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동이들을 어떻게 만났을까?
큰 동동이는 체구가 있고, 눈이 크고 모든 신체가 동글동글하다.
처음 만났을 때가 아직도 생생하다.
만나기로 한, 커피숍에 도착할 때쯤 전화 한 통이 왔다.
저기.. 어떤 거 드실래요? 미리 시켜 놓으려고요.
아 네.. 그럼 라테요^^
창밖에 보이는 그는, 어떤 책을 보며 처음 입어 전혀 구김이 없는 겨울 니트 카디건을 입고 있었다.
내가 다가가자, 세상 좋은 웃음을 취하고 눈은 반짝거린다는 느낌이 났다.
책은 재테크 책이었고, 미리 시킨 커피와 더불어 허니브레드가 놓여 있었다.
빵을 본 순간, 일단 기분이 좋아졌다.
연출이든 아니든, 책과 카디건, 그리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그의 눈빛이 마음에 들었다.
이 소개팅에 대한 성실함이 보였다.
사실 어제도, 소개팅을 하고 온 나였다.
31살의 나는 거의 매주 소개팅을 하고 지겹도록 까르보나라를 먹었다.
별 감흥 없이 나간 그 자리에서, 나는
아.. 이 남자와 결혼을 할 수도 있겠구나..라고 직감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 남편도 그런 생각을 했었다고 한다.
작은 동동이는 결혼 후, 5년 만에 태어난 천사이다.
결혼을 준비할 때 한번,
결혼 1년 후 한번, 나는 가슴 아픈 경험이 있다.
습관성 유산으로 가지 않기 위해 임신소식을 듣고, 난임 병원을 6개월을 다니며 호르몬제와 약을 먹어가며
우리 로이를 살렸다.
로이는 다행히 배에서 잘 커서, 잘 낳고, 잘 자라주고 있다.
일단 이 아이도 정말 동글동글하다. 33개월 볼살은 사라질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
360도 동글한 두상도 참으로 마음에 든다.
웃을 때, 눈이 보이지 않고 코를 찡긋거리는 건 나를 닮았고,
그냥 가만히 있으면 리틀 남편이다.
참 신기하다.
세상에 없었던 아이가 태어나, 자라고 있는 걸 보고 있으면
어쩔 때는 그게 너무나 감격스럽다.
정말로 진심으로
이 세상에 태어나, 내가 로이를 낳고 키우는 엄마가 되었다는 것이
내가 한 일 중 가장 경이롭고 높게 평가하고 싶은 일이다.
이 두 남자와 나는 꽁냥꽁냥 살고 있다.
눈 뜨면 있는 그들이 있어서 나는 참 좋다.
외로움을 많이 타는 편일 것이다.
나는..아마도..
나에게 따뜻함과 온기를 주는 사람들이다.
남편한테 줄곧 잘 말하는 말이 있다.
아버님, 어머님처럼 나이 들어서도 언제나 함께 다니고,
한날 한시에 같이 죽자!
내가 사는 이유는 행복하기 위해서이다.
나의 행복은 이 두 동동이와 현재를 재밌게 살고, 미래를 꿈꾸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두 사람.
함께 하자. 언제까지나.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