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3 [엄마의 유산,숙제]

by 예원

아이야,

봄비가 내리는 5월에 엄마는 너에게 편지를 쓰고 있어.

오늘 아파서 학교를 못 간 너와 엄마는 서로의 봄비가 되어 함께 있단다.

네가 예전보다 더 자라서 그런지 엄마, 아빠의 봄비였던 시절이 우리는 그립단다.

지금 우리가 함께 할 수 있어서 감사해.


자라면 자랄수록 독립심도 함께 자라 스스로 주도하며 노력하는 너의 멋진 모습을 볼 때면 깜짝 놀라기도 하고 대견스럽단다.

엄마도 글을 쓰면서 오늘도 자라고 있는 너와 많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

우리는 함께 자라고 있단다.

요즈음 엄마는 글을 자연스럽게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해.

그래서 엄마의 일상에서도 수련을 하는 마음가짐과 태도로 엄마를 키우고 있단다.


그래서 저녁에서 아침으로, 아침에서 저녁으로 루틴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어.

엄마가 쓰는 ‘평화’라는 주제처럼 현재 일상 속에서도 평화를 위해 자연스럽게 생활화하려고 하고 있어. 먼저 너에게 편지를 쓰고 있는 이 글을 완성하기 위해서도 엄마만의 소신 있고 독립적인 방식의 수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보이고 보이지 않는 엄마만의 평화를 너에게 행복한 마음으로 들려주고 싶단다.


머리를 차갑게 하기 위해 몰입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엄마는 생각을 좀 더 잘하려고 몰입하고 있단다.

A4용지 두께의 한 장 차이가 무엇인지 알게 된 엄마란다.

종이 한 장의 두께는 매우 얇지만 그 안에는 우리의 상상보다 더 큰 우리도 알지 못하는 크고 비밀한 것이 있을 수도 있다고 믿어봐!!

머리는 차가워지고 가슴은 뜨거워지는 A4용지 한 장이 우리의 한계를 뛰어넘는 한걸음, 첫걸음일 수도 있단다.

하얀 도화지는 엄마에게 하루라는 창작의 선물이었고 글로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될 수 있었단다.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소명의식을 갖고 날마다 지혜를 구하며 쓰고 있단다. 그리고 귀하게 쓰임 받고 있다고 믿고 있단다.

그래서 평화는 엄마에게 아주 얇은 종이 한 장 차이라고 말하고 싶어.

엄마의 평화는 글을 쓰면서 더욱 알게 되었고 깨닫게 되었단다.


엄마는 엄마의 생각을 뛰어넘어야 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만 같아.

엄마는 엄마의 일상을 뛰어넘어야 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어.

더 넓은 세상으로 가기 위해 넘어야만 하는 나와의 시간,

그리고 나에게 오는 평화


“나는 이곳에서 오랫동안 가지지 못했던 명랑함과 안정감을 느끼면서 생활하고 있다.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고 이해하려고 하는 나의 수련, 눈빛을 흐리지 않게 하려는 나의 성실함, 모든 우쭐함에서 완전히 벗어나려는 나의 기분, 이러한 모든 것들이 도움이 되어서 남이 모르는 행복을 느끼게 해 준다. 매일같이 새롭고 진귀한 대상, 신선하고 웅대하면서도 신기한 풍경을 접함으로써 오랫동안 머릿속에 그리면서도 상상력으로는 도저히 포착할 수 없었던 통제된 전체가 발견된다.”(주 1)

앞으로 너의 모든 계절이 지금 계절처럼 푸르른 기억들로 가득한 삶을 보내길 엄마는 간절히 소망한단다.

엄마는 이 특별한 시간 속에서 귀하고 소중한 너를 그리며 편지를 쓰고 있단다.

엄마라는 이름을 명 받은 은혜로 사명감으로 너에게 고맙고 감사한 마음으로 편지를 쓰고 있어.

엄마가 맡은 바 사명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지혜와 능력이 덧입혀 지길 매일아침 소망한단다.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쓰다 보면 언젠가 읽을 너에게 엄마의 진심이 잘 전달될 거라 믿어.

너를 돌보고 양육하는 것을 잘하기 위해 엄마는 엄마를 더욱 잘 키우고 싶단다.


글쓰기로 예를 들면 글쓰기를 좋아하고 잠재력이 있는 어린아이가 있었어.

아이에게는 매일아침 하얀 도화지가 선물로 도착했단다.

하늘에서 보내주시는 선물이었지.

그 아이는 매일매일 새로운 아침을 맞이할 때마다 생각나는 글들을 도화지에 맘껏 글로 그리기 시작했어

글로 연주를 했고 글로 정원을 가꿨고 글로 요리를 했단다.

글로 새 날, 새 아침이 열릴 때마다 창작을 했단다.


“대가한테 수련하게 하시오.

예술의 본질은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지는 걸세. 위대한 거장이 있다면 우리는 그가 선배들의 장점을 잘 이용했고, 바로 이 점이 그를 위대하게 만들었다는 걸 알 수 있지.”(주 2)


그 아이의 잠재력을 알아본 부모님과 선생님들, 친구들, 이웃들은 그 아이의 재능을 키워주기 위해 각자의 방법으로 양육을 하기 시작했어

큰 그림으로 보면 그 아이를 키워내기 위해 한 마을이, 아니 우주가 움직인 거지!!

그 아이는 양육을 받으며 글을 쓰며 성장하게 된단다.

양육과정과 성장과정을 거치며 아이는 잘 자라서 어느덧 훈련이라는 과정에 들어가게 된단다. 그 힘들다던 훈련과정을 끝가지 잘 맞춰 통과하게 되지.

훈련을 잘 마친 아이는 어떻게 되었을까?


글과 삶에서도 양육, 성장, 훈련과정을 모두 통과한 아이는 소망했던 꿈에 더 가까이 다가가 있었단다.

그 아이는 새 아침을 맞이할 때 창작을 하며 하루를 창조했고 감사하며 사랑하려고 노력했단다. 어려울 때마다 성장했고 훈련기간 동안 아이의 내면은 더욱 아름다워졌지.

자연스럽게 아이는 모든 수련과정을 반복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단다.

수련을 군대에서 훈련하듯이 고통스럽고 힘든 게 아니라 우리가 매일매일 밥을 먹듯이 자연스럽고 맛있고 아름다운 것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했어.


아이는 어른이 되어서는 큰 그림을 보는 영안이 떠졌고 날마다 하늘을 보며 노래를 부르는 멋진 어른, 언제나 수련을 하는 성숙한 어른이 되었지.

결국 아이가 어른이 되었을 때 모든 수련 과정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져 꿈꾸던 삶을 살게 되었단다.


아이는 꿈을 향한 의지가 있었기에 인내할 수 있었고 기적처럼 천사들이 아이와 함께 했단다.

아이는 자랄수록 감사하고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고 삶에 각인이 되어 모래 위가 아닌 반석 위에 세워진 단단한 어른이 될 수 되었단다.



기본탄탄 탄탄대로

-정예원

미술 첫 수업, 첫 작품



울퉁불퉁한 선이

직선이 되고

직선이 그림이 된다.

그림은 작품이 되고

그림은 나만의 걸작품이 된다.

엄마는 배우고 싶었던 그림을 배우기 위해 집 근처 미술학원에 등록했단다.

첫 시간이라 긴장도 되었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즐겁게 배우고 왔단다.

꺄~~ 미술 첫 수업~

"미술을 배운 적이 있나요?"

"아니요. 학교 다닐 때 좋아했어요."


그림을 배울 때 기본 중의 기본이라는 직선 그리기부터 시작했어

4B 연필을 비스듬히 잡고 직선을 반복적으로 그리는 건데 아마 너도 미술시간에 해봤을 거야

처음에는 울퉁불퉁한 선이 그려지는데 보기와는 다르게 쉽지 않더라고.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호흡을 하며 정신 수양을 하듯 자세를 잡고 직선을 그렸단다.

왔다 갔다 반복적으로 선을 그리다 보니 어느샌가 엄마도 모르게 쨘!!! 직선이 계속 나오는 거야!!


마치 직물을 보는 듯했단다.

한 줄 한 줄 한 땀 한 땀~~~ 하얀 도화지위에서 반복, 훈련하며 직선으로 하얀 도화지를 까맣게 채우는 느낌으로 그렸단다.

직선을 그리는 동안 엄마의 정신도 반듯한 직선이 되어가듯이 하얀 도화지 앞에서 엄마는 겸손해졌단다.


배우다 보면 엄마의 직선이 작품으로 나오는 날이 올 거라 믿기에 기대가 돼!!

그리고 싶은 그림을 스케치하고 예쁜 빛깔로 채색하다 보면 엄마만의 작품이 나오겠지?

직선으로 그림을 그리고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기 위하여

엄마는 첫 수업을 기본 중의 기본!! 기본을 탄탄하게!! 직선 그리기 연습을 하고 있어.

수업 시간 내내 너무 재미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몰랐고 다음 수업도 기다려지고 기대가 된단다. 그리고 잘 배워서 엄마의 창작물을 너에게도 보여주고 싶어.



오늘도 나는 평화를 위하여 그림을 그리듯이 글을 쓴다.


너에게 엄마의 좋은 모습들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너에게 덕이 되고 앞으로 너의 길을 가는데 빛이 되면 좋겠다는 간절함이 있단다.

엄마가 엄마를 더 많이 사랑하려고 하는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네가 있어서란다.

너무나 소중한 너라서 엄마도 소중하고 우리 가족 모두가 소중한 거야.

그만큼 너는 귀하고 소중하단다.


엄마가 좋아하는 시공간에 있는듯한 차분한 시간들은 엄마에게 꿈을 꾸게 하고 가능성을 키워 주는 것만 같아서 나답게 빛나는 시간이야.

엄마만의 독립적인 시간에 주도적으로 창작하는 시간.

엄마가 좋아하는 시간 중 하나인 차분한 시간이 자연스럽게 엄마의 일상에 나타나길 바라. 자연스럽게 생각마다, 걸음마다, 말마다 그렇게 나타나길 소망한단다.


뜻이 무엇인지, 뜻을 구하는 태도일 때 상황을 보는 눈, 영안이 떠지는 것 같은 경험을 하게 된단다.

생각의 전환이 되고 마음에 에메랄드 빛 바다가 넘실대고 있는 듯한 은혜를 경험하게 된단다.

결국 추구하게 되는 것이 평화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단다.

아름다운 예복을 입은 자여!

너만의 시점이 아닌 더 커다란 우주적 시점으로 하루를 연주해 볼까?


너만의 고유한 하루,

너라는 존재가 고유하게 창조하는 하루가 시작되었어

자, 열려라! 창(創) 문!




1> 이탈리아 기행 1, 요한 볼프강 폰 괴테, 민음사

주 2> 괴테와의 대화 1, 요한 페터 에커만, 민음사





Gratefulness!!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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