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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근수 Mar 06. 2023

와인을 즐길 수 있는 것은 빙하기 덕분

홍적세는 플라이스토세(Pleistocene)라고 하며 기원전 약 258만 년 전부터 기원전 1만 년까지의 지질 시대이다. 마지막 빙하기는 약 10만 년 전부터 지속되었다. 빙하기 말기인 2만 년 전에는 빙하가 절정에 이르러 당시 해수면은 오늘날보다 100m 이상 아래에 있었고 아시아와 북미 대륙이 붙어 있었다. 2만 년 전부터는 기후가 온화해지고 빙하가 빠른 속도로 퇴각하였다.


홍적세 시대 마지막 빙하기 동안 혹독한 기후로 야생 포도가 살기 힘들었다. 이에 따라 기원전 9천 년경 서아시아 지역과 코카서스 지역 두 곳에서 포도나무를 재배한 것으로 추정한다. 당시는 급변하는 환경에 적응하면서 농경 생활을 시작한 시기다. 포도나무 재배가 농업의 출현과 궤를 같이 하고 있는 셈이다. 서아시아 지역 중 이스라엘 야생 포도나무(Syl -E1)가 모든 재배 포도나무 그룹의 근원으로 밝혀졌다. 이 초기 포도나무 품종이 인간의 이주 경로를 따라 동유럽과 서유럽으로 퍼져나갔다. 밀, 보리, 콩과 식물 등 일년생 작물은 기원전 약 8천 년에 작물재배가 됐고 다 년생 작물은 수천 년 후 됐다는 일반적 견해에 반한다. 이러한 전환이 동시에 일어났음을 밝혀냈다. 오늘날 코카서스의 조지아는 와인의 원산지로 남아있다. 이스라엘에서 탄생한 유대교 기독교는 포도주를 종교적인 목적으로 마신다. 빙하기가 가져온 풍습이고 역사이다. 우리나라 산에는 머루가 산다. 시큼한 맛으로 포도와 맛이 비슷하다. 머루도 포도의 일종이다. 야생포도는 여전히 살아남았다. 우리가 와인과 포도를 즐기게 된 것은 빙하기의 추위가 원인이 되었다.

https://www.science.org/doi/10.1126/science.add8655


기원전 1만 년경에 오늘날의 따뜻한 간빙기인 홀로세가 도래하였다. 지구는 기원 전 약 1만 년경에 대빙하기가 끝날 무렵 상당히 빠른 속도로 더워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천년 가까이 지속된 신(新) 드라이어스기(Younger Dryas, 기원전 10,900~9,700년)라는 추운 겨울이 갑자기 찾아왔다. 


천년 동안의 맹공격이 끝난 후에는 온도가 다시 올라갔다. 20년 동안에 7도나 올라갔다. 그리 굉장한 변화가 아닌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스칸디나비아의 기후가 20년 만에 지중해의 기후로 바뀌어버린 것과 같은 엄청난 변화였다. 지역적으로는 더욱 심한 변화가 있었던 것도 있었다. 그린란드의 얼음 시추공에 따르면, 그곳의 온도는 10년 사이에 15도나 바뀌어서 강수양상과 식물의 성장조건이 극적으로 변했다. 인구가 많지 않았던 지구를 뒤흔들어놓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오늘날 그런 변화가 일어난다면 그 결과는 상상을 넘어설 것이다. 더욱 두려운 사실은 어떤 자연현상 때문에 지구의 온도가 그렇게 급속하게 바뀌었는지를 모른다는 것이다. 물론 그 원인에 대한 논란은 있다.


기원전 9천5백 년경부터는 간빙기로 대체로 따뜻해졌고, 인간 역사는 따뜻해진 간빙기와 함께 개화하였다. 기후가 따뜻해지면서 북아메리카, 북유럽과 스칸디나비아 및 동부 시베리아 전체를 덮고 있던 빙하가 물러났다. 유럽과 아시아에서 기원전 2만년 경에 시작된 후 기원전 3천년 경에 오늘날의 모습을 갖게 된 빙하의 마지막 퇴각은 빙하지대를 숲으로 대체하였고 그 경계를 따라 툰드라가 형성되었다. 빙하기(ice age)와 간빙기(interglacial)가 되풀이되던 기원전 약 1만 년경에 북부 유럽과 북부 아메리카 대륙을 덮고 있던 빙하가 후퇴하고 마지막 빙하기가 끝났다. 마지막 빙하기가 끝나면서 현생 인류의 시대인 현세(홀로세)가 시작되었고 구석기 시대가 끝나고 중석기 시대가 시작되었다.


이렇게 마지막 빙하기의 중석기시대(기원전 10,000년경에 시작)는 과도기로서, 빙하가 소멸하면서 해면을 상승시키고 이에 따라 자연환경이 변화되어 점차 유목생활에서 촌락생활로 바뀌게 되었다. 빙하가 물러가면서 생긴 삼림지대에서 동물을 뒤쫓고 구석기시대의 창과 칼을 계속하여 쓰던 유목생활의 사냥꾼들은 점차 감소했으며 대신에 정착부족이 늘어났다. 결국은 농업과 사축사육이 시작하여 사냥과 채집에 의존한 생활은 점차 축소되기 시작했다.


2012년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교 리처드 여키스 교수팀은 이스라엘 서부에서 출토된 양날 도끼 40점의 용도를 분석해 당시 기후를 파악했다고 발표했다. 이 도끼로 큰 나무를 베고 숲을 평지로 만든 뒤 목축지로 활용했음을 근거로 기원전 약 6~4천 년경에는 습한 기후였다고 추정했다. 기원전 약 4천 년경부터 건조하게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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