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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도영 Nov 07. 2022

[여행] 2월의 러시아 여행, 3화

셰레메티예보 공항과 모스크바.

 안녕하세요, 도영입니다. 오늘은 드디어 러시아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저에게는 이번이 두 번째 러시아 여행입니다. 첫 번째 여행은 2018년 4월쯤에 4박 5일 정도로 짧게 다녀왔지만, 러시아의 색다른 아름다움에 반했기에 추후 기회가 된다면 조금 더 길게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다시 한번 여행하고자 마음먹었습니다. 언제 그 기회가 올까 한참을 생각했지만, 다행스럽게도 1년 안에 여행을 가게 되어 참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또한, 저에게는 '드미트리'(친한 사이에서는 '디마'라고 줄여 부른다고 합니다)라고 하는 러시아인 친구가 있습니다. 미국에서 어학연수를 하며 알게 된 친구인데, 아무래도 현지인 친구가 있다는 것은 해당 국가를 여행할 때는 자잘한 팁들이나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 큰 장점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제가 러시아 여행을 좋아하는 큰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고요. 앞으로 러시아 여행을 진행하면서 종종 친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듯해서 미리 말씀드리는 부분입니다. 그럼, 본격적인 러시아 여행을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셰레메티예보 공항과 모스크바>


 착륙을 알리는 안내 방송과 함께 창 밖으로는 모스크바의 야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긴 비행의 결실이 보이는 순간이었다. 다만, 우리가 유의해야 할 점은 셰레메티예보 공항은 모스크바의 중심이 아닌 멀리 떨어진 외곽 지역에 있다는 것이었다. 비행은 끝났으나, 아직까지 이동이 조금 더 남은 것이다.

 작년의 러시아 여행을 통해 느낀 점은 셰레메티예보 공항에는 택시 기사들이 열심히 호객 행위를 하고 있으며, 그들은 영어를 일절 사용할 줄 모른다는 것이다. 따라서 막무가내로 뿌리치기보다는 간단한 거절의 의사표현은 미리 준비하는 것이 괜찮다. 이번 여행의 경우 '디마'가 공항으로 마중을 나와준 덕분에 차로 숙소까지 이동할 수 있었다.


 친구의 도움은 고맙지만 언제까지나 친구의 도움을 기대할 수는 없으니,  러시아어를 잘 못하거나 숙소로 이동할 뾰족한 수단이 없는 경우에 잘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을 세 가지 공유하고자 한다. 다만 이 세 가지가 전부라는 의미는 아니다. 더 좋은 수단이 있다면 해당 방법을 활용해도 되고, 혹시 가능하다면 공유를 부탁드린다. 세 가지의 방법은 아래와 같다.


 첫 번째 방법은 호객 행위를 하고 있는 택시를 이용하는 것인데, 바가지를 쓸 확률이 매우 높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한 영어가 잘 통하지 않기 때문에 목적지를 설명하기 위해서 가기 위해서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현지인 친구는 그 택시 기사들을 'bad people'이라고 표현하는 만큼 웬만하면 다른 수단을 이용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바가지를 쓸 확률이 거의 100%에 가깝다고 한다.


 두 번째 방법은 인터넷 로밍이 필요한 방법으로, "얀덱스 택시(Yandex Taxi)"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여 택시를 호출하는 방법이다. 해당 애플리케이션은 러시아의 '카카오 택시' 같은 개념인데 정확히는 우버 시스템과 동일하다. 우버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을 위해 조금 더 설명하자면, 사전에 목적지를 설정하는 것 까지는 카카오 택시와 시스템이 동일하다. 그러나 카카오 택시는 목적지까지의 이동 거리에 따라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인 반면, 얀덱스 택시는 목적지 설정 시에 택시 비용을 확인할 수 있으며 운행 종료 시에 확인한 금액으로 비용을 지불하면 된다. 이때 목적지까지 몇 분이 소요되든 비용은 동일하다. 해당 방법은 비용을 사전에 확인한 후 택시를 호출 하기에 바가지를 쓸 위험이 없으며, 구두로 어렵게 목적지를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애플리케이션에서 택시 비용은 실시간으로 변하기 때문에 출근 및 퇴근 피크 타임은 피하는 것이 좋으며,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되면 망설임 없이 호출하는 것이 좋다. 덧붙여 공항에서 뿐만 아니라 여행 시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가기 어려운 장소가 있을 때에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니 해당 앱은 만일에 대비하여 꼭 다운로드한 뒤 여행할 것을 추천한다.

YANDEX TAXI APP 아이콘 이미지 (출처 : 구글 플레이스토어)

 세 번째 방법은 'Aeroexpress train'을 타는 것이다. 해당 기차는 '세레메티예보 공항'과 'Belorussky Railway Terminal'을 이어주는 기차이며 티켓 가격은 약 500 Rub 정도이다. 티켓팅 또한 크게 어렵지 않다. 공항 안내 표지판을 살펴보면 Aeroexpress 방향 표시가 있을 텐데, 표지판의 안내를 따라가면 개찰구 근처에 구비된 키오스크에서 표를 구매할 수 있다. 구글 맵을 통해 검색해보면 원하는 주소까지의 대중교통을 이용한 상세 경로를 안내받을 수 있으며, 사전에 구글 지도를 저장할 수도 있으므로 해당 기능을 잘 활용하면 좋을 듯하다. 일부 나라의 경우 대중교통이 24시간 운영되는 경우도 있었지만, 러시아는 24시간 운영이 아니므로 공항에 밤늦게 도착하는 경우 다른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우리의 경우 친구가 빌려놓은 공유 차량을 통해 숙소까지 이동하기로 했다. 참고로 해당 방법은 러시아 신분증이 필요하기 때문에 여행객은 사용이 어렵다고 한다. 자동차가 세워져 있는 주차장에 도착하니 한 가지 신기한 점이 눈에 띄었다. 주차된 차량들 중에서 외관이 매우 더러운 차들이 많았던 것이다. 버려진 차량들인 줄 알았는데, 러시아에서는 세차를 잘하지 않는 문화가 있다는 것이었다. 이유를 물어보니 자동차는 세차해도 어차피 다시 더러워질 텐데 그냥 처음부터 안 한다는 꽤나 그럴듯한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비라도 오는 날이면 밖에 나갈 일이 없어도 차들을 끌고 나간다는 첨언까지 보탰다. 진짜인지는 모르겠지만 많은 차들이 지저분했기 때문에 믿을 수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다행스럽게도 공유 차량은 아무래도 상업적인 목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차량이어서 그런지 상태가 매우 깨끗했다.

블루투스 세팅을 하는 디마

 친구가 들려주는 음악에 맞춰 기분 좋게 숙소인 '코스모스 호텔'로 향했다. 코스모스 호텔은 1980년대 러시아 하계 올림픽 개최를 대비해 지은 호텔로, 러시아 내에서는 아주 유명한 호텔이라고 한다. 시설과 서비스도 모스크바 평균 이상이라고 하였으며, 확인해보니 비용도 저렴한 편이었다. 또한 친구의 설명에 따르면 모스크바의 중심지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밤늦게 돌아다녀도 다른 지역과 비교하여 안전하다고 했다. 당시 디마는 코스모스 호텔에서 차량으로 약 7분 정도 떨어진 위치에서 친구와 자취하고 있었는데 동네에서 험한 일을 당한 적이 없다고 하니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었다. 공항에서 호텔까지는 약 40분 정도 걸렸으며 여기에서도 친구의 말을 빌리자면 모스크바에서 이동하는데 40분 정도는 '금방'이라고 했다.


 실제로 호텔로 향하는 동안 이런 저련 이야기들을 나누니 '금방' 도착할 수 있었다. 시설에 대해 말하자면 3성급 호텔인 것 치고 침구류나 욕조 등은 상상했던 것보다는 부족한 느낌이었다. 2019년 예약 당시 4성급 호텔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랬다. 하지만 호텔 내 식당들이나 기념품 가게들이 있어 원한다면 쇼핑을 할 수 있고 간단하게 술을 마시거나 음식을 먹을 수 있었고, 숙박 시설이 지저분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숙박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이 뿐만 아니라 코스모스 호텔은 '소련'의 느낌을 느껴볼 수 있는 장소라고 하니 해당 부분도 참고한다면 한 번은 경험해볼 만한 가성비 좋은 호텔로 생각된다.


코스모스호텔 입구

 호텔에 도착해보니 오전 12시가 조금 안 되는 시간이었다. 친구가 빌린 자동차를 반납하러 가는 사이에 우리는 체크인을 시도했다. 체크인 후 헤어지기 아쉬우니 디마가 알고 있는 24시간 운영하는 식당에 늦은 저녁이자 야식을 먹으러 가기로 했는데, 계획은 좋았지만 한 가지 간과했던 점은 당시 호텔 내에 있던 호텔리어들이 영어를 잘 못해 체크인이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는 점이었다. 낮에 방문했다면 영어를 할 줄 아는 호텔리어가 있었을 텐데 너무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영어를 사용할 줄 아는 호텔리어들이 모두 퇴근했다는 것 같았다. 결국 친구가 차를 반납하고 돌아올 때까지 체크인을 마치지 못했었는데, 디마가 오자마자 일사천리로 체크인을 마칠 수 있었다.  체크인을 마치자 우리나라 호텔과 같이 카드키를 받을 수 있었는데, 카드키는 문을 여는 역할뿐만 아니라 신분을 증명하는 역할도 했다. 호텔 출입 시 보안 검색을 통과하거나 엘리베이터 이용 시 보안 요원에게 해당 키를 보여줘야지만 지나갈 수 있었기 때문에 더욱 잃어버리지 않게 조심해야 했다. 


 체크인을 마치고는 러시아의 패스드푸드 체인점인 "Shokoladnitsa"로 향했다. 여기서 잠깐, 자유 여행을 하는 분들을 위해 말씀드리자면 밤늦게 이동할 때는 본인이 묵고 있는 숙소가 안전한 지역인지 호텔 직원이나 에어비엔비 호스트에게 확인을 미리 하는 게 좋다. 모스크바 내에서도 치안이 좋지 않은 구역이 있기 마련이라고 했다. 다시 여행 이야기로 돌아와서, 음식점까지 걸어서 금방 간다더니 아니나 다를까 러시아식 금방이었다. 장시간의 비행으로 인한 피로 누적으로 지쳐하는 기색을 보이자 버스로 한 정거장을 이동했다. 약 20분의 걸음과 버스를 통해서 Shokoladnitsa에 금방 도착할 수 있었다. 사실 호텔에서 출발했을 때는 배가 전혀 고프지 않았지만, 이동하는 동안에 점점 출출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디마의 큰 그림인 것 같았다. 식당은 햄버거와 파스타, 샐러드, 주스, 술 등 다양한 종류의 음식들을 팔았다. 우리는 각자 햄버거와 맥주, 크림 파스타, 잡채 비슷한 음식과 레모네이드를 시켜서 나눠 먹었다. 러시아 여행 전 약 한 달 동안 키릴 문자를 쓰고, 읽고, 말하는 법 등 기본적인 내용에 대해 공부한 뒤 갔었는데, 노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간단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를 마친 후 각자 택시를 타고 숙소로 돌아가 하루를 마무리했다. 내일부터는 본격적인 모스크바 여행이 기다리고 있으리라.


 눈치채셨을 수도 있는데, 식사 후 택시를 잡을 때 알려준 것이 바로 Yandex Taxi 애플리케이션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애플리케이션을 몰랐기 때문에 디마는 코스모스 호텔까지 내려다 데려다준 다음 다시 택시를 불러서 돌아갔었는데, 매우 감동받았었습니다. 제가 어렴풋이 가지고 있던 러시아인들의 대한 선입견은 지적이고, 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으며, 사려 깊은 디마가 전부 깨 주었다고 해도 무방하지요. 좋은 친구를 사귀는 것은 정말이지 큰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에게도 그러한 행운이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부터는 본격적으로 모스크바 여행을 시작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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