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런 사람이었습니다.

가을이 오면 그냥 색이 변하는 가을 단풍을 보던 사람이었습니다.

by Carry

저도 제 인생에 ‘이런 일’이 생길 것이라고, 계획하고 예측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이 일에 대한 플랜 B가 멋지게 준비되어 있지 못했었습니다.

모든 일을 항상 '유비무환’처럼
대비하고 지낸 분들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저는 이런 사람이었습니다.


가을이 오면 그냥 색이 변하는 가을 단풍을 보던 사람이었습니다.


강아지와의 산책과 가을 풍경을 보는 것이 즐거웠고,

여느 직장인들처럼
‘오늘 점심 뭐 먹지’가
인생 그 어떤 선택보나 진지한 고민의 직장인 일 뿐이었습니다.

팀장님이 언제 퇴근하실까.
오늘 저녁 약속 있는데, 하루 종일 일하느라
저녁 모임 약속에 나만 칙칙해 보이지 않을지를 걱정하던,
그냥 그렇게 그저 평범한 직장 생활을 하던 사람이었습니다.

점심을 빨리 먹고
선배가 사주는 커피 한잔에,
쿠폰에 도장 하나 더 찍히던 것을 기뻐하던
평범한 직장인이었습니다.

그리고 때 되면 결혼해서
자녀를 낳고 기를 것을 생각하던
그냥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예전에 누군가 그런 말을 했었죠.
‘평범’ 한 삶이 가장 어려운 삶이라고...

저 역시 제 삶에는
‘뉴스’와 같은 일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그렇게 믿고 살아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건’과 ‘참사’는
예고하고 계획하고 찾아오지 않았었습니다.

우연한 사건과 참사는
그 사람의 일생 그 자체와
그 주변의 사람들의 일상 모두를 흔들어 놓았습니다.

일상 모두가 '회복'이라는 단어를 쓰기 어려울 정도로
모든 것들이 도미노처럼 쓰러집니다.


쓰나미처럼 몰려온 물살은

원래의 '무슨 자리에 무엇이 있는지'를 모르게
삶의 자리를 통째로 쓸어갑니다.


아무리 의자 밑으로 들어가서

지진이 멈추기를 기다려보았지만
그 흔들림은 그렇게 쉽게 그치지 않았었습니다.


그래서 그 날 이후로

'기대하지 않기' 를 하나 더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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