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인물소개
솔직히 말하면요,
이 글을 쓰게 될 줄은 몰랐어요.
매일 정신없이 살다 보니
내 감정은 어디 두고 왔는지도 모르겠더라고요.
누군가의 엄마로,
누군가의 아내로,
누군가의 식당 이 모이자 택시 기사로 살다 보니
“그 누군가”가 나 자신은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생각했죠.
나라도 내 편이 되어보자.
누가 나를 기록해 줄 것도 아니고,
이 시끄럽고 울컥하고, 행복한 시간들을
그냥 흘려보내긴 아까우니까요.
게다가 우리 집은
사춘기 소녀 vs 갱년기 소녀,
그리고 중간에 끼인 막둥이까지,
매일매일이 드라마고, 리얼 버라이어티예요.
이걸 안 쓰고 버티는 게 오히려 이상한 거죠!
웃기고, 울고, 열받고,
그러다 또 미안하고, 결국 웃게 되는
나만의 육아 전쟁일지,
이제부터 펼쳐보려 합니다.
먼저, 이 전쟁의 주요 등장인물들부터 소개할게요.
2012년생, 올해 열세 살.
곧 키 170을 찍을 기세로 쑥쑥 자라고 있어요.
사춘기 문턱에 들어선 아현이는
초초초 예민한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 있어요.
요즘은 친구에게 인생을 올인 중이에요.
태어났을 때부터 예뻤고,
지금도 길 가다 보면 “예쁘다” 소리를 자주 들어요.
길이, 비율, 뭐 하나 빠지는 게 없어요.
공부도 잘했어요.
사춘기가 오기 전 까진요.
요즘은 잠시 책을 내려놓고 방황 중이에요.
내성적인 성격이라 친구가 많지는 않지만,
그 몇 안 되는 친구에게는 깊은 정을 줘요.
예전엔 핑크 공주처럼 애교도 많았는데
이젠 말도 표정도 시크함 그 자체예요.
요리하는 걸 좋아하고 게임도 좋아해요.
영화를 보면 줄거리를 조곤조곤 이야기해 줘요.
질서 잘 지키고, 튀는 행동은 극혐이에요.
그래서 막내랑 밖에 나가는 걸 싫어해요.
2013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에 28주 만에 세상에 온 아이.
제게 가장 아픈 손가락이지만,
또 가장 단단하게 자라고 있는 아이예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아픔이 찾아왔지만,
그때마다 조금씩 더 강해졌어요.
키는 평균이지만 작은 얼굴에 팔다리가 길어요.
신체 비율이 워낙 좋아서 이후가 더 기대돼요
몸무게가 늘어나면 뛸 듯이 기뻐해요
너무 말랐거든요.
학교에선 인기쟁이.
학생회장 후보로도 뽑혔어요.
체육을 좋아하지만 몸치는 반전 매력.
무엇보다 열심히 하는 아이예요.
공부도 노력파예요.
어릴 땐 기대도 안 했는데
지금은 진짜 많이 성장했어요.
남을 먼저 생각하지만,
속마음을 쉽게 꺼내진 않아요.
답답할 때도 있지만,
좋은 것도 싫은 것도 진심일 땐 무서울 정도예요.
랩을 정말 잘해요.
딕션이 살아 있어서 귀에 팍팍 박혀요.
근데 항상 게임하면서 혼잣말도 많아
가끔 무서워요.
드라마 광이예요. 넷플렉스만 보고 살아요.
온오프 성격이 달라서
오프일 땐 정말 친구 연락 사절이에요.
편식이 심해서
야채, 고기, 과일, 단 음식 다 안 먹어요.
화이트 음식만 좋아해요.
그래도 해마다 조금씩 좋아지고 있어요.
과일 하나씩 먹는 게 늘고 있어요.
이제 막 30개월이 된 막내아들.
엄마를 그렇게 좋아해요
늘 엄마 옆자리에 있어요. 껌딱지예요.
키는 또래보다 살짝 크고,
엄마 아빠 눈엔… 너무 잘생겼어요.
그렇게 이쁠 수 없어요.
식탐이 많아요.
먹는 걸 너무 잘 먹어서 가끔 걱정돼요.
애교는 셋 중 최고.
“사랑해, 엄마~” 하고 말할 때마다
세상 다 가진 느낌이 들어요.
성격은 급하고 질투도 많지만,
궁금한 게 많은 호기심 가득이에요.
낯선 사람은 무서워하지만
자기 물건은 절대 뺏기지 않아요.
장난감은 만드는 것보다
분해하는 걸 더 좋아해요.
기는 시기는 짧았고,
바로 걷기 시작했어요.
넘어져도 잘 안 울고,
다쳐도 꾹 참고,
형 누나 앞에서는 깨갱해요.
하지만 자기보다 약해 보이면… 센 척 제대로 해요.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하고
춤도 즐기고, 무대 욕심도 있어요.
큰누나를 좋아하지만
진짜 베프는 둘째 누나 주아예요.
이렇게 서로 너무 다른 세 아이와
저는 매일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살아가요.
사춘기의 초입, 인생의 중심,
그리고 순수함의 결정체가 모여 있는 우리 집.
정말 쉽지 않지만,
그래도 하루 끝엔 늘 웃게 되는
그런 날들의 이야기를 앞으로 들려드릴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