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임종실로 들어와 날짜와 시간을 말하며 막내오빠가 숨을 거두었음을 알렸다.
조카가 울부짖었다. “아빠, 지금이라도 내 손 좀 잡아줘. 아빠 평생 내 손 한 번도 안 잡아줬잖아..”
올케언니가 흐느끼며 말했다. "당신 술 많이 먹는다고 미워하느라 사랑한단 말 한 번도 못했어. 미안해. 사랑해. 고마웠어.”
가장 가까이 있는 가족 손 한 번 잡아주기가, 사랑한다 말하기가 왜 이리 이승과 저승의 거리만큼이나 먼 걸까.
오늘이 작은 아들 생일이다.
아침 상을 거두면서 남편에게 말했다. 표현 없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고, 이제라도 표현하라고.
‘서준이가 내 아들이어서 고맙구나 사랑한다', 아니면 '서준이가 내 아들이어서 자랑스럽구나 사랑한다' 문장 넣어서 축하 문자 보내라고 했다.
말을 이었다. 사랑 표현에 늦은 때란 없다고. 우리가 세상 뜨고 나서 아이들한테 원망들을 수 있으니 지금 하라고.
문자를 보내긴 했을 텐데 뭐라고 썼을까 궁금하지만 묻지 않았다. 남편에게도 서준에게도.
올케언니가 오빠에게 미안하다 말했듯 후회하지 않기 위해 나도 남편에게 말해주면 좋을텐데 사랑한다는 표현이 이리도 어렵다.
이 좋은 고백의 거리가 이리도 멀다.
이 고백 하는 자 세금 내라는 것도 아닌데.
미리부터 움찔, 남세스러워지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