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면 항상 손이 튼다.
심할 때는 손등에서 피가 나기도 한다.
직업 특성상 의료용 알코올을 항상
손에 묻히고 살기에 이 증상은
일을 그만두지 않는 한 계속 나를 따라다닐 거라 생각했다.
그러던 지난 11월, 이번 겨울만큼은
손을 철저하게 관리해 보자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튼 상처 위로 물이 닿을 때마다
따가워서 손 씻을 때 무척 힘들었던
그 순간을 더 이상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
집을 샅샅이 훑어보니 역시나
핸드크림이 여럿 발견됐다.
이번만큼은 귀찮아하지 말고
꼭 바르자고 다짐하고,
소파에 하나 두고 나머지는 전부 가지고 출근했다.
그리고 의식적으로 2시간에 한 번씩 발랐다.
처음엔 어색하고 귀찮았다.
이걸 바른다고 해서
손이 정말 트지 않을까 라는 의심도 들었다.
12월이 됐다. 아직 트지 않았다.
기분 좋으면서 또 한편으로는
'본격적인 겨울은 이제부터니까',
'날씨가 예년에 비해 안 춥나 보네' 같은 생각을 거두지 않았다.
1월이 됐다. 그때부터 느꼈다.
내가 그동안 너무 내 손에 무심했다는 걸.
관리하니까 여전히 뽀송뽀송했다.
더 고무적인 건 핸드크림 바르는 게
완벽히 습관화 됐다는 점이다.
내손에서는 향기가 안나는 순간이 없었으며
아내도 내 손이 이렇게 부드러운 줄
이제야 알았다고 좋아했다. 나도 좋았다.
이번 겨울, 핸드크림을 바름으로
통증에서의 해방을 넘어섰고 더 건강해졌다.
3월에 진입한 요즘도 나는 틈틈이 핸드크림을 바른다.
작은 것 하나에도 크게 의미를 부여하는 나,
또 하나 깨달음을 얻었다. 관리하면 된다는 걸.
생각해 보니 손 말고도
관리의 중요성을 실감한 적이 한번 더 있었다.
나는 몇 년 전, 두피가 벌겋게 되면서
뾰루지 같은 게 나는 증상을 겪었다.
피부과에서 약을 처방받으면 바로 가라앉고
한동안은 잠잠하다가 다시 증상이 재발했다.
샴푸를 바꿔보고 해도
별로 나아지지 않아서 좀 스트레스였다.
단골 미용실의 원장에게 내 고민을 이야기하니
그분은 사실 예전부터 느끼고 있었고
먼저 권하기 좀 망설여졌는데
혹시 디톡스 케어를 받아볼 생각이 없냐 물었다.
내가 생각했던 두피 케어 가격보다
훨씬 저렴하고 해서 그냥 해봤다.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
마치 머리로 박하사탕을 먹은듯한 기분이었다.
바로 드라마틱한 결실을 맺진 않았으나
그래도 한 달에 한 번씩 머리 자르러 갈 때마다
케어를 받았고 두피는 깨끗해졌다.
그동안 먹는 약, 바르는 약 다 했어도
차도가 없었던 내 두피가 귀찮음과 망설임을 이겨내니
나에게 딱 맞는 관리법을 찾은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척추도 관리의 힘을 느낀 바 있다.
몇 년 전 허리가 심하게 아픈 적이 있었다.
바로 진료를 받고 약처방받으니까 대번에 통증은 사라졌다.
그런데 허리가 아프면 이만저만
불편한 게 한둘이 아닌 걸 깨달아서
어떻게 관리해야 좋을지 찾아보던 중,
아주 타이밍 좋게 재활의학과 전문의가 출연한
예능프로그램을 보게 됐다.
수술 없이 척추를 관리할 수 있다고
열심히 설명하는 모습에 감명을 받아
바로 그 의사가 쓴 책을 사서 읽었다.
'척추 위생', '신전 운동'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그 관리법을 꾸준히 시행했다.
이거야 말로 정말 반신반의하면서 따라 해 봤다.
하면서도 속으로
'이렇게 해서 나으면, 고통받는 사람이 어딨겠어' 생각했다.
그런데, 정말 그렇게 하니 됐다.
누워서 하는 법, 앉아서 하는 법,
엎드려서 하는 법 등등의 모든 관리법이 나와있는데
그대로 하니까 산뜻해졌다.
그렇게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세도 교정됐다.
허리에 주안점을 두고 따라 하다 보니 목도 시원해졌다.
지금 현재 내 손등도, 두피도, 척추도
모두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통증완화를 목적으로 시작했던 관리가
이제 목표를 달성했다.
이제는 유지를 위해 관리를 해야겠다.
관심을 갖고 노력을 기울이면 다 좋아지더라.
또 다른 관리 목표가 있다면 마음(心)이다.
육체를 가꾸기 위해 기울였던 애정을
그대로 내 마음에 쏟아본다면
아마 장족의 발전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조바심 내지 않고 꾸준히 가꿔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