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복제 양 돌리는 생식세포가 아니라 체세포 복제만으로 태어난 첫 번째 포유류이다. 생명이 생식세포 즉 암컷과 수컷의 교미 또는 남녀의 성교 없이도 태어날 수 있음을 보여준 사건이었다.
2014년 X, Y라는 새로운 염기를 인간이 만들었다. 이 염기를 기존 ‘자연’ 염기와 섞은 ‘인공’ DNA를 만들어 대장균에 주입한 후 이 대장균이 세포분열 하여 세포가 두 개로 나뉘었을 때 각 세포에 있는 DNA에 A, G, C, T 외에 X, Y 염기도 모두 발견됐다. 이 대장균은 지구에는 존재하지 않는 DNA를 갖고 있는 최초의 ‘창조된’ 생물이다. 즉 ‘자연’ 생명을 인공적으로 새로운 생명으로 바꾼 것이다.
2022년 동결 건조된 피부 세포로 쥐를 복제하는 기술이 개발되었다. 동결 건조한 피부세포를 생쥐 난자에 주입했더니 정상적으로 생쥐 복제가 이루어졌다. 피부세포를 최대 9개월까지 동결 건조해도 복제에 문제가 없었다. 탄생시킨 복제 쥐는 정상적인 번식 능력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피부세포만 보존해도 그 종의 계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물론 암컷의 난자가 있어야 한다.
2022년 또 다른 연구결과가 나왔다. 줄기세포를 이용해 수정란이나 자궁 없이도 쥐의 배아를 만드는데 성공한 것이다. 생명체 형성의 기초 구조인 장관(intestinal tract), 뇌의 시작 부분, 박동하는 심장을 가진 ‘합성 배아(synthetic embryos)’를 생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남녀, 또는 암컷 수컷 간의 수정이 없이 생명체 형성의 초기 단계의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의미이다. 수컷과 암컷의 교미 없이도 생명을 만들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제 줄기세포만 있으면 얼마든지 생명은 탄생할 수 있다.
https://www.cell.com/cell/fulltext/S0092-8674(22)00981-3
인간은 임신을 하면 자궁에서 배아기(embryonic period)와 태아기(fetal period)를 거친다. 배아는 남녀의 수정 후부터 8주까지 발생한 개체를 말한다. 그 이후를 태아라고 한다. 배아의 첫 단계는 수정부터 약 4주 정도까지의 세포 증식과 이동, 일부 세포군의 분화가 일어난다. 배아는 한 생명체의 중요한 초기 기관들이 만들어지는 시기를 말한다. 둘째 단계는 발생 5주에서 8주까지로 배아의 모든 중요한 외부와 내부 구조물들이 분화되는 형태 형성(morphogenesis)이 일어난다.
이러한 탄생과정은 ‘자연’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제 인간은 체세포나 줄기세포만으로 탄생할 수 있다. 또한 ‘자연’ 유전자에 ‘인공’ 유전자를 넣어서 새로운 종으로도 만들 수 있다. 진화과정에서 탄생한 섹스에 의한 생식이 없어도 인간은 대를 이어갈 수 있다. 최소한 이론적으로는 그렇다. 만일 그것이 실현된다면 ‘생명이란 무엇인가?’ 또는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에 질문에 대한 답은 새로워질 것이다. 물론 아직 생명의 정의조차 확실하지 않다. 언젠가 우주에서 생명체가 발견된다면 많은 생각을 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는 대체 누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