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눈은 11월 27일 수요일
첫눈이라고 해서 여느 때와 같이 가볍고 기분 좋은 그런 눈을 기대했다.
아직 운전한 지 3달밖에 되지 않은 나는 근처에 사는 옆학교 선생님과 함께 고속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다.
평소면 25분 걸리는 고속버스 거리가 2시간이 소요됐다.
나는 7시에 출발해서 9시에 터미널에 도착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터미널 근처에서 내렸다.
그렇게 시내버스를 갈아타고 집에서 나온 지 3시간 반 만에 학교에 도착했다.
평소라면 23km를 차로 오래 걸려도 1시간이면 오는 곳인데,
거의 지방을 갈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다음날, 전날보다는 낫기를 하는 마음에 다시 출근길에 올랐다.
우리 동네는 어제보다 나았지만, 학교 근처는 차가 도무지 움직일 수가 없었다.
학교 근처 시내에서만 2시간을 떠돌다가 재량휴업일이 되었고
교사는 출근하라는 지침에서 41조 연수 및 연차 사용이 가능하다는 지침이 떨어졌다.
집으로 가는 버스가 터미널에 또 언제 있을지 모른다는 말에
나는 집으로 왔다.
그렇게 올해 눈이 온 두 번째 날 나는 길에서 출퇴근만 연달아 6 시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셋째 날, 고속버스를 함께 타던 동지가 같은 학교 선생님 카풀을 하게 되어
혼자 길을 나섰다.
오늘은 기온이 더 떨어져 언 도로 위에서 몇 시간을 더 있어야 할까
나도 그 카풀에 합류하고 싶었지만,
동지도 부탁하는 입장이었기에 부탁할 수 없었다.
그리고 셋째 날 아침.
원래 15분에 알람을 맞춰야 하는데 기존의 6시 30분만 울렸다.
원래는 7시 차를 타기 위해 30분은 집을 나서야 하는 시간이었다.
무슨 정신으로 준비했는지, 세수와 양치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나섰다.
얼굴에 스킨로션조차 바르지 못한 채 부랴부랴 터미널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가던 길에 익숙한 사람이 보였다.
그 동지 선생님이었다.
카풀을 하려고 기다리는 중이셨다.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동지 선생님께서
"선생님도 같이 타고 가면 좋을 텐데,,"라고 하셨다.
곧이어 차가 도착하고, 나는 "선생님! 그럼 혹시 저도.. 한번 여쭤봐주실 수 있을까요!"
그렇게 나는 늦잠을 잔 덕분에 학교에 편하게 출근할 수 있었다.
걸어서 20분 거리에 떨어진 중학교라
내려서 학교를 걸어가는 도중에 몇 번씩 미끄러지고 넘어질뻔했지만,
넘어지지는 않았다.
늦잠을 잔 것이, 선생님을 만나 카풀을 했던 것이
넘어지지 않은 것이, 오랜만에 보건실 문을 제시간에 열 수 있던 것이 감사한 순간이었다.
올해 폭설은 117년 만에 역대급으로 많이 온 눈이라고 한다.
모두가 출근을 포기하기도 하고
차를 버리고 가기도 하고, 차가 도로에서 멈춰 서서 서로 밀어주는 광경을 보기도 했다.
그 속에서 힘듦도 느끼지만
이런 감사한 감정들을 느낄 수 있음에 감사하다.
앞으로 방학까지 한 달 정도 남았다.
방학 전까지 이런 감사한 마음으로 첫 학기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다.