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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인문사회

한국사회의 불행 제탓입니다

1960~1970년대 이후 우리나라의 국민소득은 꾸준히 성장하였고,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출산율, 이혼율, 자살률, 부패지수 등과 같은 사회지표에서는 중하위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지표들은 OECD 국가군에서는 바닥에 가까운 한국의 행복 관련 지수들에 여실히 반영돼 있다.


미국 여론조사기관인 갤럽은 2015년 143개국을 대상으로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순위를 조사해 발표했다. 한국은 2013년보다 24계단 떨어진 118위였다. 사실상 최하위이다. 반면 2022년「유엔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대만은 중동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꼽혔다. 대만의 행복지수는 6.512점으로 전체 146개국 중 26위였다. 중국 72위, 일본 54위, 한국 59위이다. 행복을 측정하는 지표로 1인당 국내총생산(GDP, 구매력평가 기준), 사회적 지지(문제가 생겼을 때 도움을 줄 사람 여부), 기대수명, 삶에서의 선택 자유, 관용(지난 한 달 동안 기부 여부), 부패 인식(부패가 만연하다고 생각하는지 여부) 6가지를 이용한다. 따라서 사람들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행복이 제대로 반영된 수치는 아니다. 그래도 한국은 행복지수가 크게 떨어져 순위가 내려간 반면 대만은 지수와 순위가 계속 상승세를 탔다.


2023년에도 한국의 행복 수준은 32개국 중 31위를 기록했다. ‘모든 상황을 고려할 때 행복하세요?’라는 질문에 ‘매우 행복하다’ ‘꽤 행복하다’고 답한 사람은 57%이다. 2013년 62%와 비교할 때 5%포인트나 낮아졌다. 32개국 평균인 73%에 크게 못 미쳤다. 한국보다 행복도가 낮은 곳은 헝가리 50%이다. 최상위로는 중국 91%, 사우디아라비아 86%, 네덜란드 85%, 인도 84%, 브라질 83%이다. 고소득 국가보다 남반구와 빈국의 행복도가 더 높다. 미국은 14위로 76%, 일본은 29위로 60%를 차지했다. 한국과 일본은 거의 비슷하다. 전 세계 사람은 공통적으로 ‘자녀와 배우자와의 관계’가 가장 중요했다. 반면 경제, 사회 및 정치 상황에 불만이 많았다.

https://www.ipsos.com/sites/default/files/ct/news/documents/2023-03/Ipsos%20Global%20Happiness%202023%20Report.pdf


우리나라 사회는 개인 이기주의뿐만 아니라 자기 식구를 우선시하는 가족 중심주의 같은 집단 이기주의가 강하다. 쉽게 말하면 우리끼리‘만’ 한평생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사회적 가치나 타자에 배려 같은 윤리를 경시하다보면 사람관계가 피곤해질 수밖에 없다. 저마다 이기적 행복(욕망)만을 추구하면 결국은 그 피곤함은 내게 돌아온다. 자기들만의 ‘행복’을 달성하려는 경쟁의 극대화와 이기주의는 결국 역으로 개인의 행복을 파괴시킨다. ‘우리끼리 한평생 만복을 누리며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 함께 한평생 만복을 누리며 살아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사회에 들어오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사회가 피곤한 것은 ‘내 탓’이라는 생각으로 모두가 실천하지 않는 한 더 많은 세월을 기다려야 할 것이다. 모두가 ‘네 탓’이라는 생각을 한다면 기다려도 소용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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