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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의 짤막하고 터프한 히스토리(1) 화성의 물


이글은 화성의 역사를 간략하게 정리한 글이다. ‘완결된’ 글이 아니므로 참고삼아 읽기를 바란다.


화성은 대기가 지구의 1% 정도에 불과하고 물도 거의 없는 황량한 행성이다. 화성의 과거는 지구의 과거와 비슷했을지 모른다. 초기 화성은 화산활동이 활발한 활동적인 행성이었고 표면에 지구처럼 생명이 존재할 수 있는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했던 것으로 보인다. 과거 화성에는 호수, 강, 개울이 있었고 북반구에는 거대한 바다도 있었다. 


약 40억 년 전부터 5억 년간 화성에서 수천 번의 대규모 화산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화성 북반구에 위치한 아라비아 테라(Arabia Terra)에서 화산 대 분화(super eruptions)의 증거가 발견된 것이다. 아라비아 테라 지역은 약 40억 년 전 약 5억 년간 엄청나게 많은 화산 폭발을 겪었다. 화산 대분화가 너무 강력해 먼지와 유독가스를 공기 중으로 방출해 햇빛을 차단하고 수십 년 동안 화성의 기후를 변화시킬 수 있었다. 이 거대 분출로 인해 이곳의 화산은 ‘칼데라’라고 알려진 큰 구멍으로 붕괴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까지 화성에 흐르는 물이 존재했던 시기는 지금으로부터 약 30억 년 전이라고 추정됐다. 연대측정 결과 약 20억~25억 년 전 화성에 흐르는 물이 존재했었다. 화성탐사선(Curiosity)의 탐사에 의하면 화성에서는 약 40억 년 전 폭풍이 일어나 대량의 비가 쏟아져 호수와 강이 형성되었다. 이는 화성에서 볼 수 있는 크레이터를 둘러싼 자갈 굴곡의 퇴적물을 남겼다. 화성에 있는 게일 크레이터(Gale Crater)에서 약 40억 년 전 대규모 홍수가 일어났었다는 증거도 발견됐다. 당시 소행성이나 혜성이 화성 표면에 부딪혀 축적돼 있던 얼음을 가열해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다. 약 200만 년 전 지구에서 얼음이 녹으면서 형성된 특징과 같다. 지구가 200만 년 전에 겪었던 일이 화성에서는 수십 억 년 전에 일어난 것이다. 화성에서 대량의 얼음이 녹아 물로 방출되려면 이산화탄소와 메탄 그리고 얼음 수증기를 방출하는 중대한 영향이 필요하다. 다만 홍수가 끝난 뒤에도 따뜻하고 습한 기후가 지속됐지만, 그 기간이 얼마나 되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 또한 소행성 충돌에 의해 발생한 열기에 의한 응결 덕분에 구름이 형성돼 집중호우를 일으켰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2021년 화성 궤도위성이 촬영한 사진에 의하면 화성에서 200개 이상의 호수 범람 흔적이 발견되었다. 화성 초기에 호수를 범람한 홍수가 엄청난 물과 퇴적물을 이동시키며 화성 지형에 큰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한다. 화성 예제로 크레이터 지역에서 홍수가 발생한 흔적을 보여주는 지형 물이 발견되었다. 암석들이 켜켜이 층을 이룬 지층이 있는데, 이는 지구의 강 하류에 형성되는 삼각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과 유사하다. 


화성에도 과거 물이 있었다는 것은 계곡, 호수 같은 흔적으로 알고 있다. 화성은 30억~40억 년 전 폭풍우가 치고 물이 흐를 정도로 따뜻했으며 이후 긴 추위가 이어지며 물이 얼어붙게 됐다. 37억 년 전 화성에서 10만 년 이상 흘렀던 강의 증거를 찾아냈다. 


확실한 시기는 모르지만 화성은 약 37~40억 년 전 사이 물은 대부분이 사라졌고, 약 30억 년 전에 현재와 거의 같은 건조한 화성의 모습으로 바뀐 것으로 추정된다. 화성의 물은 약 35억 년 전 전후에 화성 대기와 함께 사라졌다. 태양에서 방출되는 하전 입자로부터 화성 대기를 지켜주던 보호막 구실을 했던 자기장이 사라져버린 후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화성이 건조화된 것은 화성의 중력이 지구의 3분의 1밖에 안 됐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2021년 나왔다. 화성의 운명은 처음부터 결정되어 있었던 셈이다. 행성의 크기가 작으면 생명체 서식 가능성을 낮춘다. 행성의 크기가 작으면 물을 잡아두지 못할 뿐만 아니라, 지자기장도 비교적 일찍 사라짐으로써 대기가 얇아진다. 


화성은 약 10년마다 강한 먼지 폭풍이 발생한다. 화성 전체를 휘감는 먼지 폭풍이 발생하여 80킬로미터 상공까지 치솟는 강한 먼지 기둥이 나타나고, 이 기둥들이 화성의 물을 앗아가는 역할을 했을 수 있다. 하지만 화성 전체를 휘감는 먼지 폭풍은 아직 많이 연구되지도 않았고 심층적인 연구도 부족해 확실한 것은 아니다. 화성에 존재했던 물이 우주로 방출되었다고 설명하는 과학자도 있다. 화성이 태양과 가까워질 때 대기 온도가 상승하면서 물이 대기로 올라가고, 먼지폭풍과 겹치면서 우주로 날아가 버린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렇게 없어진 물의 양은 기존에 화성에 있던 많은 양의 물을 설명하기에는 충분치 않다.


하지만 2019년에는 화성의 얼음은 지표면 바로 아래에 있으며, 얼음을 파는 데 굴착기가 아닌 삽을 사용해도 될 정도라는 주장이 나왔다. 2021년에도 화성의 있었던 물이 화성 광물에 합성돼 행성 지각에 묻혔을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화성에 존재하는 물의 30~99%가 지각 내 광물(mineral)에 갇혀있다는 주장이다. 광물에 물이 채워진 함수 광물(hydrous mineral)은 지구에도 존재한다. 그러나 지구에서는 화산 활동을 통해 광물의 물이 대기로 방출돼 순환하기 때문에 그 상태가 계속되지 않는다. 반면, 화성은 화산 활동이 없어 광물에 갇힌 물은 그대로 유지된다.


과거 화성에 물이 흘렀다는 것은 이미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단순히 물이 있었다는 것을 넘어 거대한 바다가 존재했고 물의 순환도 지구와 비슷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런던자연사박물관(Natural History Museum)의 조엘 데이비스(Joel Davis) 박사는 고대 하천으로 추정되는 계곡(Hypanis Valles) 하구 유역의 침전물 형태를 분석한 결과, 상당한 양의 물이 거대한 물을 만나면서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이 계곡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화성 탐사선(ExoMars 2020)의 착륙 후보지로 삼은 곳이다. 데이비스 박사는 지구에서 강물이 바다와 만날 때 유속이 느려지면서 침전물이 쌓여 삼각주가 형성된 것과 비슷한 형태를 띠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화성에 거대한 물이 있었다면 강, 호수, 바다가 상호작용을 하면서 지구와 유사한 물의 순환이 이뤄졌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러한 순환은 약 37억 년 전까지 활발하게 이뤄지다가 그 이후에 없어지기 시작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양의 존재를 완전하게 입증한 것은 아니지만 이런 지질학적 특성은 다른 것으로는 설명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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