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온동물(endotherms)이라고도 불리는 온혈동물은 체내 대사를 빠르게 해 높은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한다. 반면 외온동물(ectotherms)인 냉혈동물은 대사가 낮아 체온유지를 환경에 의존한다. 척추동물 중 외부 기온 변화에 체온이 변하지 않고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온혈(정온)동물은 조류와 포유류뿐이다. 항온동물로 진화함으로써 고생대보다 서늘한 중생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을 것이다.
온혈동물은 대사가 빨라 체온을 높여 일정하게 유지한다. 대사가 빨라지면 수명은 짧다. 포유류의 초기 조상인 설치류의 수명은 9~14년이다. 비슷한 크기의 현생 설치류는 야생 상태에서 1~2년 밖에 살지 못한다. 초기 포유류는 현생 포유류처럼 대사 활동이 활발하지 못해 성장과 노화가 늦어 수명이 길었다.
1932년 동물의 체구와 에너지 소비량(대사) 사이에 일정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발견자의 이를을 따서 클라이버의 법칙(Kleiber's law)이라고 한다. 쥐는 맥박이 분당 약 500~700회에 이르고 수명은 3년 정도이다. 분당 30회 정도인 코끼리는 60년 정도 산다. 인간의 맥박은 분당 평균 60~80회이다. 인간의 심장이 일생동안 뛰는 횟수는 15억~23억 번으로 추정된다. 심장박동수가 인간의 수명을 좌우한다. 심장마비는 어쩌면 그 후유증일지 모른다.
온혈동물인 인간은 사랑하는 연인과 길을 걸을 때는 자연스럽게 손을 잡고 체온을 느끼면 걷는다. 간혹 손이 차가운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따뜻하다. 인간이 체온을 느끼며 사랑을 한 것은 2억 년 전의 진화로부터 시작되었다. 당시의 동물도 인간처럼 체온을 느끼는 사랑을 했는지 모르겠다. 처음 손을 잡으면 심장박동이 커지고 빨라진다. 심장박동수가 빨라지면 수명이 미미하게 줄겠지만 사랑이 주는 긍정적인 효과가 더 커서 수명을 많이 길어질 것 같다.
체온을 느끼며 사랑을 하는 인간은 포유류이다. 포유류가 언제 온혈동물로 진화했는가는 확실하지 않다. 파충류와 비슷한 모습의 포유류 조상이 온혈동물로 진화한 것은 분명하다. 포유류의 진화는 수억 년에 걸쳐서 일어났다. 털, 땀샘, 높은 체온 같은 포유류의 특징은 오랜 세월 진화가 누적된 결과물이다. 따라서 초기 포유류는 현생 포유류의 특징도 일부 지녔지만, 성장 및 노화 속도는 아직 파충류와 더 비슷한 부분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포유류가 온혈동물이 된 시기는 키나 뼈 구조 같은 골격 특징으로 대사율을 추정해 1억 4500만~6600만 년 전이라고 주장하기도 하고 3억~2억 5000만 년 전이라는 추정도 있다.
2022년에는 체온을 측정할 때 귀를 이용하는 것에 착안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내이의 뼈세관(bone canal) 모양과 크기로 온혈동물로 진화한 시기를 예측했다. 포유류가 온혈동물로 진화한 시기는 중생대 트라이아스기 후기인 2억 3700만~2억 년 무렵이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2-04963-z
온혈동물은 체온을 높게 유지하지만 체온을 낮추는 기능도 있다.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이다. 조류는 털이 없는 부리나 다리로, 포유류는 귀나 꼬리 같은 몸의 일부를 이용해 체온을 낮춘다. 더운 지방에 사는 동물이 부리나 귀가 큰 경우가 있는데, 코끼리가 대표적인 예이다. 인간은 체온유지를 위해 털이 없어졌다.
그러나 시간이 멈추는 법은 없다. 인간의 삶은 단한 번뿐이며 언젠가 어떤 방식으로든 끝난다. 예외는 없다. 진화는 끝나지 않는다. 예외는 없다. 지구온난화로 온혈동물은 체온을 더 조절할 수 있도록 진화하고 있다. 호주의 앵무새들은 부리 크기가 1871년 이래 4~10% 커졌다. 또 숲 쥐의 꼬리가 길어지고, 따뜻한 지방에 사는 박쥐의 날개도 커졌다. 지구온난화가 장기화되고 심각해지만 인간도 진화하지 않을 수 없다. 점차 피부는 검어지고 몸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길어지면 백인들이 인도의 백인처럼 점차 피부색이 강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