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여기에 왔니?

어쩌다 #1 - 문정생들의 ’문헌정보학과‘ 선택의 이유에 대해.

by 먼지

현재 모대학교에서 문헌정보학과를 전공하고 있는 3명의 학생이 문헌정보학과를 선택하게 된 이유를 이 글에 담아보았다.


<먼지>

처음 전공수업을 들으러 갔을 때 교수님이 이렇게 말했다.

“책 좋아해서 문헌정보학과에 온 학생은 다들 힘들어해요.”

문헌정보학과의 학생들의 대부분은 책 읽는 걸 좋아해서 문헌정보학과를 선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달랐다.

학창시절에 봉사시간을 채우기 위해 주말마다 봉사활동을 다녔는데, 도서관도 많은 봉사활동 중 하나로 방문했었다. 도서관에서 봉사하면서 도서관이라는 공간이 좋아졌고 매주 도서관에 방문해서 정기적으로 봉사를 했다. 오죽하면 담당 선생님이 정기봉사를 권하셨을까..

책 읽는 것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내가, 왜 도서관이라는 공간이 좋았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잘 모르겠다.

아마 사람들에게 배움의 공간을 주고, 이 많은 책들을 관리하는 게 멋져보였던 것 같다.


책을 좋아하는 학생들은 문정과가 힘들 수 있다는 교수님의 말에 나는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책이 아니라 도서관이 좋아서 온 사람이니까.

문헌정보학에 대해 배우면서 책이 좋아져서 요즘은 책도 자주 읽는다.


나와 달리 책이 좋아서 문헌정보학과에 온 사람도 있다.

순수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순수>

사실 문헌정보학과를 전공하게 된 이유에는 별 생각이 없었다.

누구든 좋아하는 장소는 있겠지만, 꼭 그곳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것은 아니니까.

하지만 굳이 이유를 찾아보자면 ‘책이 좋아서‘다. 교수님들은 책이 좋아서 문헌정보학과에 오는 것은 틀린 생각이라고 하지만, 책만큼 자신의 이야기를 밀도있게 담고 있는 건 없다고 생각한다. 그 진함이 모여있는 도서관을 어떻게 싫어할 수 있을까?


외향적인 I이자, 집을 사랑하고 고요를 사랑하는 E

I와 E 그 사이 어디쯤 있는 나에게 도서관은 매력적인 공간이다. 매우 정적일 거라 생각하지만, 사람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것을 열심히 하는 곳.


도서관이라는 공간이, 저마다의 목적을 가진 이용자들이, 책이 너무 좋아서 문헌정보학과를 전공하게 되었다.


도서관이나 책이 좋아서가 아닌, 문헌정보학과만의 메리트때문에 문헌정보학과를 선택한 사람도 있다.

구재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구재>

문헌정보학과는 20살이 되고 처음 알게 된 전공이다.

나는 아주 오래전부터 꾸준히 하고 싶었던 전공이 따로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정말 갑자기 전공을 바꾸고 싶어졌고, 그때 마침 졸업하면 자격증을 준다는 전공을 발견했다. 그렇게 문헌정보학과 전공 강의와 연계 교양인 독서 토론 강의를 수강했다.


자연스럽게 학교 도서관에 있는 시간이 집에 있는 시간보다 많아졌고, 어떻게든 시간을 내서 폰을 하던 내가 그 시간에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을 대출하고 반납하는 게 전부인 줄 알았던 도서관은 사실은 꽤나 많은 일을 하는 문화복지 공간이라는 걸 알게 된 이후에, 난 결국 도서관의 매력에 푹 빠졌다.

그저 자격증 때문에 희망했던 전공이, 내가 좋아서 하는 전공이 되었으며, 문화를 사랑하지만 책과 거리가 멀었던 나는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었다.


책과 도서관, 그리고 이것들을 다루는 문헌정보학과.

그 어느 것도 다정하지 않은 것이 없다. 나는 평생 문헌정보학과를 선택한 나를 아낌없이 칭찬해줄 것이다.


p.s. 사실 결국 난 오래 꿈꿔왔던 전공을 포기하지 못하고, 문헌정보학과를 복수전공으로 선택했다. 여전히 두 전공 모두가 마음에 들어 머리가 아프지만, 좋아하는 것들에 둘러싸여 고민하는 건 분명 행복한 일이니까.



3명의 문정생은 모두 도서관이 좋아서, 책이 좋아서, 자격증을 딸 수 있어서라는 이유로 문헌정보학과를 선택하였다. 뭐가됐든 지금은 모두 도서관을 좋아하는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함께 '어쩌고매거진'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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