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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문 글지기 Oct 08. 2023

자연의 시계를 따라가면서

환절기에 몸과 마음이 모두 무겁다.

환절기를 슬기롭게 보내지 못하여 몸이 무겁다. 머릿속에도 무엇이 들었는지 묵직하게 느껴진다. 이제는 규칙적인 일상생활만으로는 건강을 유지하기가 버거워졌다. 병원에서는 다행히 계절성 감기라고 하며 처방을 해주고, 약 덕분인지 지금은 증세가 많이 가벼워졌다. 


감기에 지지 않으려고 가벼운 바깥나들이를 할 예정이다. 의사 선생님은 운동을 권하지 않았지만, 집안에서 약의 효과만으로 감기가 낫기를 바라는 것은 성미에 맞지 않는다. 무리하지는 않게 하되 약간의 땀을 내면서 가벼운 활동을 하고, 더운물에서 감기 원인을 되새겨 보고 생활리듬을 되찾기 위한 습관을 고쳐보아야겠다.




아시안게임이 끝나면서 마지막 날에 들려준 여러 종목의 금메달 소식에 같이 환호하였다. 준비 기간의 노고까지 치하하고, 내년의 파리 올림픽까지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결과 자체보다는 병역 혜택 같은 문제를 거론하면서 운동경기 본연의 즐거움을 반감시키기도 하였지만, 소식을 전해준 것에는 감사한다.


메달까지는 획득하지 못했거나, 원하는 색깔의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들에게도 찬사를 보낸다. 금메달을 목에 걸고 태극기가 오르는 시상대에서 애국가를 울리게 하는 것은 안팎의 관심과 환호를 받아 마땅하고 장한 일이다. 


하지만, 카메라의 시선이 미치지 않는 곳에서 마음을 다스리고, 내일을 위한 각오를 다지고  있을 많은 선수들의 다음 행로에 대해서도 격려를 보낸다. 모두가 시상대의 가장 높은 곳에 이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여정에 참가한 모두가 찬사를 받아 마땅하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폐회식을 맞으며 느끼는 감상은 세월에 따라 달라진다.




나라 밖에서 들려오는 소식 중에도 마음을 무겁게 하는 것들이 많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한참인데, 이스라엘에서도 새로운 전투가 발발하였다고 한다. 벌써 무고한 사람들이 많이 희생되었다고 하는데, 전쟁의 피해는 크고도 오래간다. 현명하게 마무리되기를 기원해 본다.


얼마 전 인도에서 댐 붕괴로 큰 피해가 나더니, 이웃한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지진으로 많은 인명피해가 났다고 한다. 오랜 전쟁으로 인한 상처도 치료되기 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사람들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 단지 마음으로만 위로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기도 하다.


사람들은 이렇게 저마다 있는 곳에서 다른 소식들을 전하지만 자연의 시계는 여전히 돌아간다. 한반도 남쪽 바다에서는 태풍이 연이어 발생하고 큰 피해를 끼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가을 축제소식으로 가득하다. 


어제저녁에서는 여의도에서 세계 불꽃 축제가 있었다고 한다. 짧은 영상으로 보아도 화려하였고, 이 만큼을 과시할 수 있는 국력으로 성장한 것이 자랑스럽다. 나도 한 시절에는 그 발전의 대열에 있었는데, 지금은 가을바람에 감기를 걱정하는 신세가 되었다. 


자연의 시계에 거슬리지 않으면서, 지나간 세월에 대한 아쉬움보다는 아직 미래를 위한 희망이 더 크다는 것에 안도하면서 오늘도 나를 채근해 본다. 늘 새로운 것을 배우면서 미래를 만들어 가자고. 


가을 햇살은 여름보다는 못해도 곡식이 여물기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

<사진은 운정 호수공원 아침 산책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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