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꿈은 현재 진행형이다

나의 장래희망 변천사

by 레지널드

어렸을 때부터 야구를 좋아했던 나는 야구 선수가 되고 싶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내 이름을 연호하고

나의 활약으로 팀이 승리하는 그 모습은 상상만 해도 기분 좋았다.

전 국민이 응원했던 박찬호 선수는 내 우상이었다.

저 먼 미국땅에서 우리보다 덩치도 좋은 타자들을

연신 삼진으로 잡아내는 그가 어찌나 멋있어 보이던지.

9시 뉴스에서도 연일 보도 되던 '국민타자' 이승엽 선수의 홈런과

잠자리채 열풍 또한 어린 나에게는 그저 멋있게만 보였다.

나도 야구선수가 되어 저런 스타가 되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러다 중학생이 되고, 야구선수는 어렵다는 판단이 섰다.

현실의 문제에도 눈을 뜨기 시작한 게 그때즈음이었다.

야구선수는 그저 야구를 좋아한다고 되는 것이 결코 아니었고

초등학생 때부터 야구를 하는 게 '정석코스'인 우리나라에서

이미 나는 늦어도 한참 늦은 나이였다.


그때부터 눈에 들어온 직업은 정치인이다.


내가 정치인을 꿈꾸기 시작한 건 사실,

야구선수를 꿈꾼 이유와 본질적으로 크게 다르진 않았다.

그건 바로 대중의 인기. 물론, 야구선수와 다르게 견해가 다른

한쪽의 인기는 절대적으로 포기해야 하는 게 정치인이지만

반대로 '내 편'인 사람들에게는 상상을 초월한 인기를 누릴 수 있었다.

초등학교 6학년때였다. 대선이 있었던 해였는데

유력한 두 후보의 유세, 연설 장면이 연일 TV에 나왔고

영상에는 수많은 지지자들 모습도 함께 담겼다.

'아 정치인은 잘 풀리면 아주 그냥 권력에, 명성에 누릴 거 다 누리는구나'

불순한 의도로 정치인을 꿈꿨던 것이다.

아니다, 지금생각해 보면 순수한 거였다.

이념이 뭔지도 모르던 그땐, 그저 사람들의 관심을 많이 받고

인기를 얻고 싶은 마음에 가졌던 꿈이니까.

정치인을 장래희망으로 삼아서인지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일찍 사회와 시사에 관심을 가졌다.

초등학교땐 흘끔흘끔 봤던 신문을 중학생 때부터는 제대로 읽기 시작했다.

내가 몰랐던 세상을 알아가는 게 참 좋았다.

그런데 참 희한하게 '정치란 이런 것이구나'라고

조금씩 알게 되자 정치인의 꿈을 접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내가 느낀 정치인들의 대다수는

국민을 위한 정치가 아닌 자신을 위한 정치를 한다.

배지 하나 더 달기 위해서, 한 번이라도 달기 위해서

할 짓 못할 짓 구분 못하는 그들의 모습이 이념에 관계없이 똑같아 보였다.


공부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다른 끼가 있던 것도 아닌 나는,

친구들과 신나게 놀면서 학창 시절을 보냈다.

'먹고사는데 지장 없다, 취업 잘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는지도 몰랐던' 학과에 진학했다.

군대 제대 후 복학해 다시 강의를 듣는 순간, 그제야 깨달았다.


'전공선택 잘못했다'


그래도 온 김에 졸업은 해야겠는데 도무지 공부는 하기 싫었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정말 힘든 시기였다.

입기 싫은 옷을 입으려 하니까 싫었고, 더 시간이 지나서 알게 됐다.

아예 나랑 사이즈조차도 맞지 않는 옷이었음을.

하지만 어쩌겠는가, 졸업은 했고 스무 살 넘어서

제대로 배운 건 그것뿐이고 먹고살긴 해야지.


그렇게 사회인이 되어 월급날에 행복해하고

공휴일을 손꼽아 기다리던 내가 몇 년 전부터 새로운 꿈이 생겼다.


그건 바로 작가.


사회생활 10년 정도 하다 보니 내가 느낀 건

직업이란 건 단순히 돈을 버는 것만 중요한 게 아니라

나라와 인류를 위해 득(得)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내가 하는 일에 보람과 긍지를 가지고 더 열심히 일한다.

더 열심히 일하면 돈과 세간의 호평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작가라는 직업은 내가 봤을 때 그런 직업이다.


글로서 사람들에게 정보와 감동을 주고

혼탁한 세상을 바로 잡게 도와주며,

더 나은 내일을 지향하기 위해 애쓰는 직업이다.


내가 쓴 글에 담긴 정보로 인해 독자가 성장하고

그것을 넘어 감동을 받고 인생이 좋은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그건 정말 생각만 해도 보람찬 일 아닌가?


그래서 나는 부단히 노력하려고 한다.

좋은 글을 찾아서 많이 읽고, 책도 많이 읽으려고 한다.

무엇보다 나는 이렇게 글 읽고 내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참 행복하다.

야구선수를 꿈꿨을 때처럼 늦지도 않았고,

정치인처럼 밉상도 아니고,

하기 싫은데 남들이 하라고 강요하지도 않았다.


내가 여태껏 꿈꿔온 장래희망 중 가장 하고 싶은 열망이 큰 직업이다.

내 이름으로 된 책이 한 권이라도 어서 나오는 게 목표다.

하나의 목표를 이뤘다는 그 성취감이

나를 더 큰 세계로 데려다줄 것이고 나 또한 신나서 더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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