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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헐적 단식 다이어트에 효과없다는 연구와 있다는 연구


반복적으로 야식을 하는 것을 ‘야식증후군’이라고 한다. 정확히는 저녁을 먹고 나서 하루 분 음식의 25% 이상을 일주일에 두 번 이상 먹는 것을 말한다. 스트레스가 주원인이라고 알려져 있다. 잠자는 시간에 소화를 시켜야하므로 생체리듬과 맞지 않고 수면이 깊지 않고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도 강해질 수 있다. 어쩔 수 없이 맘에 먹더라도 위에 부담이 적은 아보카도, 견과류나 바나나를 먹는 것이 좋다. 야식증후군이 있으면 비만은 물론 당뇨병이나 고혈압 위험도 높다. 


밤늦게 식사를 하거나 야식을 하면 살이 찐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래서 ‘간헐적 단식’이 체중 감량에 효과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제한된 시간(8시간~12시간)안에 식사를 하면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런 연구결과는 ‘간헐적 단식’ 열풍을 불러왔다. 쉽게 말해 저녁을 일찍 먹거나 안 먹는 식사법이다.


실제로 과체중 상태에 있는 참가자 10명에게 매일 10시간으로 제한된 시간 안에 음료수, 간식까지 포함하여, 모든 음식 섭취를 마치게 했더니 4개월 만에 체중이 4%가 줄었다. 먹고 싶은 것은 다 먹고도 잠을 더 잘 자고 낮엔 활력이 넘치고 배도 덜 고팠다는 연구결과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연구가 1년이 안 되는 단기간 관찰연구였다. 


2022년 1년간 실험을 해보았더니 간헐적 단식이 효과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비만인 성인 남녀 139명을 1년간 관찰한 연구결과이다. 이들 중 일부는 오전 8시~오후 4시까지만 식사하고 나머지 시간엔 음식을 먹지 않는 간헐적 단식을 하였다. 나머지 사람들은 아무 때나 먹었다. 다만, 먹는 음식의 열량은 같았다. 여성은 1200~1500칼로리(kcal)였고, 남성은 1500~1800칼로리로 권장 열량(여성 2000, 남성 2500칼로리)보다 낮았다. 1년간 저칼로리 음식을 먹은 사람은 118명이고, 이들 전원이 6~8kg가량 체중이 줄었다. 그러나 간헐적 단식을 한 사람과 자유로이 먹은 사람의 체중 감량에는 의미 있는 차이는 없었다. 체중 감량은 간헐적 단식이 아니라 섭취 열량을 줄여야 한다는 결론이다. 이 연구결과만 보면 간헐적 단식이 효과가 없다. 과연 그럴까. 누구나 알고 있듯이 밤늦게 저녁을 먹거나 야식을 하면 대부분 살이 찐다. 이 연구에는 ‘함정’이 있었다. 바로 모든 사람이 같은 양의 음식을 먹었다는 점이다. 


2022년 하버드 대학 연구진이 야식을 하면 왜 살이 찌는지를 그 증거를 내놨다. 밤늦게 저녁을 먹거나 야식을 하면 식욕이 강해진다는 것이다. 평소보다 4시간 늦게 저녁을 먹으면 식욕 억제 호르몬 렙틴 수치가 평균 약 6% 낮았으며, 반대로 식욕 자극 호르몬 그렐린은 약 12% 높아진다. 특히 자고 일어났을 때에는 렙틴 수치는 16% 낮았고, 그렐린 수치는 평균 34% 높았다. 밤늦게 저녁은 먹은 사람은 실제로 더 식욕이 강해진다. 야식을 먹으면 식욕 관련 호르몬 변화가 일어나 살이 찌기 쉽다. 야식이 비만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졌지만, 이 연구를 통해 왜 비만이 되는지 새롭게 입증됐다. 식사 시간을 4시간 정도 앞당기는 것만으로 식욕에 큰 변화를 줄 수 있다. 쉽게 말해 맘 늦게 저녁을 먹거나 야식을 하는 사람은 식욕이 강해지고 더 먹는다는 뜻이다. 살이 찔 수밖에 없다.

https://www.cell.com/cell-metabolism/fulltext/S1550-4131(22)00397-7?_returnURL=https%3A%2F%2Flinkinghub.elsevier.com%2Fretrieve%2Fpii%2FS1550413122003977%3Fshowall%3Dtrue#%20


여기까지는 과학자들의 주장이다. 사실 야식과 비만의 문제는 개인의 문제만은 아니다. 사회도 책임이 있다. “이 밤중에 또 먹어? 그래 가지고 언제 살 뺄래?”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학원 갔다 와서 듣는 말이다. 아이들은 일류대학 가라는 밤늦도록 학원 다니고 스트레스 받고 집에 돌아오면 야식으로 스트레스를 푼다. 청소년만 그런 것이 아니다.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이 안 되어 취업준비 하느라 잠도 제대로 못 잔다. 취업을 한다 해도 경쟁은 극도로 치열하고 야근이 일상이고 회식과 접대문화도 지나치다. 그래서 뚱뚱한건 나라 탓이지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는 말도 나온다. 저녁에는 때가되면 귀가하여 가족들과 밥을 먹고 제 시간에 자야 ‘사회적’ 야식이 줄어든다. 잠을 줄이고 밤늦도록 공부하고 일하면 잘 될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은 누가 풀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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