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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애들 운동 좀 시키세요

이글은 2022년 출간한 <미래형 인재 자녀교육>을 업데이트 한 것입니다.



우리나라 청소년의 약 20%가 비만이고 15%가 고혈압이다. 비만한 청소년은 20~30대에 고혈압과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크고 나이가 들수록 높아져서 30배까지 늘어난다. 또한 청소년기에 비만이면 학교 성적도 평균적으로 좋지 않다. 특히 아이가 비만인 기간이 길수록 성적에 나쁜 영향을 준다. 비만으로 뇌의 발달이 늦을 수도 있고, 따돌림이나 차별을 당해서 그럴 수 있다. 사실 청소년 비만은 성적 저하의 원인이기도 하지만 학업으로 인한 스트레스의 결과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청소년은 운동 부족, 학업 스트레스로 인한 과식과 가공식품과 인스턴트 중심의 식사로 비만이 될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여있다. 운동과 야외활동이 건강과 체중조절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학업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 입증되었지만 이를 청소년 교육에 실천하는 사례는 드물다.


운동을 할 때는 힘들지만 기분이 상쾌해지고 머리도 맑아지고 건강도 좋아지는 것을 느낀다. 인간이 움직이는 생물 즉 ‘동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잘 뛰고 체력이 좋은 개체가 살아남으면서 진화를 이루었을 테니 그 후손인 우리 인간에게도 운동은 본질적인 특성이다. 또한, 운동능력과 인지 능력은 어느 정도 관련성도 있었을 것이다. 일본 쓰쿠바대학 연구진에 의하면, 조깅을 단 10분만 운동해도 머리가 좋아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단 한 명의 ‘학술’ 노벨상이 나오지 않았지만 쓰쿠바대학은 3명의 노벨상 수상자가 나온 대학이다. 솔직하게 말하면 입시에만 관심 있고 교육내용과 교육의 질에는 관심이 없는 사회풍조에서 노벨상이 나오면 기적일지도 모른다. 중·고등학교에서 교양교육을 강화시키면 즉각 학부모의 반발로 이어질 것이다. 대학에 들어가는 것만이 중요한 사회이다.


운동이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아직은 완전하게 규명하지 못했지만 기존 연구 결과를 종합해 볼 때, 운동이 인지기능과 학습능력에 유익하다는 점은 명확하다. 동일한 유전자를 공유한 쌍둥이도 다리 근력이 좋은 사람이 뇌 부피가 크고 사고력, 학습과 기억력이 좋다. 인간뿐만 아니라 동물도 마찬가지이다.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운동을 하면 뉴런이 생성되고 기억력을 개선시킨다는 것이 밝혀졌다. 심지어 운동을 한 쥐 혈액의 혈장을 운동하지 않은 쥐에 주입해도 뇌세포 생성이 증가하고 인지 기능이 향상된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2022년 미국 다트머스대학 연구진은 운동을 하면 기억력을 비롯한 두뇌가 좋아진다는 연구를 발표하였다. 운동량이 많은 사람일수록 기억력 등 인기기능이 좋아진다는 것이다. 인지 기능이란 뇌에 정보를 저장하고 저장된 정보를 꺼내 사용하는 모든 행위, 즉 기억하고 생각하고 판단하고 실행하는 능력을 말한다. 운동을 하면 뇌에 염증이 덜 생기고 시냅스 연결이 강화되어 인지기능에 좋다.


심지어 운동은 장내미생물과도 관련된다. 운동을 하고 싶게 하고 운동을 잘 하게 만드는 장내 미생물 두 개가 발견됐다. 이 미생물이 분비를 촉진하는 대사물질인 지방산 아미드가 운동 욕구와 능력을 향상시킨다. 장내 미생물에 의해 신체활동이 서로 이익을 주도록 진화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식습관도 운동과 관련된다는 것이다. 식습관이 좋아야 유익한 장내미생물이 늘어나고 운동능력도 향상되면서 지적 능력도 좋아진다는 의미이다.


꾸준한 운동을 통해 심폐 지구력을 유지한 사람들은 두뇌기능을 비교적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다. 심폐기능이 좋아 잘 달리는 사람은 20년 이상이 지나도 다른 사람들보다 인지 능력이 더 좋다. 또한, 꾸준히 운동을 하여 심폐기능을 잘 유지할수록 인지 능력이 잘 유지되었다.


이 같은 결과는 흡연과 당뇨 등 다른 요인을 감안해도 같은 결과가 나온다. 이는 심폐기능을 키운 사람과 젊을 때부터 꾸준히 운동을 한 사람은 건강한 뇌를 유지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여러 연구에서도 심혈관 건강과 두뇌 건강 간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심폐기능은 신체가 두뇌로의 혈액 공급을 얼마나 잘할 수 있느냐를 보여 주는 지표이기 때문에 운동 지속 능력은 두뇌의 기능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심장병은 뇌졸중, 알츠하이머, 치매를 포함한 뇌질환의 원인이 되고 인지 기능을 떨어뜨린다. 유산소 운동이나 근력을 강화하는 운동을 하고 소고기 같은 ‘붉은색’ 고기 섭취를 줄이고 야채와 과일 섭취를 늘린 사람들은 심장 건강이 좋고 인지기능도 나아지지는 것은 많은 사람에게서 나타난다. 운동을 하면 뇌에서 새로운 신경 세포가 생성되고 뇌가 깨끗하게 돼 인지 기능이 향상된다.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에서는 염증을 유발하는 요인을 제거하여 새로운 신경 세포가 번성하도록 하고 인지 능력을 향상시킨다. 격한 운동을 하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엔돌핀’ 호르몬이 나오기 때문이다. 또한 운동할 때 나와서 ‘운동’ 호르몬으로 불리는 이리신(irisin)은 인지능력을 향상시키고 알츠하이머병을 예방한다. 알츠하이머 환자의 경우 해마에 있는 이리신이 적다.


2000년대 초 동물을 운동을 하게 하면 신경세포가 새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사람도 3개월만 운동을 해도 새로운 신경세포가 만들어지는 것이 확인되었다. 특히 심혈관계가 좋아진 사람이 신경세포도 많이 생긴 것으로 밝혀졌다. 운동을 하면 학습과 기억을 관장하는 뇌의 해마(정확히는 ‘치상회’)에서 새로운 신경세포가 생성된다. 운동을 하면 인간의 지적 활동을 담당하는 전두엽이 커지고 뇌의 기능이 좋아진다. 운동을 하고 난 후 인지능력도 좋아진다. 운동은 결코 육체를 단련시킨뿐만 아니라 뇌와 정신을 향상시킨다는 연구결과이다. 청소년도 유산소 운동을 통해 심장박동수가 증가하면 신경세포성장인자 단백질(Brain Growth Factor) 혈중 수치가 증가하여 뇌 세포의 기능을 강화시키고 성장을 촉진한다. 뇌세포의 기능을 강화하고 장기기억도 강화한다. 그리고 다양한 경로를 통해 각성도와 집중력, 의욕을 고취시킨다. 운동 후에 학습을 하면 뇌세포 간의 연결이 잘 이루어져 학습능력이 향상된다. 특히 어려운 과목일수록 더 효과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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