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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근수 Mar 16. 2022

체질량지수 BMI가 의미하는 것

체질량지수(BMI)는 몸무게(kg)를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공식적으로 체질량지수가 30 이상일 때 비만으로 판정한다. 이는 서양인을 기준으로 설정한 값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의 비만 기준을 25로 설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175cm인 경우 76.6kg이다. 우리나라 사람은 비만 지수가 25일 때에도 당뇨병이나 고혈압 같은 비만 관련 질병이 발생할 위험이 서양인보다 높기 때문이다. 18.5 미만은 저체중, 18.5~22.9는 정상체중, 23~24.9는 과체중, 25~29.9는 1단계비만, 30~34.9는 2단계비만, 35 이상은 3단계비만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175cm인 경우 정상체중은 70kg이다. 이에 따라 대한비만학회는 체질량지수 25이상을 비만으로 제시한다. 중년이 넘으면 비만 체중 이하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비만과 건강은 일차함수가 아니다. 아시아인 중에서도 한국·중국·일본 사람은 체질량지수가 22.6~27.5일 때 사망할 위험이 가장 낮다. 173cm을 기준으로 67.7~82.3kg으로 범위가 넓다. 반면에 저체중에 해당하는 15 이하인 45kg이나 35 이상으로 105kg이상의 초고도 비만이면 사망 위험이 체질량지수가 22.6~27.5일 때보다 각각 2.8배, 1.5배 높았다. 비만이나 체질량지수만으로 건강과 수명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체질량지수는 체중과 신장만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체지방뿐만 아니라 근육도 포함된다. 따라서 운동선수처럼 근육이 많은 경우 체지방이 많지 않아도 비만으로 진단될 수 있다. 또한 근육이 부족하고 지방이 많은 사람의 비만을 적절히 측정하지 못한다. 근육질인 사람도 과체중이나 비만으로 분류될 수 있고 근육은 적고 지방은 많은 사람이 보통체중의 범위에 들어가기도 한다. 정상 체중의 대사성 비만은 근육이 적고 체지방이 많은 데다 피하지방보다 더 위험한 내장지방으로 쌓이는 유형의 비만이다. 정상 체중의 대사성 비만은 제2형 당뇨병 발생 위험을 4.5~8.5배 높이고 대사적으로 건강한 비만보다도 심혈관질환과 대사질환 발생 위험이 크다.


또한 내장지방과 피하지방의 양을 고려하지 않는다. 대사질환이 전체 지방의 양보다 내장지방의 양에 더 밀접한 관계를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만을 측정하는 지표로 허리둘레를 많이 본다. 내장지방이 많을수록 허리둘레가 크기 때문이다. 물론 사람마다 복부 지방의 양이 같더라도 내장지방과 피하지방의 상대적인 비율이 꽤 차이가 난다. 복근(abdominal muscle layer)과 피부 사이에 피하지방(subcutaneous fat)이, 복근과 장(intestines) 사이에 내장지방(visceral fat)이 존재한다. 복부비만 정도가 비슷해도 개인에 따라 둘의 비율이 꽤 다를 수 있고 나이가 들수록 내장지방의 비율이 높아진다. 피하지방조직에 더 이상 지방을 둘 공간이 없으면 내장지방조직에 쌓인다. 내장지방은 간으로 직접 들어가 지방간을 유발하고 혈당조절을 방해한다. 또 염증 유발 신호물질을 다량 분비한다. 또한 복부비만인 사람의 84%가 대사적으로 건강하지 못하다는 연구도 있다. CT나 MRI를 찍으면 내장지방의 양을 정확하게 알 수 있지만 비싸고 번거롭다. 


따라서 대사적으로 건강한 비만(Metabolically Healthy Obese, MHO)고 감안해야 한다. 대사적으로 건강한 비만은 체질량지수로는 비만에 해당하지만 대사적 질병을 동반하지 않아 건강한 유형을 말한다. 따라서 비만으로 진단되더라도 심뇌혈관질환·당뇨병 등의 발생 위험이 높은 유형과 건강 위험에서 정상 체중인 사람과 큰 차이가 없는 유형이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체질량지수 25~27 사이의 약간 비만한 사람은 정상 체중인 사람과 비교해 건강 위험이 크지 않게 나올 수 있다. 고혈압과 당뇨병이 없고 복부비만이 없는 비만인은 심혈관질환 위험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대사적으로 건강한 비만에 해당하더라도 체중 증가와 허리둘레 증가를 막고 식사·운동·금연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해야 건강 위험이 커지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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