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삶
나는 조울증환자다.
2012년 첫째를 출산하고 산후 우울증이 오면서 시작된 내 병력은 벌써 10년이 넘어가고 있다.
브런치를 시작하고 얼마 안 되어
나는 심한 우울증에 시달렸다.
우울의 늪은 너무 깊어서 평범한 일상생활조차 할 수가 없었다.
그냥 사는 게 너무 재미없고, 그저 죽고 싶다는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했다.
일상생활조차도 버거운데 일이 잘될 리 없었다.
하루하루 상담하고 서면 쓰는 것조차도 힘에 겨웠다.
결국 회사에 휴직을 해야겠다고 통보하고
6월 초부터 일을 쉬게 되었다.
무서웠다.
다시는 일을 할 수 없을 것 같은 마음에.
우울증은 휘어진 터널과 같다고 한다.
끝은 있지만, 그 끝이 어디인지 보이지 않는.
정신건강의학과에 다니며 상담을 하고,
약을 먹는 게 지금은 어느 정도 양해가 되는 시기이지만,
13년 전 내가 처음 입원할 때만 해도 이상한 눈으로 보는 시선이 많았다.
가족들에게조차도 이해받기가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냥 감기에 걸리면 감기약을 먹듯이
우울증에 걸리면 항우울제를 먹는 것인데,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건강의학과 병명은
왠지 모르게 숨겨야 할 병으로 치부되었다.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 있는 병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부끄럽게 숨겨야 할 병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언젠가 친오빠와 SNS에 아빠가 암투병 중인 이야기를 썼다가
대판 싸운 일이 있다.
가족의 개인적인 병명을 굳이 남들이 다 보는 SNS에 쓰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그때 오빠한테 들었던 이야기가.
내가 너 정신건강의학과에 입원한 얘기를 SNS에 쓰면 니 기분은 어떻겠냐고.
나는 묻고 싶었다.
그게 어때서.
오빠가 그걸 어떻게 생각하는지 나는 궁금하니 쓰고 싶음 쓰라고.
그래서 오빠가 쓰기 전에 내가 먼저 커밍아웃한다.
나는 정신건강의학과에 3번이나 입원한 조울증 환자라고.
덕분에 일 년간의 질병휴직을 받았다.
앞으로 일 년.
조울증 환자로서 삶을 살아갈 이유를 하나씩 찾아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