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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로에 정 Sep 24. 2024

우리가 가진 것들에 대해 감사

#7

번개처럼 20분 정도 운전해 친구를 만나러 갔다. 항상 친구가 우리 동네로 오곤 했는데 요즘은 내가 가고 싶다. 친구에게 고마워서... 이 친구는 이랬다. 항상, 자주 내가 있는 곳으로 와주는 친구이다. 고마운 마음이 가득해진다.




친구야 고마워, 앞으론 나도 너 만나러 자주 갈게 



어느 교회 옆에 있는 소문난 맛집카페라며 가자고 한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꺅. 사랑하는 커피 향과 함께 아늑하고 정결한 분위기가 마음을 단정하게 한다.

우리는 시그니쳐 커피와 무화과 케이크를 먹으며 서로의 안부를 묻고 눈과 안색을 보며 살핀다.

커피와 케이크를 한입 맛보고 깜짝 놀란 내 포크는 멈추지 않고 있는 중이다.

"살이 더 빠졌는데?"

"나? 아니야~~ 몸무게는 같아. 얼굴부터 빠져서 그래"

내 얼굴이 저번보다 더 핼쑥해졌다며 그래도 피부는 광채가 난다고 해주는 친구가 고맙고 어딘지 모르게 헛헛했던 내 마음이 위로받는 거 같아 감사했다.


소중한 가족들과 친구, 이웃... 사는 게 바쁘다는 이유로 그동안 챙기지 못하고 무심했던 소중한 관계들이 떠오른다. 날이 밝아오면 생각나는 분들께 전화라도 드려봐야겠다.

내일은 누구를 만나러 갈까? 어디로 가볼까? 

요즈음 시작한 공부도 있어 스케줄 관리를 잘해봐야겠다.







친구와 헤어지고 집으로 오는 길에 여유가 생겨 드라이브도 더 할 겸 영종대교로 향했다.

붉게 노을 지는 하늘과 바다를 가로질러 다리를 건너는 기분이란? 바다를 더 오래 보고 싶어 일부러 천천히 달렸다.




이런 장소가 내 가까이 있음에 감사하다.


다리를 건너 구읍뱃터까지 갔다가 바닷바람과 제법 쌀쌀해진 기온에 놀라 가까운 카페에서 따뜻한 티를 테이크아웃했다. 뜨거운 티에서 올라오는 김을 호~~ 불며 즐겨 듣는 라디오를 트는데 일생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한 가수라며 노래를 들려준다. 참 귀하다. 운이 좋은걸.

순간 이런 분위기와 장소, 혼자만의 시간, 생각들에 감사함을 느낀다.


'교회 가서 기도하고 싶다'

기도하러 가야겠다 마음을 먹고 출발하니 어느 순간 교회 앞이다. 나답다.

늦은 저녁이라 고요한 교회는 조명이 잠잠히 켜져 있고 기도실은 열려있어 항상 기도를 할 수 있다.

들려오는 기도 음악에 저절로 눈물이 흐르며 턱에서 무릎으로 뚝뚝 떨어진다. 하나님께 독백하듯 기도를 드렸다.

어린아이처럼 순수한 마음이 되어 나의 마음을, 심정을 토로했다.'한 시간가량 흘렀을까' 눈이 붕어눈이 된 걸 감지한 나는 나오는 길에 티슈를 한 장 뽑아 얼굴을 닦았다. 


'눈물을 뿌리니 기쁨을 거둔 거였을까'

신성한 장소에서 올리는 기도는 나에게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무한한 힘과 위로, 평안, 소망을 주신다.

나는 받기만 하면 된다. 영원한 은혜에 감사할 뿐이다.


사랑과 고마움, 감사는 서로를 빛나게 해주는 요소들인 거 같다.

내가 가진 것들에 먼저 감사하자...


나의 마음도 챙기며 나를 돌보며 잘 키워보자.

내 생명의 시작은 알지만 끝이 언제인지는 모른다. 그러기에 나는 더 나를 잘 돌봐야겠고 내 곁에 소중한 이들도 마찬가지기에 잘 돌봐줘야겠다. 사랑의 관심을 가져줘야겠다.

덕과 지혜가 있는 사람으로 남은 삶을 이루어 나가길... 키워나가길...

내 겉사람은 낡아지나 매일 새로워지는 내 속사람과 함께.

오늘이 가장 젊은 날, 좋은 날이다.




감사하며,오늘도 앞으로 전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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