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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하기 싫은 이유 vs. 운동안하면 식욕증가하는 이유


사실 어떤 사람은 움직이는 것을 싫어하고 어떤 사람은 밖에 나가는 것을 좋아한다. 이렇게 능동적인 사람과 수동적인 활동에 영향을 주는 유전자도 있다. ‘엉덩이가 무거운’ 정적인 사람과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사람은 선천적이다. 



운동을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은 후천적인 요인도 있다. 그 중에 하나가 장내미생물이다. 예를 들어 쥐는 장내미생물 분포에 따라 운동량도 다르다. 특정 장내미생물을 가진 쥐는 운동할 때 쾌감을 느끼게 하는 도파민이 더 많아 나와 운동을 더 많이 한다. 이렇게 운동을 많이 하는 쥐는 운동을 하며 느끼는 쾌감인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를 더 많이 경험한다. 쥐에게서 이 장내미생물을 없애자 운동 활동이 반으로 줄었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2-05525-z


아직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사람에게도 비슷한 장과 뇌 사이 연결 고리가 있을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운동을 좋아하고 어떤 사람을 싫어하는 것이 장내미생물에 의한 영향일 수 있다. 이러한 장내미생물은 분명 유익한 균이다. 따라서 어떤 음식을 먹느냐가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가공식품 등은 해로운 균을 늘리며 자연식품은 유익한 장내미생물을 늘린다. 음식과 장내미생물 그리고 다이어트에 대해서는 후에 상세하게 설명할 것이다.


더 강력한 후천적인 요인은 그 사람이 하는 운동의 정도이다. 고강도 운동을 하면 할수록 수동적인 사람의 유전자가 변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운동하면 더 활동적인 사람이 된다. 즉 체질이 바뀐다. 특히 청소년기에 운동을 많이 하면 성인이 돼서도 운동량이 많다. 우리나라 같이 입시에 시달리면서 운동을 하지 않고 자라면 성인이 돼서도 운동을 하지 않는다. 선진국에 가보면 어디서든 달리기 하는 사람을 쉽게 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것도 그런 요인일 수 있다.


운동을 꾸준히 하면 자기조절 능력이 좋아진다. 운동하여 체지방이 감소하면 특정한 회백질 크기가 커져 음식에 대한 절제력도 강해진다. 체질량지수가 높고 허리둘레가 넓어 비만일수록 뇌 회백질 부피가 작다. 비만이나 과체중인 사람은 대체로 식탐이 강하고 먹는 양을 조절하지 못한다. 뇌 안의 회백질이 적어 참을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살이 쪄서 복부지방이 많아지면 다시 회백질이 적어져서 자기조절 능력이 더욱 떨어지고 식욕을 조절하지 못해 더 많이 먹고 더 살이 찌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따라서 운동하여 복부지방을 줄이면 회백질이 많아져 식욕을 잘 조절할 수 있고 덜 먹어 복부지방이 줄어들고 다시 회백질이 많아지는 선순환된다. 또한 회백질이 클수록 이성적이어서 맛보다는 건강에 좋은 음식을 가려 먹는다. 이러한 효과를 얻으려면 운동으로 빠진 살을 잘 유지하여야 한다. 며칠 빠졌다고 바로 회백질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운동하면 당장은 식욕을 당기지만 ‘장기적으로는’ 식욕을 조절할 수 있고 식탐도 없어진다. 과식이라는 ‘중독’을 근본적으로 고치려면 과식으로 인한 쾌감을 운동에 의한 쾌감으로 바꾸어야 한다. 운동하면 도파민 분비가 늘어나고 운동으로 인한 쾌감도 커진다. 따라서 음식을 먹어 느끼는 쾌감을 대체하여 과식을 억제할 수 있다. 또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식탐이 생기지만 하루 30분 정도의 가벼운 운동이 스트레스를 해소해준다. 그러나 뇌를 바꾸는 일은 긴 시간 동안의 노력이 필요하다. 몇 달 또는 1~2년 운동으로 체질이 바뀌지 않는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더 바꾸기 힘들므로 성인은 더 큰 노력을 하여야 한다. 긴 기간에 걸쳐 바뀐 체질은 이후 안정적으로 체중을 유지하게 해준다. 운동을 꾸준히 하면 체질이 바뀌고 뇌도 달라지면서 식욕이 조절되니 사실 운동은 만병통치약이나 다름이 없다. 운동하면 인지기능도 좋아진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널리 밝혀진 사실이다. 운동으로 살을 빼고 싶다면 체중계를 보지 말고 체력과 지구력을 키우는 쪽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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