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얼웨이즈 정은미 Aug 24. 2021

지나친 소유욕의 결과

생각을 쭈욱 할 수 있게 해주세요.

 약 6~7개월 정도 핸드폰이 2개 있었다.

나는 거의 10년 이상 삼성폰을 쓰고 있다. 20대 때 아이폰 3세대를 써보고는 쭉 삼성폰을 쓰고 있다. 

썼던 게 계속 편하다 보니 폰을 바꾸게 되면 고민 없이 최대한 기계값이 싸면서 조금 업그레이드된 삼성폰으로 갈아타곤 했었다.


그러다, 내가 하는 일의 특성상(온라인 판매) 사진이 잘 나와야 하기에 아이폰을 다시 써보고 싶었다.

원래 쓰던 폰을 바꾼 지가 얼마 안 되어, 기계를 바꾸기에는 돈이 너무 많이 들었다.

남편과 상의 끝에, 고객 전화는 어차피 분리해서 받아야 하니 사업 폰을 하나 만들자는 의견이 모아졌다.

그렇게 나는 하나를 더 개통하기에 이르렀다.


매일 가방에는 두 개를 넣어가지고 다니고,

매일 두 개를 충전했다.

누군가에게 사진을 전송할 일이 있으면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을 카톡으로 전송하고 그걸 다시 저장해서 보냈다.






일이 나눠질 줄 알았다.

사진만 찍고 오는 전화만 받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이건 생각보다 복잡한 문제였다.


예를 들어, 인스타그램을 보다가 괜찮은 공구 물건을 사려고 하면 

다시 원래 핸드폰으로 들어가 사는 번거로움을 겪는다던지,

구글 이메일이 두 개가 되어, 유료결제를 어디로 했는지 잘 살펴보아야 한다던지,

여기 메모장에 썻는지, 저기 메모장에 썼는지 확인을 두번 해본다던지,

하나를 잡고 있으면, 연락 오는 것을 그때그때 확인을 못한다던지..

이게 가장 큰 문제였다.

즉각 즉각 반응하지 못하고, 모든 이야기가 끝났을 때, 비로소 내가 말을 하게 되면

상대방은 나에 대한 오해가 충분히 있을 수 있다.



많으면 좋을 줄 알았다.
불편할 거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고, 좋은 점만 생각했던 것 같다.
당장의 소유욕 때문에, 나는 정말로 불편한 반년을 살았다.


홀가분해졌다.

작은 핸드백이 불룩하지 않고, 자석이 제자리에서 자기 역할을 하는 것만 해도 좋다.


카톡을 확인하며, 동시에 결재를 하고, 동시에 SNS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엄청나게 편한 것이었다.

이걸 잡았다가, 저걸 잡았다가 하며 생각의 끊김이 생기는 것이 없어졌다.

나는 쭈욱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작가의 이전글 눈꼬리 내려간 아이가 한 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