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개입이나 강요는 자녀에게 독이 된다
【자녀에 대한 사랑과 관심은 자녀들이 자주적 독립적으로 커 가는데 방해가 되지 않도록 과도한 개입이나 강요 등 그 선을 넘지 않게 절제한다】
어느 부모가 자녀를 사랑하지 않고, 관심이 없겠습니까?
그런데 많은 부모들은 한도 이상으로 자녀를 사랑합니다.
자녀 사랑에도 한도가 있고, 지나치면 오히려 자녀에게 독이 된다는 사실을 모른 채 사랑을 무한정 퍼 붓습니다.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부모는 자녀에게 과도한 사랑을 주느라 힘들고, 자녀는 넘치는 사랑에 숨막혀 죽습니다. 그리고 그런 상황이 일정 시간 지나게 되면 자녀는 더 이상 자기독립적인 삶을 사는 기회를 놓쳐 버리게 됩니다.
부모들이 왜 자식을 과도하게 사랑하고, 관심을 갖는지?
지금 부모세대들은 어린시절 바쁘고 여유가 없는 그들의 부모들로부터 제대로 사랑과 관심을 못 받고 자란 세대들이 많습니다.
당연히 자신들이 받지 못한 것을 자녀들에게 주려고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런데 그 결과가 좋지 못하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제가 하는 말을 새겨 들어야 합니다.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사랑과 관심을 주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문제는 부모들이 자식을 사랑하는 방법이 문제입니다.
대다수 부모들은 ‘어릴때부터 영어유치원, 학원을 보내 공부시키고, 좋은 옷을 입혀주고, 먹고 싶은 것 다 사주는 것이 자식사랑의 전부다’고 생각하고 심지어 어떤 부모는 경제적 무리를 해서 해외유학 등 자식 공부에 올인하면서 “우리부모들은 모든 것을 해주기 때문에, 자식들이 보답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고 은연중에 강요한다.
자녀들은 이런 give-and-take 방식의 사랑과 관심은 부담스러워하고, 원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부모들은 자녀의 의사와 관계없이 일방적으로 물적 인적 지원을 쏟아붇는다.
자녀들이 로봇이나 모르모토가 아닌데도 말이다. 어떤 부모들은 자녀가 선천적으로 예체능에 소질이 있는데도 자녀의 의견을 무시한 채 공부하라고 다그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솔직히 예체능에 천부적 소질이 있는 자녀는 그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자녀들이 모두 태어나면서부터 모두 공부에 재질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많은 부모들이 착각하는 사실이 하나 있다. 공부는 어릴때부터 시키면 된다고 한다. 그러나, 공부도 재질이고, 공부 재능이 없는 자녀를 아무리 시킨다 해도 고학년으로 올라 갈수록 절대 일정수준을 넘어서지 못한다.
타고난 공부 천재는 따로 있다고들 한다. 어릴 때 학원 막 보내서, 학원에서 문제푸는 편법만 익혀서 중학교까지는 어느정도 수준까지 공부를 잘 할 수 있지만, 고등학교 고학년 올라가면 한계상황에 부딪히게 된다.
그때는 자녀와 부모 모두 힘든 상황이 된다. 부모는 어릴 때 공부를 곧 잘 했는데, 사춘기라서 공부를 하지 않으려 한다고 걱정하면서도 자녀에게 정신차려서 어릴때처럼 공부하라고 다그친다.
그러나 자녀는 제 자신의 능력과 재질을 안다. 부모가 아무리 채찍질 해도 더 이상 성적을 올릴 수 없다는 사실을 알지만 기대가 큰 부모에게 자기 속사정을 말할 수 없다. 혼자 끙끙 앓거나 친구에게 말하기도 한다.
그 이후로는 부모-자식간 관계가 소원해지고 대화가 단절된다. 부모는 부모대로, 자식은 자식대로 화가 나고, 서로를 불신하게 된다.
참 안타깝고 눈물 겨운 상황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친하고 서로를 위해주는 관계가 되어야 하는 부모-자식간이 철천지 원수가 되어서야 되겠는가?
이것은 자식보다는 부모에게 큰 잘못이 있다.
부모들이 자녀들의 의견과 생각을 수시 공유하고, 토론해야 하는데도, 바쁘다는 핑계로 외향적인 물적 지원에만 신경을 쓰다 보니, 자식이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고민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개,고양이 등 애완동물은 자기에게 먹을 것 주고, 애정을 주는 주인에게 무조건 충성한다. 그러나 자녀는 애완동물이 아니다. 인격체로 자기 삶을 스스로 개척하고, 나중에 성공/실패에 대해서도 책임을 지는 인간이다.
그런 인간에게 내가 낳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일방적인 지시를 하고, 의견이나 생각을 공유하지 않는 것은 큰 문제다.
자녀가 어릴때는 자아가 형성되지 않고, 항거력이 없기에 부모 말이 맞던지 틀리든지간에 별다른 반항없이 따른다.
그러나, 자아가 형성되기 시작하는 중고등학생 이후에는 자기주장이 있고, 생각이 있다. 그런데 부모가 자기 말을 들어주지 않으면, 자녀들도 부모 말을 듣지 않는다.
자녀를 키워 본 경험상, 자녀는 부모의 사랑보다 신뢰, 믿음을 더 소중히 생각한다. 좀 못하더라도 기다려주고 믿어주면 자녀는 좀 더디기는 하지만 언제가는 다 알아서 어떤 일을 해낸다.
사랑과 믿음, 둘중에 하나를 선택하라면 저는 부모-자식간 신뢰를 택하겠다.
부모의 기다림과 신뢰는 자녀들에게 가장 큰 힘이 된다. 그들이 학교나 사회에서 곤경에 처할때도 부모의 믿음은 가장 강력한 에너지원으로 작용한다.
이제부터 부모들은 자녀의 의견과 생각을 존중해주고, 그들이 시간을 갖고 해낼 때까지 기다려 줍시다.
모든 것은 시간이 해결해 준다고 믿읍시다. 부모-자녀 관계는 give-and-take가 아니라 give-and-give로 생각하고 기다리고 기다려 주는 것이 부모의 도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