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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생명과 외계생명의 기원: 물의 기원과 역사


태양에 가까이 있는 미행성은 태양의 열로 수분이 증발하지만, 일정한 거리인 설선(snowline) 밖의 미행성에 포함된 얼음은 행성에 포함돼 물이 되었다. 지구의 물은 대부분 이렇게 만들어졌다. 또한 초기 태양이 형성된 뒤 초신성이 폭발하면서 알루미늄-26을 포함한 방사성 원소가 별에서 융합된 뒤 항성풍이나 초신성 산란물질에 섞여 태양계로 흘러들고 방사성 발열로 미행성의 물을 증발시켰다. 반면 행성 형성 때 알루미늄-26이 존재하지 않았던 행성은 미행성의 얼음이 그대로 물로 전환됨으로써 물로 가득 찬 행성을 형성하였다.


태양계가 형성될 무렵에 화성과 목성 사이를 경계로 안쪽은 뜨거워서 물이 증발했고, 바깥쪽은 얼음 형태로 남았다. 수성, 금성, 화성에 물이 거의 없는 이유이다. 화성과 목성 사이에는 소행성대(Asteroid belt)가 있어 지름이 수백 km나 되는 소행성이 많이 존재한다. 지구에 있는 물의 기원을 소행성이다. 한 때 태양계 바깥에서 온 혜성이 물의 기원이라고 보았지만 지구와 혜성의 물 성분이 달라 목성 안쪽의 소행성의 물이 지구와 성분이 흡사해서 지구상 물의 기원이라고 본다. 그러나 목성 안쪽에서는 물을 함유한 천체가 형성될 수 없다. 또한 거대한 소행성 한두 개만으로는 지구에 이처럼 많은 물을 전해줄 수 없다. 이와 관련하여 가장 유력한 가설은 그랜드 택(Grand tack hypothesis) 가설이다. 목성이나 토성이 태양계 형성 초기에 궤도를 벗어나 태양 가까이 들어와 물이 있는 소행성들을 끌고 안쪽으로 왔다는 추론이다. 


지구상의 물은 우주를 떠도는 미 행성들이 충돌하면서 만들어졌다. 지구 형성 초기에 얼음을 많이 가진 다른 미(微)행성이나 소행성, 혜성으로부터 받았다는 것이 유력한 학설이다. 과학자들은 지구상 물의 기원을 물 분자의 수소(H) 대비 중수소(重水素, deuterium, heavy hydrogen) 비율을 분석하는 방법을 이용해왔다. 물 분자를 구성하는 수소 원자 2개 중 1개가 중성자를 가져 중수소가 될 때가 있는데 D/H 비율을 분석하면 기원이 같은 물인지를 알 수 있다. 이를 토대로 10여개 혜성의 D/H 비율을 분석했는데 지구의 물보다 2~3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와 지구 물의 약 10%만 혜성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됐다. 2019년 비르타넨(Wirtanen) 혜성의 D/H 비율을 측정했더니 지구의 바닷물과 같다는 관측결과가 2019년에 나왔다. 혜성이 카이퍼벨트(Kuiper Belt)에서 온 것이던 오르트 구름 혜성이던 D/H 비율과 관련이 없다는 사실도 확인되었다. 이 비율은 혜성의 핵을 둘러싼 먼지와 가스인 코마(coma) 안의 얼음 알갱이에서 나온 물과 표면 얼음 층에서 나온 물의 비율에 따라 다르다. 그리고 얼음 알갱이에서 나온 물이 많으면 D/H 비율이 낮아 지구 물과 같아지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모든 혜성의 D/H 비율이 지구의 물과 유사할 수 있으며 지구에 더 많은 물을 가져다줬을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물론 이 연구결과가 다른 혜성에서도 똑같이 적용되는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지구의 물이 행성으로부터 왔다는 주장이지만 반대주장도 있다.


지구의 활발한 지질 활동으로 지구 형성 당시의 흔적이 거의 남아있지 않아 물의 기원을 연구하는 데 한계가 많다. 2020년 지구 형성 단계일 때부터 이미 지구에는 물이 있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금성은 지구 바로 안쪽에서 태양 궤도를 돌며 지구와 크기, 질량, 평균 밀도, 중력 등이 비슷하다. 금성은 온실 효과로 표면 기온이 400도가 넘고, 기압은 지구의 90배가 넘는 환경을 가지고 있지만 화산 활동과 가스 분출이 상대적으로 적어 대기의 진화 과정을 이해하고 모델화하기에 용이하다. 또 거리도 가까워 소행성으로부터 같은 종류의 물질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등 지구의 초기 진화 과정을 간접적으로 연구하는데 안성맞춤이다. 그래서 금성으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하여 연구가 이루어졌다. 수치 시뮬레이션 모델을 이용해 다양한 양의 물을 가진 소행성을 금성에 충돌한 결과, 물을 많이 가진 소행성은 현재 금성에서 측정되고 있는 대기와는 맞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충돌 때 소행성이 금성, 더 나아가 지구에 물 공급을 하지 못했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초기 지구는 행성과 충돌하며 달을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대충돌로 이미 갖고 있던 물이 증발했지만 지구가 여전히 물로 덮여있다는 것은 대충돌 이후 소행성이 물을 가져왔거나 아니면 대충돌이 물을 모두 없앨 만큼 강력하지 못했다는 것을 뜻한다. 이번 연구를 통해 전자일 가능성이 배제되고, 물이 지구 형성 당시부터 갖고 있던 것으로, 대충돌 때도 증발하지 않을 정도로 깊이 묻혀있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지구는 물론 금성과 화성도 처음부터 물이 있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잃었을 가능성이 있다. 이는 고대 태양계 암석 형의 행성에서 생명체 서식 가능성과 관련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금성에도 대양이 존재했다는 최근의 연구 결과를 뒷받침한다.    


지구의 물이 지구 생성 초기부터 이미 존재했다는 가설을 입증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태양계 가까운 곳에서 만들어진 지구와 비슷한 성분의 콘드라이트 운석(chondrite meteorites)에 수소가 풍부했다. 콘드라이트 운석은 초기 태양계가 만들어질 때 함께 만들어진 운석으로 열에 노출되지 않아 초기 태양계의 비밀을 그대로 갖고 있다. 이중 태양과 가까운 곳에서 만들어진 콘드라이트(enstatite chondrite meteorites)는 지구와 구성 성분이 상당 부분 비슷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지구에 떨어진 운석의 약 2%만이 이 콘드라이트일 정도로 귀한 운석이다. 그동안 이 콘드라이트는 수분이 거의 없고 건조할 것이라고 추정해 왔다. 너무 뜨거운 태양 가까운 곳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지구도 태양과 가까웠기 때문에 지구의 풍부한 물은 외부에서 유입됐다는 가설이 지지를 받았다. 탄소질 콘드라이트처럼 혜왕 성 바깥 태양계에서 만들어지고 수분이 많은 물질이 지구에 도달해 물을 만드는 데 필요한 수소 등을 공급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콘드라이트 13종을 수집해 분석했더니 수소가 풍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의 구성 성분이 이와 같다면 바다에 존재하는 물의 3배를 제공할 수 있는 충분한 양의 수소가 초기 지구 형성 때부터 이미 있었다는 것이다. 또한 이 콘드라이트 속 수소와 중수소의 비율, 질소 동위원소의 구성을 분석한 결과 지구 맨틀 성분과 거의 일치하였다. 이를 토대로 지구 물의 95%는 초기 지구가 형성될 때 이미 원재료를 갖고 있었고 5% 정도만 물이 많은 혜성이나 운석이 떨어지며 유입됐다고 추정했다.


점차적으로 지표면의 온도는 점점 낮아졌고 지표면의 온도가 물의 임계온도인 374℃ 아래로 떨어지면서 수증기가 비로 내리기 시작했다. 지구가 생성된 지 약 1억년 후에 이르러서야 뜨거운 원시바다가 등장하고 점차적으로 바다의 온도는 낮아졌다.


2021년 초 애리조나 주립대학 연구진은 지구 곳곳 깊숙이 있는 기묘한 암석 덩어리들은 행성 ‘테이아’의 파편일 수 있다는 새로운 이론을 주장했다. 이들 덩어리는 밀도가 높아 주위의 암석과는 화학적으로 다르다. 테이아의 맨틀은 지구의 맨틀보다 밀도가 높아서 지구 깊숙이 가라앉았다. 이들 덩어리는 높이 1000㎞, 폭 몇 천㎞로 지구 맨틀 안에서 가장 큰 단일 물체를 구성한다. 이 암석들은 지구 맨틀에 있는 것보다 최대 3.5% 더 밀도가 높아 점성이 있는 맨틀을 통해 가라앉았을 수 있다.

https://www.hou.usra.edu/meetings/lpsc2021/pdf/1980.pdf


지구 역사에서 새로운 분석에 따르면, 모든 지구는 한때 땅이 거의 없거나 전혀 없는 광대한 바다에 잠겨 있었고 지구는 물속에 잠긴 축축한 우주 암석이었다. 2121년 3월 하버드 대학 등 연구진은 시간이 흐르면 맨틀 깊숙한 곳의 광물들이 수십억 년에 걸쳐 천천히 고대 지구의 대양을 흡수하였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지하 깊은 곳에서 많은 양의 물이 산소와 수소 원자로 구성된 수산기(水酸基) 화합물의 형태로 저장된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물은 화산작용에 의해 만들어진 감람석이 고압을 받아 생성된 수성 와즐리이트(wadsleyite), 링우드라이트(ringwoodite)에 저장됐다. 현재 맨틀의 저수량은 현재 지구 해양의 1.86배에서 4.41배이며 중간 값은 2.29배이다. 35억 년 전쯤 지구에서 생명체가 어디에서 출현했느냐와 같은 질문과도 관련이 된다. 그런데 당시 지구 전체가 바다에 잠겨있었다면 바다에서 생명이 탄생한 것이다. 이번 발견이 동시에 외계 생명체를 찾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화성에서도 한 때 물이 많았고 지금은 화성 밑에 있을 것이란 연구와도 관련이 된다. 지금은 물이 없는 행성이라도 한 때는 물이 많았고 생명이 살았을 수도 있음을 암시한다. 또한 지구가 언젠가는 물이 없는 행성이 될지도 모른다.

https://agupubs.onlinelibrary.wiley.com/doi/full/10.1029/2020AV00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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