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인터넷에 김연아 사진이 두 장 올라왔다. 한 장은 김연아의원본 사진이고 다른 한 장은 포토샵으로 한쪽 얼굴을 대칭으로 붙여놓은 사진이다. 두 사진이 거의 일치해 김연아 얼굴이 거의 완벽에 가까운 대칭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대칭은 오래 전부터 아름다움의 조건이 돼왔다. 일부 성형외과 의사들은 김태희와 한예슬이 얼굴의 좌우가 거의 일치하는 대표 미인이라는 주장을 한다. 한쪽 입으로만 음식을 먹거나 한쪽으로 잘 경우 얼굴 모양이 비대칭으로 변형될 수 있다는 주장도 한다. ‘웃기는’ 이야기이다.
물론 생물은 거의 대칭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다. 사람의 얼굴도 몸도 거의 좌우대칭이다. 생물계에는 대칭이 너무도 흔해 자연스럽다. 자연에서 단순하고 반복적인 형태를 만드는 알고리즘이 쉽고 실패할 가능성도 낮다. 단순하고 대칭적인 구조를 만드는 것이 쉽기 때문에 자연선택 되어 더 많이 나타난다. 대칭형을 만들어 내는 명령이 유전자에 반영되어 작동하기에 쉽기 때문에 진화가 대칭의 방향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https://www.pnas.org/doi/10.1073/pnas.2113883119
그러나 사람의 심장이 가슴 왼쪽에 있고 수컷 농게의 한쪽 집게가 유난히 큰 것처럼 비대칭적인 것도 있다. 인간은 심장이 좌측에 있고, 왼손잡이와 오른손잡이 같이 비대칭적인 신체구조를 가지고 있고 생물학의 중요 관심분야의 하나이다.
인간의 얼굴은 완전한 대칭을 이루지 않으면 0.4~1.3mm 정도의 비대칭성이 나타난다. 나이가 들면서 얼굴의 비대칭이 심해져서 10년마다 0.06mm씩 비대칭 정도가 증가하며 인종이나 성별 차이는 특별히 관계가 없다. 특히 눈썹에서 턱까지 사이의 비대칭 정도가 커진다. 좌우가 약간 비대칭이 나타나는 것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사람 얼굴이나 몸이 어느 정도 비대칭이 있는지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 완전하게 대칭이라면 오히려 유전자에 이상이 있는지도 모른다.
생물학자들은 초파리 연구에서 비대칭 현상을 제어하는 첫 번째 유전자를 규명했고 이 유전자가 척추동물에서도 같은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생물체에서 비대칭을 유발하는 핵심 단백질이 있다. 근육 단백질을 구성하는 두 가지 기초 단백질 중의 하나인 미오신 단백질(Myosin 1D)이 세포기관의 나선감기나 회전을 같은 방향으로 제어한다. 이 단백질은 초파리로부터 척추동물에 이르기까지 좌우 비대칭을 유발한다. 이 단백질만으로 모든 비대칭 현상을 유발하는 데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