성되고 기억력을 개선시킨다는 것이 밝혀졌다. 인지 기능이란 뇌에 정보를 저장하고 저장된 정보를 꺼내 사용하는 모든 행위, 즉 기억하고 생각하고 판단하고 실행하는 능력을 말한다.
운동을 하면 뇌에 염증이 덜 생기고 시냅스 연결이 강화되어 인지기능에 좋다. 꾸준한 운동을 통해 심폐 지구력을 유지한 사람들은 두뇌기능을 비교적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다.
https://alz-journals.onlinelibrary.wiley.com/doi/abs/10.1002/alz.12530
심폐기능이 좋아 잘 달리는 사람은 20년 이상이 지나도 다른 사람들보다 인지 능력이 더 좋다. 또한, 꾸준히 운동을 하여 심폐기능을 잘 유지할수록 인지 능력이 잘 유지되었다.
이 같은 결과는 흡연과 당뇨 등 다른 요인을 감안해도 같은 결과가 나온다. 이는 심폐기능을 키운 사람과 젊을 때부터 꾸준히 운동을 한 사람은 건강한 뇌를 유지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여러 연구에서도 심혈관 건강과 두뇌 건강 간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심폐기능은 신체가 두뇌로의 혈액 공급을 얼마나 잘할 수 있느냐를 보여 주는 지표이기 때문에 운동 지속 능력은 두뇌의 기능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심장병은 뇌졸중, 알츠하이머, 치매를 포함한 뇌질환의 원인이 되고 인지 기능을 떨어뜨린다. 유산소 운동이나 근력을 강화하는 운동을 하고 소고기 같은 ‘붉은색’ 고기 섭취를 줄이고 야채와 과일 섭취를 늘린 사람들은 심장 건강이 좋고 인지기능도 나아지지는 것은 많은 사람에게서 나타난다. 운동을 하면 뇌에서 새로운 신경 세포가 생성되고 뇌가 깨끗하게 돼 인지 기능이 향상된다.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에서는 염증을 유발하는 요인을 제거하여 새로운 신경 세포가 번성하도록 하고 인지 능력을 향상시킨다. 격한 운동을 하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엔돌핀’ 호르몬이 나오기 때문이다. 또한 운동할 때 나와서 ‘운동’ 호르몬으로 불리는 이리신(irisin)은 인지능력을 향상시키고 알츠하이머병을 예방한다. 알츠하이머 환자의 경우 해마에 있는 이리신이 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