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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인간복제 어디까지 왔을까 ‘대체’ 왜 할까


1996년 영국에서 복제양 돌리가 태어났다. 당시 엄청난 뉴스였다. 인간이 생명을 복제하여 새로운 생명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영장류도 복제가 가능하다. 2018년 중국 과학자들이 세계 최초로 원숭이를 복제했다. 정자와 난자 없이 원숭이 줄기세포로 만들었다. 


2023년에 생쥐 수컷세포로 생존 가능한 난자를 만들어 생쥐가 탄생했다. XY 염색체 조합을 가진 수컷의 피부 세포를 XX염색체를 지닌 난자로 전환하였다. 이렇게 만들어진 배아를 대리모 쥐에 이식하여 새끼가 태어났다. 출산성공률은 1%로 낮았지만 새끼 쥐들은 건강해 보였고, 정상적인 수명을 누렸으며 새끼도 낳았다. 인간에 적용하는 것은 더 어렵지만 피부세포에서 생존이 가능한 난자를 만들 가능성이 커졌다.


유전자가 같은 복제 인간을 만드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이론적으로는 복제하려는 사람 피부세포를 떼어낸 뒤 핵을 제거한 난자와 융합시킨다. 이렇게 만든 수정란을 자궁에 착상시킨 뒤 열 달이 지나서 태어난다면 피부 세포를 제공한 사람과 유전자가 일치한 복제 인간이 태어나게 된다. 2014년 차병원이 30대와 70대 남성의 피부세포를 핵을 제거한 난자와 결합시켜 수정란을 만든 뒤 이를 배아로 분화시켜 줄기세포를 얻는 데 성공했다. 이론대로라면 이 수정란을 자궁에 착상시켜 10개월 후 복제인간이 태어나지만 정말 착상하여 자궁에서 잘 자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못한다. 실제로는 어렵다. 핵 치환 방법을 이용해 수정란을 만들고 이를 분화시키는 기술이 상당히 까다롭다. 포유류에서 영장류 그리고 인간으로 갈수록 핵 치환이 잘 되지 않는다. 성공 확률 또한 극도로 낮아진다. 태아처럼 막 태어난 세포는 핵 치환법을 이용해 복제가 수월하지만 다 자란 성인 세포를 이용하면 잘 되던 과정도 갑자기 막혀버린다. 아직 과학자들은 그 이유를 명확하게 알고 있지 않다.


자신의 부모와 똑같이 ‘아이’가 태어나 살아간다면 인류역사상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인간관계가 생긴다. 시간에 따라 출생한 순서로 친족관계가 형성되지 않으니 말이다. 자연의 순리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자연계에는 유성생식을 하는 동물이 환경이 변하면 단성생식으로 새끼를 낳는 일이 이미 많이 존재한다. 자연의 순리라는 말은 오류이다. 


DNA 합성법을 이용하면 전혀 새로운 인간을 만들어낼 수 있다. 2016년 조지 처치(George Church) 하버드대학 교수가 제안한 ‘제2인간 게놈 프로젝트’가 바로 그것이다. DNA 합성은 A·G·C·T 등 염기서열을 기계에 넣어 만든 뒤 이어 붙이는 방식을 활용한다. 이미 2016년에 DNA 합성법을 이용해 염기쌍 53만1000개를 가진 인공 미생물을 만들기도 했다. 이론적으로 이 방법을 이용하면 운동 능력이나 지능에 영향을 미치는 염기서열을 인위적으로 붙여 더 뛰어난 인간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인간 세포는 복잡하고, DNA를 둘러싼 단백질 등도 현재 기술로는 만들기 어렵다. 또한 윤리적인 반대로 어렵다. 따라서 특정 장기만을 만드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유전자를 조작한 동물의 수정란에 인간 줄기세포를 넣어 특정 장기나 세포로 자라게 한 뒤 이를 인간에게 다시 이식하는 방식에 대한 연구도 시작됐다.


2021년 인간의 피부세포를 실험실에서 배양해 인간 배반포 배아와 유사한 입체 구조로 만들었다. 또한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실험실에서 키워 배반포 유사체를 만들었다. 다 자란 세포를 발생 초기 상태로 만든 유도만능줄기세포와 실제 수정란에서 추출한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했다.


생명윤리학계는 2021년 5월 배아 연구를 위한 윤리 가이드라인을 완화했다. 유전자 편집, 미토콘드리아 대체 등을 포함해 일부 실험에서 전문가의 검토와 각국의 생명윤리 지침에 따라 인간 배아를 실험실에서 배양하는 기간을 14일 이상으로 완화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런 가운데 2023년 14일을 약간 넘은 배양에 성공했다는 연구가 나왔다. 이 연구진은 2022년 줄기세포로 생쥐 인공 배아를 만드는 데 성공했었다. 인간 배아와 동일한 인공 배아를 만들 수 있다면, 인간 발달의 여러 비밀을 밝혀낼 수 있다. 또한 유전 질환 연구 등에도 큰 진전을 보일 수 있다.

https://www.biorxiv.org/content/10.1101/2023.06.15.545082v1


인간복제는 심리적으로 거부감이 들고 윤리문제도 심각하게 제기된다. 그럼에도 과학계는 계속 연구를 하고 있다. 


러시아의 ‘크리오러스(KrioRus)’는 미국의 ‘알코르생명연장재단’과 함께 가장 규모가 큰 인체 냉동 보관 기업이다. 2018년 ‘크리오아시아(KrioAsia)’가 한국에도 진출했다. 이 회사에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반려 동물 체세포 보관서비스와 강아지 복제 사업도 한다. 반려 동물을 자식처럼 애지중지 키우는 사람들에게 희소식이다. 키우던 반려 동물이 죽으면 상실감(Pet Loss Syndrome)이 크다. 2021년에 세 사람이 반려견의 복제를 했다. 


이런 연구를 하는 것은 인간의 기원이나 본질을 알고자 하는 과학자들의 노력의 일환이다. 또 다른 문제는 유전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스티븐 호킹이다. 물론 지구상에 수많은 사람들이 유전병으로 고통 받고 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유전병 치료에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


스티븐 호킹은 1988년『시간의 역사』를 출간할 때만해도 신의 존재를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유신론적인 과학자였다. 그런 그가 70세 문턱에서 자신의 병인 루게릭병을 견뎌내는 데 한계에 이르렀는지 신을 부정하는 태도를 보였다. 가톨릭의 성녀 테레사 수녀도 비슷한 태도를 보였었다. 자신이 돌보는 선량한 노약자와 중환자들이 간절한 기도와 간호에도 불구하고 처참한 최후를 맞는 것을 너무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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