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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이어트를 해야 할까


아무리 먹어도 살이 안찌는 사람이 있는 반면 물만 마셔도(?) 살이 찌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진실은 단순하다. 살 안찌는 사람을 잘 관찰해보면 일정한 한도 이상은 안 먹는다. 물만 먹어도 살찐다는 사람은 먹는 양이 자신의 생각보다 훨씬 많거나 생활습관이 나쁜 경우가 많다. 


다이어트를 시작하기 전에 가장 먼저 할 일은 자신이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지를 결정해야 한다. 요즘 사람들은 특히 젊은 여성들이 지나치게 살을 빼려고 시도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날씬한데도 심지어는 말랐는데도 살 쪘다고 생각하고 다이어트를 하려고 한다. 그것을 실패할 뿐만 아니라 성공하더라도 후유증이 심각하다는 명심하여야 한다. 하버드 대학 연구진이 1988년에서 2017년 사이 약 30년 간 주로 여성인 성인 약 20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결과가 그것을 잘 보여준다. 운동으로 4년간 다이어트를 한 결과 마른 사람은 평균 0.4% 체중이 줄었다. 단식, 다이어트 프로그램 및 약의 조합으로 다이어트를 한 경우 오히려 3.7%나 체중이 늘었다. 더욱 무서운 것은 날씬하고 마른 사람은 장기적으로(24년 뒤) 어떤 방법으로 체중을 감량하더라도 당뇨병 발생위험이 높아진다는 사실이다. 운동으로 살을 뺀 사람은 9%, 다이어트 약이나 세 가지 조합으로 살을 뺀 사람은 54%까지 당뇨 위험이 증가했다. 당뇨병은 ‘심각한’ 질병이다. 마른 사람이거나 정상체중인 사람은 다이어트를 하면 안 된다. 

https://journals.plos.org/plosmedicine/article?id=10.1371/journal.pmed.1004094


게다가 다이어트에 지나치게 매달리다가 죽는 일까지 생긴다. 2006년 브라질의 한 여성 모델이 지나친 다이어트와 거식증으로 사망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패션모델인 그녀는 174cm에 체중이 40kg이었다. 살을 빼려고 설사약을 복용하거나 의도적인 구토를 하는 등 먹는 것을 기피하다가 난 사고였다. 


다이어트를 시작하기 전에 자신이 비만인지 또는 정상 체중인지를 알아야 한다. 보통 체질량지수로 비만여부를 판단한다. 체질량지수는 1830년대 수학자 아돌프 케틀레(Adolphe Quetelet, 1796~1874)가 개발했다. 체질량지수를 계산하는 것은 간단하다. 몸무게(kg)를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다. 예를 들어 몸무게가 70kg, 키가 175cm이라면 체질량지수는 25이다. 70을 1.75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다. 보통 체질량지수가 30 이상이면 비만으로 본다. 175cm인 사람은 78.75kg이 넘으면 비만이다. 그러나 이 기준은 서양인을 기준으로 설정한 값이어서 우리나라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하기는 무리가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의 비만 기준은 25가 적당하다. 175cm인 경우 76.6kg이다. 18.5 미만은 저체중, 18.5~22.9는 정상체중, 23~24.9는 과체중, 25~29.9는 1단계비만, 30~34.9는 2단계비만, 35 이상은 3단계비만으로 분류한다. 175cm인 경우 정상체중은 70kg까지이다. 우선 저체중인 사람은 다이어트는 ‘금지’이다. 정상체중인 사람도 다이어트를 한다면 아주 서서히 건강에 유리하게 하여야 한다. 1년에 1kg 이하로 하고 운동 등으로 건강을 증진하는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또한 인간의 몸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하다. 체질량지수 하나만으로 비만여부를 결정하기에는 인체는 너무도 ‘신비’하다. 비만을 측정할 때 또 하나 고려할 것은 근육과 체지방이다. 체질량지수는 체중과 신장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근육과 체지방을 고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운동선수처럼 근육이 많은 경우 체지방이 많지 않아도 비만으로 진단될 수 있다. 근육이 별로 없고 지방이 많은 사람이 정상체중으로 판단될 수 있다. 후자와 같이 체지방 비율이 높고 근육이 적은 것을 마른 비만이라고 한다. 이런 사람은 마른 체형이지만 정상체중 대사 비만이라고 한다. 특히 노인은 근육이 줄면서 살이 빠져 체질량지수가 정상임에도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호르몬 변화로 인해 근육이 줄고 체지방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여성의 경우 폐경기 이후 에스트로겐 수치가 감소하면 지방과 내장지방이 증가할 수 있다. 체중이 정상인 65세 이상의 사람이라도 신진대사면에서 비만이면 사망위험과 심혈관 질환에 걸릴 위험 모두 높다.


우리나라 사람 약 2만 명을 분석한 결과 체질량 지수가 30 미만이라도 복부지방이 많으면 심혈관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날씬하지만 배만 볼록 나온 사람을 ‘마른 비만’이라고 말하는데 통상적인 비만보다 건강상 더 위험하다. 체질량 지수가 30 이상으로 고도비만인 사람은 근육이 많으면 오히려 심혈관질환의 위험이 작을 수 있다. 미국인도 체질량지수로 보면 과체중인 사람의 50%, 비만한 사람의 25%는 혈중 지질과 당 수치가 정상이다. 반면 체질량지수가 정상인 사람도 30% 내외는 관련 수치가 좋지 않았다. 더 ‘획기적인’ 것은 체중조절이 건강에 중요할 뿐만 아니라 남자의 ‘생식’ 능력에 큰 영향을 준다. 특히 나이 든 남자가 그렇다. 체질량지수도 중요하지만 복부지방을 줄이고 근육을 키우는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 21세기 들어 심각한 문제는 아이들에게 비만과 대사질환 위험성이 크게 증가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당뇨 초기증세와 지방간을 앓는 10대들이 늘고 있다. 당분과 지방이 많은 들어간 가공식품을 많이 먹기 때문이다. 특히 10대 초의 나이에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또한 체지방도 종류에 따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 지방에는 내장 지방과 피하 지방이 있다. 복근(abdominal muscle layer)과 피부 사이에는 피하 지방(subcutaneous fat)이, 복근과 장(intestines) 사이에 내장 지방(visceral fat)이 있다. 내장지방이 많은지는 허리둘레로 쉽게 알 수 있다. 내장 지방이 많을수록 허리둘레가 크기 때문이다. 한국 사람의 경우 허리둘레 기준으로 남자 90cm(35.4인치), 여자 85cm(33.5인치)가 기준이다. 체질량지수가 정상이라도 허리둘레가 두꺼우면 수명이 짧다. 허리둘레가 109cm가 넘는 남자는 89cm 이하의 사람보다 수명이 3년 정도 짧다. 여자는 94cm이 넘는 사람은 69cm 이하의 사람보다 5년 짧다. 허리둘레가 5㎝ 늘어날 때마다 사망률은 8% 정도 높아진다. 오래 살고 싶으면 허리를 줄여야 한다. 내장지방은 쉽게 알 수 있다. 주로 윗배가 많이 나와 사과 혹은 올챙이처럼 불룩한 경우나 배꼽 옆의 피부를 꼬집었을 때 배가 나온 것에 비해 피부가 2㎝ 미만으로 얇게 잡히거나 안 잡히는 경우이다. 즉 피하지방은 적고 내장지방이 많다는 의미이다. 내장에 지방이 많아 복근이 부풀어 오른 것이다. 술은 내장비만 주범이며 흰쌀이나 밀가루 같은 정제된 탄수화물이나 곱창 같은 음식은 피해야 한다. 


비만이더라도 내장 지방이 적으면 혈압이나 심혈관 관련 질병에 덜 걸린다. 그래서 체질량지수로는 비만이지만 건강한 유형을 대사적으로 건강한 비만(Metabolically Healthy Obese, MHO)이라고 부른다. 이 때문에 체질량지수 25~27 사이의 약간 비만한 사람은 정상 체중인 사람과 같이 건강할 수 있다. 물론 대사적으로 건강한 비만에 해당하더라도 체중과 허리둘레를 줄이는 것이 좋다. 대사적으로 건강한 비만(MHO)도  건강에 좋지 않다는 주장이 나왔기 때문이다. 약 4만 명에 가까운 사람을 11년에 걸쳐 관찰한 연구결과이다. 과학은 늘 오류가 나타난다. 그것이 과학이다. 오류를 찾아내고 새로운 이론을 제기하는 것이 과학이다. ‘대사적으로 건강한 비만’보다는 대사적으로 건강한 정상 체질량이 물론 훨씬 좋다. 대사지표와 상관없이 비만이나 과체중인 사람은 체중 조절을 통한 관리가 필요하다. 결국은 체질량지수를 정상수치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먼 길을 달려온 결과는 처음과 같다. 가장 중요한 말은 ‘다이어트는 건강한 삶’을 살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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