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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근수 Mar 17. 2022

개미도 하는 '학습' & 유전자에 휘둘리는 인간


나는 교육과 환경이 우리 모두의 의식에 경미한 영향을 미치며 우리가 가진 대부분의 특성은 선천적이라는 프랜시스 골턴의 말에 동의하는 편이다.


찰스 다윈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인류문명은 사회적 존재로서 인간이 이루어낸 개가이다. 그러나 인간만 사회적 동물인 것은 아니다. 거의 모든 동물이 사회적 동물로서 집단을 이루어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동물의 사회적 생동은 유전에 의한 것이다. 가자 큰 집단을 이루는 개미의 사회적 행동은 유전자에 각인된 본능에 의한 것으로 인간처럼 후천적인 노력에 의해 변화할 수 없다. 개미의 사회적 행동이 바뀌려면 유전자가 달라져야 하지만 불가능하다. 또한 개미는 인간처럼 다른 집단으로부터 학습을 통해 배우지 못한다. 더 우수한 사회적 행동을 하게 만드는 유전자가 살아남아 진화할 뿐이다. 


그러나 2022년 일부 개미는 사회성이 전파될 수 있음이 밝혀졌다. 사회적 슈퍼 유전자(social super-gene)는 여러 마리의 여왕을 만드는 유전자이다. 보통 개미는 알을 낳는 여왕개미가 한 마리이다. 그러나 여러 여왕개미가 있는 ‘붉은 개미’ 집단의 일개미나 병정개미는 여러 여왕개미를 ‘섬겨야’ 하므로 유전자의 변화가 필요하다. 붉은 개미의 경우 한 종에서 다른 종으로 이러한 사회적 행동이 전파된 것으로 보인다. 인간만이 유전자가 아닌 학습에 의한 사회적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증거이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2-28806-7#citeas


야생아(野生兒, feral 혹은 wild child)는 어릴 때부터 인간 사회로부터 격리되어 산 아이를 말한다. 인간이 동물과 살거나 산속에서 혼자 자란 아이가 그 예이다. 19세기에 장 이타르(Jean ltard)라는 의사가 야생에서 발견된 11~12세 정도로 추정되는 빅터라는 아이가 있었다. 1798년(또는 1799년) 숲에서 발견된 이 아이는 네 발로 걷고 말도 하지 못했다. 몇 년간 교육을 통해 완전하지는 않지만 사람과 어울리는 방법을 일부 터득했다. 그러나 언어치료를 시도하였지만 실패하였다. 이타르는 아이의 지능이 덜 발달된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필요한 환경에 대해서만 지능이 발전됐다라고 보고서를 썼다. 야생에서 혼자 살아가는 지혜와 지능은 습득했지만 언어나 지혜는 발전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 아이이야기는「와일드 차일드」라는 영화로도 나왔다.


2007년경 러시아 경찰이 모스크바 부근 숲속에서 늑대같이 살고 있는 소년을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하루 만에 뛰쳐나가 수색하고 있다는 기사가 나왔다. 말을 못하고 늑대처럼 할퀴고 긴 발톱에 팔다리에 상처가 많았다. 늑대 소년 이야기는 인간이 유전자에 의해 결정되는지 환경에 의해 결정되는지에 대한 의문을 풀어 주는 소재이다. 대부분의 ‘늑대 소년’은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간이 유전적으로 결정된다는 선천론과 그 반대 입장을 취하는 환경론자 간의 논쟁은 17세기 이후 수백 년째 계속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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