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출산율(가임 여성 1명당 평균 출생아 수)은 2022년 0.78명으로 2021년 기준 프랑스 1.83명, 미국 1.6명, 영국 1.56명, 독일 1.53명, 일본 1.3명과 비교하면 매우 낮다. 이는 전쟁이나 기아 같은 재난 시기에나 나타나는 수치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삶의 환경은 전쟁이나 기아에 버금가는 환경이라는 뜻이다. 쉽게 말해 전쟁이나 기아도 아닌데도 그만큼 살기 힘든 사회라는 뜻이다. 우리나라 사회는 무한경쟁, 과로와 일중독 사회이다.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까지의 삶이 그렇다.
한국 어린이의 행복지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 중 최악이다. 어린이날마다 나오는 이야기이다. 2011년 조사를 보면 우리나라 어린이와 청소년의 행복지수는 65.98점으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았다. 이는 1위 스페인(113.6점)보다는 47.6점, OECD평균(100점)에선 34점, 바로 위의 22위 헝가리(86.7점)와도 20점 이상의 차이이다. 지금도 더하면 더했지 좋아진 것은 없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이란 하루 종일 학교와 학원을 오가는 공부경쟁 속의 삶, 생리적인 잠이 부족한 피곤한 삶이다. 이렇다보니 우리나라 청소년 자살률은 2001년에서 2011년 사이 10년 간 청소년 자살 증가율은 57.2%에 달한다.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대학에 들어오면 좋아질 거라는 기대는 없다. 70년대와 80년대의 대학에서의 낭만은 신화이다. 오늘날의 대학생은 ‘오직 스펙’, 학점몰입과 취업경쟁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성공적으로 진출한다고 해도 오직 일만 기다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1위의 일중독 국가이다. 세계 1위의 대학입시 공부국가가 이젠 일로 연장되었다. 연간 근로시간이 2천316시간(2007년 기준)으로 OECD 회원국 중 독보적인 1위이다. 2위인 헝가리(1천986시간)보다 무려 300시간 이상 많은 압도적 1위다. OECD 평균은 1천768시간에 지나지 않는다. OECD평균보다 연간 거의 두 달 이상 더 일을 한 셈이다. 지금도 별 다른 것은 없다. 물론 이것이 작은 나라 한국이 이렇게 성장하게 된 기반이다. 하지만 영원히 이렇게 살 수는 없다.
2023년 가수 문빈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이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은 우리나라의 초 경쟁사회를 다룬 기사를 게재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수많은 젊은 케이팝 스타들이 세상을 떠났다. 이들은 10대의 어린 나이에 뽑혀 엄격한 통제 속에 생활하면서 혹독한 훈련을 받는다. 오직 ‘성공’이라는 환상만을 위하여 무엇을 하는지조차 모르고 살아간다. 연예계뿐만이 아니다. 모든 분야에서 초 경쟁이 일상이 되고 있다. 결국 자살률조차 세계 일등으로 올랐다. 자살률은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며, 40세 이하 사망 원인 가운데 자살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은 선진국 가운데 청년 자살률이 가장 높다.
세계 인구는 2070년 100억 명으로 정점에 도달할 수 있다. 선진국 인구는 줄지만 후진국 인구가 늘면서 미국, 유럽, 일본 대신 인도, 중국, 브라질, 인도네시아, 나이지리아 등이 경제 대국이 된다. 선진국은 노년 인구에 대한 복지 수요 증가에 따라 경제 역동성이 떨어지고 사회 안정성도 나빠진다. 우리도 예외가 아니다. 2006년 데이비드 콜먼 영국 옥스퍼드대 명예교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국가 중에서 인구소멸국가 제1호로 한국을 지목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도 한국은 3세대 안에 인구가 붕괴돼 지도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가세했다. 현재의 초저출산 추세가 이어진다면 인구는 2100년에는 반 토막이 되고 2300년에는 0이 된다. 물론 한국의 적정 인구 규모는 3000만~3500만 명이다. 따라서 인구감소가 나쁜 것만 아니다. 현재 인구는 과잉으로 살기가 힘든 수준이다. 하지만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희망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