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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근수 Feb 15. 2022

함박눈 내리는 날 커피 한 잔의 과학

우리나라 사람은 매년 353잔의 커피를 마셔 전 세계 사람들이 마시는 평균보다 3배를 마신다. 우리나라 사람이 특별히 커피를 줄길 리가 없다면 아마도 바쁘고 스트레스가 많기 때문일지 모른다. 나는 커피를 마시면 머리가 맑아지면 의욕이 생긴다. 커피가 없으면 거의 머리가 작동하지 않는 느낌이 든다. 각성 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다. 하지만 과학적으로 보면 장내 미생물(microbiome) 때문일지도 모른다. 커피를 마시면 장내 미생물의 균형에 도움이 된다. 장내 미생물이 다양하면 저항력이 좋아지고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좋다. 특히 커피를 즐기는 사람은 프레디(Freddy)라는 장내 미생물이 많다. 이 미생물은 식후 혈당 반응을 돕는 15가지 미생물 중의 하나이다.

https://www.stylist.co.uk/fitness-health/nutrition/coffee-gut-health/619248


“머리가 아프면 장내 미생물도 아프고 장내 미생물이 아프면 머리가 아프다.”라는 말이 있다. 뇌와 장이 서로 영향을 준다는 것을 뇌 장 축(Brain-Gut axis) 이론에 의하면 장내 미생물이 뇌에도 영향을 준다. ‘사돈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속담은 과학적인 근거가 있다. 배가 아픈 것은 곧 머리가 아픈 것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소화가 안 되고 명치가 답답한 느낌도 뇌와의 상호작용일 수 있다. 또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장내 미생물의 수와 종류도 감소한다. 커피를 마시면 인체에 좋은 장내 미생물이 활성화되어 뇌에 영향을 준다. 장내 미생물이 인간과 공생을 넘어 ‘일체’를 이루고 있다. 오래 전에 인간 몸에 들어온 미토콘드리아가 사실상 인간의 몸을 이루었듯이 장내 미생물도 점차 인간이 되고 있다.


장에 나쁜 균이 생기는 것을 막으려면 음식을 잘 가려 먹어야 한다. 가장 나쁜 것은 가공 식품으로 최대한 줄여야 한다. 가공 식품에 들어간 식품 첨가물은 좋은 균의 증식을 막는다. 빵, 과자, 라면 등의 인스턴트식품과 고지방 식품을 우선적으로 피해야 한다. 소고기, 돼지고기와 같은 ‘붉은’ 고기는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장내 유해균을 만들 수 있다. 가급적 생선이나 콩, 두부와 같은 식물성 단백질을 섭취하는 게 장 건강에는 좋다. 고기를 먹더라도 등심이나 채끝 등 살코기 부위를 선택 하는 게 좋다.


항생제는 장내 유해 균뿐만 아니라 유익 균을 모두 죽일 수 있다. 항생제가 포함된 식품은 좋지 않다. 지나친 음주는 장내 박테리아들의 균형을 망가뜨리고 유해균이 자라도록 도울 수 있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통’ 곡물, 바나나, 양파, 마늘, 콩 등도 좋다. 정제하지 않은 통 곡물은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통 곡물 속 식이섬유는 유해균으로부터 장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바나나는 장내 유익 균을 돕는 섬유질 ‘이눌린’을 공급한다. 발효음식은 장 건강을 위해 가장 좋다. 요구르트, 김치 등은 살아있는 박테리아가 들어있다. 레드와인 등에 들어있는 폴리페놀은 대장균이나 염증성 장 질환을 없애는데 도움이 된다. 대표적인 항산화물질 중 하나인 폴리페놀은 장내 유익 균의 성장도 촉진시킨다.


말은 쉬운데 몸은 따라가지 않는다. 하루 한 가지만 실천한다. 오늘은 함박눈이 온다. 커피 한 잔으로 머리를 맑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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