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드일기] 고막 남친들을 찾았다.

by 횸흄

중국사를 공부하면서 당시에 맞는 중드를 같이 보고 있는데 지금 당나라를 마무리하려고 하는데 죄다 당태종 아니면 무측천 전후밖에 없다. 그래, 그렇다면야 그냥 또 보자 싶어 고른 드라마가 <장가행>이다.

드라마는 당태종 이세민이 현무문의 변을 앞둔 시점에서 시작한다. 드라마 속 여주인공인 이장가(포스터 상단의 적려열파)는 당시 태자였던 이건성의 딸로 숙부인 이세민이 가족을 죽이고 왕위에 오르자 복수를 꿈꾼다. 이세민에게는 낙안(포스터 하단의 조로사)이라는 딸이 있고 훗날 이세민의 뛰어난 신하가 되는 위징의 아들인 위숙옥(포스터 하단 좌 방일륜)과 셋은 소꿉친구이다. 물론 이장가도, 낙안도, 위숙옥도 작가의 창작인물이다. 위징과 함께 방현령과 두여회도 나오는데 두여회의 양자로 나오는 남자가 호통령 호도(포스터 하단 우 루우녕)이다. 그리고 남자 주인공인 동돌궐인 아시륵부의 아시륵준(포스터 상단 오뢰)이 각각 낙안과 이장가의 연인이 된다. 위숙옥은 이장가와 낙안 사이에서 삼각관계를 이루지만 결국 우정으로 남는다.


줄거리는 됐고! 이 드라마는 설정 자체도 신선하고 잘 만들어졌으며 초호화 캐스팅에 웹툰 기법까지 들어가 세련되기도 해서 처음부터 무척 흥미진진하게 보았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주인공 커플들의 이야기는 빨리 감아버리고 낙안-호도 커플 장면만 골라서 보고 있었다. 오뢰 잘 커줘서 고맙고, 디리러바 예쁜데 연기도 잘 해서 칭찬해요 하지만, 호도를 부르는 낙안의 눈빛과 그 눈빛에 맘이 녹는 호도 투샷을 이길 순 없었어요. 조로사를 처음 본 게 아닌데 이렇게 예뻤나? 로코가 아니라 정극에 더 잘 어울리는 거 아닌가? 조로사가 잘 살려줘서 덕분에 멋진 호도를 실컷 봤는데 드라마가 끝나고도 여운이 가시지 않아 검색하니, 아 글쎄 가수다! 그러니 목소리가 좋다는 뜻!


노래를 찾아 들으며 고막을 실컷 호강시켜줬다. 지금도 专属蓝天(전속람천)을 듣고 있는데 목소리가 정말 좋다. 비음과 목을 긁는 소리가 아주 적절하게 들어간 목소리! 이제부터 루우녕은 나랑 고막만 사귀는 거야. 1일! 그렇게 루우녕을 귀에 꽂고 나서 조로사도 궁금해져 또다른 드라마를 찾는데 <의천도룡기>에서 목소리로 다른 남자 역할 다 제낀 양소 역의 임우신과 로코 <아,희환니>를 찍었다고 해서 정주행했다. 내용이야 뭐 내가 극혐하는 로코인데 여기서도 고막은 너무나 즐거웠다. 지금도 내 카톡프로필 사진으로 임우신의 목소리로 "我喜欢你"라고 음성이 재생되고 있다.


중드를 보면 얻는 건 중국 문화에 대한 이해, 중국 역사에 대한 생생한 재현, 정사와 비교하며 보는 비판적 시각 등 뿐만 아니라 멋진 남자 배우들의 비주얼도 얻곤 한다. 하지만, 이렇게 연달아 고막 호강을 받을 줄이야. 내가 현대물은 안 보는데 고장극을 안 찍는 임우신 때문에 간혹 현대물을 봐야할 것 같다. 그리고 루우녕이 부른 OST 원작들도 찾아봐야겠다. 사람은 불안할 때 덕질을 하게 되는데 지금의 우울한 상태가 또 한 번 덕질을 발휘하게 되는가? 아니야, 평온할 때에도 이 목소리들은 못 이긴다. 나의 고막남친들 널리 알리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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