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가족 이야기
우린 조금 다릅니다.
아주 살짝 복잡한 구조의 가족이에요.
재혼가정이라서,
첫째 아현이와 둘째 주아는 전 남편과 살고 있어요.
금요일, 주말, 그리고 방학이면
짐을 싸서 우리 집에 오죠.
저는 그걸 ‘기숙사 등하교 시스템’이라 부르며
그 누구보다 열심히 픽업 라이딩을 달리고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아현이와 주아에겐 항상 ‘미안함 풀옵션’을
달고 살아요.
눈치 5단, 죄책감 8단, 애잔함은 기본 탑재.
물론, 애들은 그렇게까지 생각 안 할 수도 있지만요.
막내 혁이를 낳은 이후,
저는 ‘육아 만렙’보다 ‘병원 단골’을 먼저 달성했습니다.
몸이 점점 망가지더니
자궁선근종이라는 반갑지 않은 진단까지 받았어요.
그 뒤로는 호르몬과의 전쟁!
(*이건 다른 연재에서 진지하게 풀어볼게요.)
그리고,
남편에게도 한국에 아이 둘이 있습니다.
우리는 오래 알고 지낸 사이였고,
서로의 인생고난 레벨을 누구보다 잘 알던 터라,
남편이 어느 날 조심스레
“우리… 셋째는 어때?”라고 했을 때
전 이렇게 말했죠.
“미. 쳤. 어? “
하지만 그는 진심이었고,
진심은 결국 설득이 되고,
설득은 결국…
셋째가 되었습니다.
문제는,
이걸 아현이와 주아에게
어떻게 말하느냐였어요.
“내가 다시 엄마가 된다”는 말을
두 아이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이해를 강요하게 되는 건 아닐지,
그게 제일 무서웠어요.
그러다 어느 날,
배가 슬슬 ‘비밀 유지 불가’ 사이즈로 돌입하던 즈음,
셋이 나들이를 나갔다가
드디어 꺼내게 됩니다.
나: “나… 할 말 있어.”
아현: “뭔데??”
나: “실은… 나 아기 가졌어.”
아현·주아: “뭐라고?? 진짜?! 진심??”
나: “응… 지금 20주쯤 됐어.”
(이쯤 되면 배가 대충 증거물 수준이죠.)
아현: “부모님에겐 말했어?”
나: “어…? 어… 당연하지!
다음 주에 성별 초음파 찍으러 갈 건데,
같이 가고 싶어서~”
주아: “아직 성별 몰라?
엄마!! 난 여자 동생이면 좋겠어!”
아현: “난 남자 동생.”
그 순간 느꼈어요.
내가… 이 아이들을 너무 모른 채 걱정만 했구나.
엄마 걱정부터 먼저 해주는 아이들을 보며
가슴이 ‘쿵’ 내려앉았어요.
한구석엔 분명 상처가 있었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보다 먼저
“엄마 괜찮아?”를 묻는 아이들 앞에서
저는 그냥 고개 숙여 고백할 수밖에 없었죠.
너희들은 이미 나에게 많은 걸 주고 있었는데
상처만 주는 못난 엄마라 너무 미안해..
“엄마가… 많이 서툴렀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희가 내 딸이라서 정말 고마워. 그 예쁜 마음 변치 않고 잘 간직하게 엄마가 노력할게. ”
오늘도 저는
‘엄마라는 직업’의 신입 사원처럼
두 딸, 그리고 막내아들에게
한 수 배웁니다.
“그렇게 우리는 셋째를 맞을 준비를 했습니다
다음 편은 우리의 현실을 들려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