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는 말을 미루는 건 사태를 키우는 것
영국의 전설적 팝 가수 엘튼존의 명곡,
sorry seems to be the hardest word
미국의 유명 밴드 시카고의 히트곡,
hard to say i'm sorry
이 두 곡은 한국인의 정서를 제대로 건드려준 덕에
발표된 지 어언 50여 년이 지났음에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두 곡의 공통점은 '미안하다는 말은 어렵다'라고
제목에서부터 알려준다는 점이다.
연인사이이든, 친구사이이든, 가족끼리든 미안하다는 말은 참 힘들다.
우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할 줄 아는 용기와 반성이 필요하다.
그리고 상대와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사과를 하고 상대의 말도 잘 들어줘야 한다.
갈등과 싸움이 발생하는 이유는
미안하다고 말할 타이밍을 놓쳐서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안다. 어느 한순간,
'아 이거 내가 좀 심했다' 내지는 '이건 내 잘못이다'라는 걸.
그러나 그걸 인정하고 입 밖으로 내놓질 못해서 트러블이 생긴다.
'이 정도는 상대도 이해해 줄 거야'
'내가 지금 사과하면 지는 거야'
'잘못한 건 맞는데 내가 사과까지 할 필요가 있나?'
이런 생각들이 들면서 자연스럽게 넘어가려고 한다.
하지만 상황은 그렇게 뜻대로만 흘러가지 않는다.
상대방 성격이 괄괄한 사람이라고 가정해 보자.
그 사람은 당신에게
"왜 미안하단 말도 안 하냐"라고 언성을 높일 것이다.
그러면 당신의 선택지는 두 개다.
하나, 인정하고 사과한다.
이게 진짜 시쳇말로 모양 빠진다.
이거야 말로 정말 진거나 다름없다.
그러니 정말 당신의 자존심을 지키고 싶다면 빨리 사과하는 편이 낫다.
또 하나의 선택지는 맞서 싸우는 것이다.
"이거 하나 이해 못 해줘?", "아니 근데 당신 너무 심하게 반응하는 거 아니야?"
당신이 상대에게 이렇게 반응을 한다고 가정해 보자.
그럼 상대방은 의외의 상황에 목소리를 한 톤 낮추고 대화를 하든,
아니면 당신과 싸우고 당분간, 혹은 영원히 척을 질 것이다.
이 선택 또한 매우 좋지 않다. 상대방과의 사이가 파탄 나는 건 당연하고
제삼자의 기준으로 봤을 때 당신은 잘못도 인정 안 하고,
적반하장 격으로 남에게 시비를 거는 사람이 되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넘어가 준다고 해서 결코 끝이 아니다.
상대는 이 상황을 부드럽게 넘어가려고 언급하지 않는 것일 뿐
분명 속으로는 '저 인간은 왜 나한테 사과 안 하지?'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고
그는 절대 당신과 일하지 않겠다, 혹은 깊은 관계를 맺지 않겠다고 다짐할 것이다.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으면 스스로도 힘든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자존심이 됐든 상황을 오판한 것이든 미안하단 말을 하지 않아
상대와 거리감이 생겼다고 가정해 보자.
사태가 진정되고 마음의 동요가 가라앉으면
내면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할 것이다.
'사과를 했어야 했나? 아니야 됐어. 굳이 그럴 필욘 없었어'로 시작했다가
'내가 사과를 했으면 어땠을까? 이렇게 되는 건 피할 수 있지 않았을까?'로
발전하면서 신경을 쓰기 시작한다.
아쉬움과 후회가 남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그래도 나는 그 순간이라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상대에게 용기를 내어 그땐 미안했다고 용기 있게 이야기하는 게 낫지 않을까?
물론 상대가 백 프로 받아준다는 보장은 없다.
운 좋게, 그리고 진심이 닿는다면 사이는 다시 좋아질 수 있고
혹여나 상대가 마음을 돌리지 않는다 하더라도
적어도 내 마음은 조금 편해진다.
미안하다고 말할 일이 생기면 바로 하자.
내 자존심 잠깐 꺾는다고 흉볼 사람 없다.
그리고 냉정하게 이야기하면 당신의 실수, 잘못으로 촉발된 문제로
사과하는 것이기에 자존심 깎는 행동도 결코 아니다.
미안함을 표현하지 않는 건
새로 이사 간 집에 짐을 풀지 않고 사는 것과 마찬가지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상대가 나에게 잘못을 했고, 그것을 정중하게 사과한다면
그걸 받아들이는 넓은 아량도 필요하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상대방도 나에게 사과하러 오는 과정이
참 어려웠을 수도 있다.
자존심을 굽히고 온 것일 수도 있고
오랜 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었을 수도 있다.
어쩌면 남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후회의 눈물을 흘렸을지도 모른다.
그런 그가 내미는 손길을 단번에 뿌리치지 말고 전향적으로
생각해 줄 줄 아는 자세도 갖춰야 훌륭한 인격체가 되는 것이다.
자고로 마음이 넓을수록 들어오는 사람도, 꿈도 큰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