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새로운 곳도 가봐야 합니다

새로운 시도

by 박정미


남편이 숟가락을 놓자마자 식탁을 치우기 시작했습니다. 서둘러 저녁 식탁을 정리하고 옷을 운동복으로 갈아 입었습니다. 운동화를 신고 준비를 모두 마친후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집 앞에서부터 가민워치 스타트 버튼을 누르고 일단 걷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걸어서 강변까지 내려간 다음 강변에서부터 뛸 생각이었지요. 저녁 공기가 제법 시원했습니다, 날이 서늘해서 그런지 운동을 이미 하고 오거나 하러 가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강변에 다다르자 서서히 뛰기 시작했습니다. 뛰면서 강위로 계속 5킬로미터를 내려갔다가 돌아올까 아니면 시민운동장에 가서 연습을 하고 다시 돌아올까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늘의 목표 훈련양은 10킬로미터였습니다.



2킬로미터 거의 다가가 무렵 저만치 앞에서 걔들이 짖는 소리가 크게 들려왔습니다. 점점 앞으로 가보니 주인을 따라 산책나온 개들이 서로 으르렁 거리고 싸우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리 밑이라 그런지 개 짖는 소리가 더욱 크게 들렸고 주인들은 각자 개를 어르고 달래며 자리를 피하는 눈치였습니다.


강변을 뛰다보면 개들이 많이 보입니다. 일단 개가 보이면 속도를 줄입니다. 혹시라도 나에게 달려들까봐 노심초사하지요. 개 들 옆을 지날 때면 언제나 살살 뛰거나 걷습니다. 개들 눈치를 살피면서 말이지요. 대부분 개들은 그냥 자기 갈 길을 가지만 가끔 저에게 다가오는 개들도 있습니다. 그럴때는 바짝 긴장을하고 꼼짝도 못하지요.


어쩌다 목줄이 풀린 개를 만날때면 기겁을 합니다. 아무리 작은 강아지라도 겁이 납니다. 아주 어릴 적 개인지 동물을 만졌다가 물컹한 느낌에 깜짝 놀랐던 기억이 희미하게 남아있습니다. 그런 이유때문인지 개는 언제가 피하게 되네요.



산책로를 따라 뛰려던 계획은 포기했습니다. 위로 갈수록 사람들이 더 많아질 것이고 아마 주인을 따라 나온 개들도 더 많을 것 같았지요. 마음을 바꿔 시민운동장으로 향했습니다. 다시 둑방 위로 올라가 큰 다리를 건너 시민운동장으로 향했습니다.


정문을 들어서 대 운동장까지 가는 길 이미 족구나 테니스 등 운동을 하는 사람들로 밤임에도 불구하고 가로등이 환하게 밝혀져있고 오가는 사람들로 분위기가 북적였습니다. 운동장으로 들어서자 사람들이 얼마나 많던지요. 늘 한산한 트랙만 보다가 그렇게 사람이 많은 것을 보는 것은 오랜만이었습니다.


삼삼오오 모여뛰는 사람들, 각자 뛰는 사람들, 걷은 사람들 등으로 트랙이 조금 과장해서 시장바닥처럼 사람들로 가득했습니다. 그들 무리속에 나도 끼여들었지요.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강변을 달리때와 달리 안전하고 편안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무 걱정없이 편안하게 속도를 조금 더 높여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정은씨!” 아는 사람이 보였습니다. 달려가서 뒤에서 기습적으로 양손으로 그녀의 어깨를 감싸며 이름을 불렀습니다. 그녀가 깜짝 놀라며 뒤를 돌아보았지요. 그녀는 다른 사람들과 무리지어 둥글게 서 있었습니다. 그녀의 손을 잡아 끌어 나왔지요. 정은씨는 다른 러닝 크루 회원입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그녀가 수요일마다 운동장에 나와서 운동을 한다고 말했던 사실이 생각났습니다. 7시부터냐고 물으니 8시부터라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둥글게 원을 그리고 모여서 준비운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함께 뛸 준비를 하며 웃고 이야기 나누는 모습들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잠깐 인사를 하고 나는 다시 트랙으로 돌아와 뛰었습니다. 뛰는 도중 운동장에서 알게되었던 다른 여자 한분도 만나고 또 역시 운동장에서 만났던 한 사람도 만났습니다. 뛰면서 서로 간단히 안부를 묻고 마라톤 대회에 언제 출전하는지 서로 물으며 그렇게 즐겁게 트랙을 계속해서 돌았습니다. 우리 클럽의 회원 한분은 감사하게도 달리는 모습 사진도 찍어주었지요.



밤임에도 불구하고 달리기 연습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대부분 직장인이거나 아닌 분들도 있겠지요. 늦은 밤 시간에 다들 피곤도 할 법도 한데 건강을 위해서 혹은 대회 준비를 하면서 땀흘리고 있는 모습들이 모두 대단해 보였습니다. 그 한 명 중에 저도 있었고요.



그동안 강변을 많이 뛰었습니다. 운동장은 그렇게 많이 뛰지는 않았지요. 오늘 뛰어보니까 안전하고 또 무엇보다 연습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자극도 받고 더욱 열심히 하게도 되었습니다.



늦은밤 자신의 건강 또는 목표를 위해 땀흘리는 사람들을 많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백조가 우아하게 물위에 떠 있지만 물 속에서는 발을 열심히 구르고 있는 것처럼 오늘 만난 사람들도 그런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들었습니다.



새로운 곳으로 가니 새로운 자극을 받습니다. 때로는 다른 길로도 가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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