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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가 생명을 창조했다?!

혜성은 태양계 바깥 오르트 구름이나 카이퍼 벨트로부터 온다. 그곳은 태양계가 형성됐을 때 열적 변성을 받지 않은 영역이어서 혜성은 태양계 초기 정보를 저장하는 일종의 타임캡슐이다. 혜성은 초기 지구에 생명의 원료가 되는 유기물이나 물을 공급했을 가능성이 높다. 지구에 생명이 탄생하기 위한 필수 요소들은 혜성으로부터 온 것으로 보인다. 생명의 탄생에는 탄소, 수소, 질소, 산소, 인과 황이라는 6개 원소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중 탄소와 수소, 질소와 수소는 혜성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인간의 DNA와 세포막에 존재하는 생명의 필수 구성 물질 중 하나인 인은 직접 발견되지 않았었다. 인은 우주에서도 매우 드문 원소여서 혜성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이를 찾지 못하면 생명의 구성 물질을 혜성이 가져왔다는 가설은 미완성이다. 2020년에야 한 혜성(comet 67P/Churyumov–Gerasimenko)에서 발견했다. 황도 이 혜성에서 이미 발견되었다. 이에 따라 생명에 필요한 중요 원소를 모두 혜성에서 찾아냈다. 생명에 필수적인 6개의 원소인 탄소와 수소, 질소, 산소, 인 그리고 황이 고체인 혜성 물질에서 발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발견은 아직 젊었던 지구에 혜성에서 이들 물질이 왔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혜성은 1969년 발견되었고 6년 반의 주기로 태양을 공전한다. 2014년 유럽우주국(ESA)의 탐사선 로제타가 혜성에 도달해 착륙에 성공한 뒤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2016년 시카고 서쪽의 글렌 엘린(Glen Ellyn) 마을 가정집에 돌덩어리가 강타했다. 놀란 주인은 인근의 휘튼칼리지(Wheaton College)에 알렸다. 당시 그 대학 학생이었던 벤자민 헤스(Benjamin L. Hess)는 예일대학  대학원에 진학하여 이 돌덩이를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충돌은 번개가 모래나 흙, 돌멩이에 치면서 생성된 섬전 암(fulgurite)이 생긴 것이었다. 이 섬전 암을 조사하다가 운석에만 있는 슈라이베르사이트 (schreibersite)라는 광물을 발견했다. 이 광물은 철, 니켈, 인이 결합한 화합물이다. 원시 지구에는 인이 풍부했고, 초기 생명체 탄생에도 인이 중요한 구성 요소로 알려졌다. 생명체의 기본 단위인 DNA와 RNA는 염기, 당, 인산염으로 이뤄진 뉴클레오티드를 기본 골격으로 삼고 있고, 세포의 기본 에너지원도 인이 포함된 아데노신삼인산(ATP)이다. 원시 지구에서 인은 대부분 반응성이 낮은 광물에 포함돼 있어 생체 분자 형성에 필요한 인이 어디서 기원했는지는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지구 형성 이후 약 10억 년 동안 지구에 대량의 운석이 떨어졌고, 이 광물 같은 인이 풍부한 외계 운석이 지구 생명체의 인 공급원이었을 것이라는 이론도 제기됐다. 이번 연구로 번개가 치는 과정에서 생겨난 섬전 암이 인의 기원으로 떠올랐다. 연구팀에 의하면 약 45억 년 전부터 생명체가 처음 탄생하던 약 35억 년 전까지는 번개가 연평균 10억~50억 번 발생했을 것이라는 추정했다. 번개가 생명의 기원에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1-21849-2#cite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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