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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문 글지기 Oct 29. 2023

세월을 이기는 장사는 없는가!

트렌드를 쫓아가기가 버겁다.

'무인점포, 여행 예능, 챗GPT, 편의점 초저가·대형 상품, 단백질 식품, 식당 예약·줄 서기 앱, 웹툰·웹소설, Y2K·복고 아이템, 팝업스토어, 고향사랑 기부제'

<트렌드 코리아> 선정 ‘2023년 대한민국 10대 트렌드 상품’들이다.


아들이 2010년부터 해마다 구입한 책이 <트렌드코리아 2xxx>이다. 나름대로 트렌드에 뒤지지 않고 살아 보겠다고 열심히 읽고, 정리하고, 비슷한 강의들을 찾아 듣기도 하였다. 그저 읽을 때와 저자와의 대화를 정리한 영상이나, 해석 영상을 보고 나면 더 이해가 쉽기도 하였다. 아직 오지 않은 내년을 위해 미리 준비한다는 자부심에 내심 뿌듯하기도 했다.


올해도 어김없이 2024년의 트렌드를 예측한 책을 읽으면서, 김난도 교수를 비롯한 트렌드 코리아 연구진들이 선정한 품목들을 살펴보았다. 상품 이름은 들어 보았으나, 실제 사용해 본 것은 겨우 하나에 불과하다. 트렌드를 공부한다고 하면서, 최신의 트렌드와는 거의 담쌓고 살고 있다고 평가하여도 무방할 것 같다.


사용해 본 하나는 작년 11월 말에 세상에 나온 ‘GPT’이다. 사용시간이 많거나, 매일 업무를 위하여 사용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유용한 정보를 많이 얻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덕분에 “앞으로 일자리는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사람들과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로 나누어질 것이다.”라는 말의 의미는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다.


이 책이 대한민국의 트렌드를 완전하게 대변한다고 할 수는 없을지라도 전문성을 가지고 많은 노력을 기울여서 정리한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보편적인 현실이라고 간주하여도 무관할 것으로 여겨진다. 그렇다면 이 트렌드에서의 나의 현주소는 어디인가? 아니라고 부정하고 싶지만 트렌드를 쫓아가기에는 힘이 부치는 세대의 일원임을 자각할 수밖에 없다. 


나름대로 사회의 일원으로서 뒤처지지 않게 살고 있거나, 적어도 살려고 노력하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한참 뒤져 있다. 저 열 개의 상품들이 사회 적응도를 측정하는 지표는 아니고, 몇 개를 사용하여야 주류세대라고 하는 척도도 아니다. 


그렇지만 서글픈 생각이 드는 것을 완전히 떨쳐버릴 수는 없다. 책을 읽는 목적이 이것은 아닌데, 오늘은 엉뚱한 곳에 머물면서 작가가 주려고 하는 주된 의미는 놓치고 있다는 자책을 한다. 그래도 내년의 트렌드를 좀 더 알기 위하여 독서를 계속한다.


모두 내 것으로 만들고 실행하거나 활용하지는 못하더라도 그만이다. 작년에 책을 출간하는 것과 동시에 새로운 준비를 하였을 저자들의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 한 가지라도 사용한다는 것을 위안 삼고 나는 나의 계절에 맞는 활용가치를 찾아보아야겠다.


내년은 청룡의 해라고 한다. 힘차게 상승하는 용의 기운을 얻기 위하여, 서문에서 저자는 독자들이 자기의 일에 ‘화룡점정’하는 해가 되기를 기원하고 있다. 상서로운 동물의 해를 맞아 그 기운을 느끼는 해가 되도록 내년의 트렌드를 연구하고, 활용 방법을 찾자.

가을, 무성하던 잎들도 이제는 낙엽이 변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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