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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과 커피의 과유불급


선술집에 들어서면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바로 취한다. 친한 친구가 권하는 술을 마시면 저절로 말이 많아진다. 선술집은 목로주점이라고도 한다. 목로는 술잔을 올려놓는 널빤지 같은 것이다. 옛날을 떠올리는 풍경이다. 때로는 과음으로 언쟁을 벌이기도 하고 인사불성이 될 정도로 취하기도 한다. 그래서 인간이다. 한잔 술 쌓이다보면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은 이유를 저절로 깨닫는다. 여기까지는 과거의 낭만이다. 술을 마시면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렙틴 분비가 줄어드니 안주를 많이 먹게 된다. 식욕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이승이 좋아도 너무 좋은 살이 찌고 병이 나니 정말로 개똥밭에 구를 수 있다. 말이 많아지기 전에 떠야겠다. 나이가 들면 입은 닫고 살아야 들을 수 있다.


한겨울의 매서운 추위 속 뜨거운 커피는 몸을 녹인다. 더운 여름 차갑고 쓴 커피는 가슴시리다. 잠자고 일어나 맑은 정신으로 쓴 커피와 책은 황금조합이다. 머리가 맑아진다. 때로는 점심 먹고 마시는 믹스 커피가 댕긴다. 참 이상한 것은 산행 가서 산속에서 마시는 커피는 맛이 없다. 커피는 마음(뇌)을 위한 양식인가보다. 또한 몸의 양식이기도 하다.


카페인은 대사를 높이고 지방 연소를 촉진하며 식욕을 억제한다. 하루 100mg 먹으면 100kcal 에너지가 더 소모된다. 몸에 카페인 수치가 높으면 체질량지수 및 체지방률은 물론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도가 낮다. 커피나 녹차에 포함된 카페인은 지방 축적을 억제해주어 체중조절에도 좋다. 

https://bmjmedicine.bmj.com/content/2/1/1


인간뿐만 아니라 동물도 살이 빠진다. 쥐도 카페인을 먹으면 지방이 줄고 날씬해진다.


뭐든지 과유불급이다. 그렇다고 커피를 많이 마시면 골관절염(osteoarthritis)과 관절증(arthropathy)에 좋지 않고 살도 찔 수 있다. 적당한 양의 커피는 대체로 안전하지만 습관적으로 커피를 너무 많이 마시면 통증과 질병위험이 커진다.


과유불급은 유교, 중도는 불교, 중용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언어이다. 정치에서 진영논리에 대비되는 말로 중도가 있다. 어느 사회나 진영논리에 치우치지 않는 사람은 반을 이루고 대체로 침묵하는 사람들이다. 침묵하는 사람들, 과유불급, 중도와 중용이 도도히 흐른다는 것을 모른다. 누구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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